'복식지존' 최성원, "손떨림? 태풍에도 쳐야 하는 것이 당구선수"[인터불고 WGP]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1.07.03 21: 15

최성원(부산시체육회)과 다니엘 산체스(스페인)가 세계 최고 '속사포 짝꿍'으로 인정을 받았다. 
최성원-산체스는 3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 호텔 인터불고 원주에서 열린 '호텔 인터불고 원주 세계 3쿠션 그랑프리 2021(인터불고 WGP)' 슛아웃 복식 최종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2-1(18-12, 11-19, 11-7)로 허정한(경남)-딕 야스퍼스(네덜란드)를 꺾었다. 
이로써 최성원-산체스는 세계 무대서 처음 선보인 '15초' 슛아웃 복식 종목 우승팀이 됐다. 비록 5일 열리는 개인전에 앞서 이벤트 형식으로 치러진 대회였지만 우승의 의미는 작지 않았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특히 최성원은 '복식지존'으로 떠올랐다. 2017년과 2018년 세계 팀 선수권을 제패했던 최성원은 지난해 '코리아 당구 그랑프리'에서 처음 선보인 슛아웃 복식 방식에서 김동훈(서울)과 짝을 이뤄 우승을 안은 바 있다. 
최성원과 산체스는 대회 초반 좋지 않았다. 4경기에서 2승 2패로 지지부진해 조별리그 진출 가능성이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조 2위가 됐다. 실제 경기를 치르면서 애버리지가 0.700, 0.833, 1.454, 1.636, 1.777, 2.400, 3.555로 꾸준하게 상승했다. 
"오랜만에 한 대회인데 우승해서 기분이 좋다"고 말한 최성원은 "테이블 컨디션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조금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칠수록 나아질 것이라고 나도 산체스도 생각했다. 다행히 점점 좋아졌다. 처음에도 별 걱정안했다. 조 4위에만 들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슛아웃 등 복식경기에서 유독 성적이 좋은 점에 대해 "하는 경기마다 거의 우승했다. 이상하게 팀 전에 운이 많이 따른 것 같다. 개인전에도 와야 하는데. 요즘은 개인전에는 운이 오지 않는 것 같다"고 웃은 뒤 "개인전에 앞서 팀 전에서 우승하니 부담을 덜어낸 것 같다. 개인전에서도 잘치는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최성원은 얼마 전부터 양손이 떨리는 현상 때문에 지장을 받았다. 병원을 찾기도 했던 최성원은 "베타 차단제는 도핑 때문에 먹을 수 없다. 때문에 비슷한 효능의 약을 갖고 있다가 갑자기 떨리는 현상을 보일 때 한알씩 먹는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떨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태풍이 불어도 쳐야 하는 것이 당구선수다. 조금 떨리는 것 정도는 극복해야 한다고 본다. 떨리면 떨리는대로 치자는 생각"이라면서 "최근 스트레칭 등 기초적인 지탱 훈련을 하면서 전보다 좋아지는 느낌이다. 체력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좋아지고 있다"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성원은 복식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비결에 대해 "딱히 없다"면서 "그저 서로 불편함을 느끼면 안된다. 잘치든 못치든 '괜찮다. 다음에 잘치면 된다. 기회는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동료에게 화이팅을 주면서 기분을 좋게 만드는 대화로 이끈다"고 설명했다. 
오는 5일부터는 본 경기라 할 수 있는 개인전에 돌입한다. 이에 최성원은 "개인전은 해봐야겠지만 슛아웃 복식을 통해 연습은 많이 된 것 같다. 15초 때보다 여유가 생길 것 같다. 더 꼼꼼하게 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더 좋은 성적 낼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최성원은 '한 세트가 20분 동안 열리고 15초 안에 공격을 해야 하는' 슛아웃 복식에 대해 "너무 빨리 끝나는 것 같다. 좀 더 오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20분보다는 30분이면 좋을 것 같다"면서 "서로 실수하는 모습도 보고 나 역시 초에 쫓기는 모습이 나름 긴장감도 있고 재미를 준다. 공격 시간은 괜찮다. 세트 시간이 좀더 길어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우승상금(1000만 원)을 산체스와 나눠 가진 최성원은 "어머니 용돈도 드리고 싶다. 몸이 좀 안좋으시다. 또 지인 분들과 오랜만에 회포도 풀고 싶다"면서 "부산으로 가면 먹거리쪽으로 쓰고 싶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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