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림 노다지 꿈꾸고 3년만에 우승, 3년차 이가영 공 반 개 차 연장 준우승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1.07.04 17: 45

 김해림(32, 삼천리)이 3년 2개월만에 우승 소식을 들려줬다. 2018년 5월 교촌허니 레이디스 오픈 우승을 끝으로 슬럼프를 겪었던 김해림이 4일 끝난 ‘맥콜·모나파크 오픈 with SBS Golf(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4,400만 원)’에서 연장 승부 끝에 우승했다.
연장전에서 공 반 개 차이로 준우승한 주인공은 아직 우승 경력이 없는 KLPGA 정규투어 3년차 이가영(22, NH투자증권)이다.
강원도 용평 버치힐 골프클럽(파72, 6434야드)에서 3라운드 경기로 열린 맥콜·모나파크 오픈은 올해부터 대회 이름이 바뀌었다. 작년까지는 ‘맥콜·용평리조트 오픈 with SBS Golf’였다. 대회장은 해발 1,458m의 고지대 골프장이다.

우승 확정 후 포효하는 김해림. /KLPGA제공.

김해림은 2016년부터 3년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데뷔가 2009년인데 2016년에 첫 우승을 했으니 뒤늦게 우승운이 터졌지만 한번 터진 기세는 무서웠다. 2018년 5월까지 무려 6승을 쓸어 담았다.
그러나 이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7년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JLPGA) 사반사 타바사 레이디스 대회에 초청 선수로 가 우승한 게 결과적으로 독이 됐다. 2018년 양쪽 투어를 오가며 경기에 나섰는데 어느 쪽에서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한번 깨진 리듬은 오래갔다. 일본 투어는 접었지만 이후 3년간을 슬럼프 속에서 헤맸다.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든 김해림. /KLPGA제공.
재기의 기운은 2일부터 시작한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 감돌기 시작했다. 대회 첫 날 캐디도 없이 혼자서 골프 카트를 밀고 경기에 나선 김해림은 7언더파를 쓸어담으며 단독 선두로 우뚝 솟았다. 둘째날부터는 하우스캐디를 쓰면서 사흘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4일의 최종 3라운드에서는 이가영과 숨막히는 승부를 펼쳤다. 2라운드에서 공동 4위를 한 이가영은 김해림이 속한 챔피언조보다 한 조 먼저 경기를 했다.
준우승한 이가영의 경기 모습. /KLPGA제공.
김해림의 전반홀 결과는 썩 위협적이지는 않았다. 9개홀 동안 버디 1개를 잡는데 머물렀다.
반면 이가영은 전반 9개홀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를 얻었다. 퍼트가 쑥쑥 잘 들어갔다. 파4 11번홀에서도 버디를 잡더니 마침내 김해림과 공동선두가 돼 있었다.
이후부터는 김해림과 이가영의 ‘다른 조 매치 플레이’ 양상이 펼쳐졌다. 앞선 조의 이가영이 버디를 잡으면 김해림도 지지 않아 버디를 잡아내는 흐름이 반복됐다. 이가영이 13, 14, 17,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았고 김해림은 13, 14, 16, 18번홀에서 버디를 적어냈다. 18번홀에서는 둘다 3미터 전후의 버디 퍼트를 멋지게 성공시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3언더파 203타, 동타였다. 
파5 18번홀에서 이어진 연장 승부는 1합만에 끝났다. 김해림이 세 번째 샷을 홀컵 1.5미터 거리에 붙인 반면 이가영은 족히 7미터는 되는 거리에 공을 떨어뜨렸다. 김해림이 퍼트로 굴린 공은 그대로 홀컵에 떨어졌고 이가영의 공은 공 반개 차이로 홀컵 우측 끝을 밟고 지나갔다.
개인 통산 7승을 올린 김해림은 “오랜만에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해 긴장을 많이 했다. 첫 홀에서는 티샷 실수도 있었지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1라운드 전 날에 금이 가득한 곳에 들어가서 내가 다 가지는 꿈을 꿨다. 설마 했는데 우승까지 해서 신기하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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