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자랭킹 1위 한지은(20, 성남)이 세계랭킹 1위 딕 야스퍼스(56, 네덜란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지은은 5일 강원도 호텔 인터불고 원주에서 열리는 '호텔 인터불고 원주 월드 3쿠션 그랑프리 2021(이하 인터불고 WGP)' 개인전에 출전한다. 인터불고 WGP는 세계 톱 플레이어들은 물론 국내 최고 당구 고수들까지 32명이 총출동한 명실공히 3쿠션 최고 대회다.
이 경쟁 속에는 4명의 여자 선수들도 포함돼 있다. 그 중 한 명이 국내 여성 중 최고 자리에 있는 한지은이다. 한지은은 야스퍼스를 비롯해 사메 시돔(이집트), 세미 사이그너(터키), 응우옌 쿽 응우옌(베트남), 디온 넬린(덴마크), 이충복(시흥시체육회), 최완영(전북)과 함께 A조에 배치됐다.
![[사진]한지은(왼쪽)과 딕 야스퍼스 /파이브앤식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7/05/202107050123770145_60e1e26a813a2_1024x.jpg)
한지은은 남자 선수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자신의 위치를 냉정하게 평가 받을 수 있지만 '성대결'이라는 점에서 여성을 대표해야 하는 자존심도 걸려 있다. 한지은은 7명의 남성들과 한 명씩 맞대결을 펼쳐 승점을 쌓아 다음 라운드 진출을 노려야 한다.
한지은은 자신을 "항상 대회 때마다 도전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계속 도전하는 선수"라고 소개한 뒤 남성과 벌여야 하는 성대결에 대해 "실력차가 많이 나는 만큼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담담하게 대회 출전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지은은 "집중이 잘되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당구의 신이 온 날이기 때문에 이길 수도 있다"면서 "운이라기보다는 모든 공이 내 생각대로 완벽하게 맞는 날이 있다. 계속 노력하고 연습하면 그런 날이 더 많아질 것이라 본다. 본선을 목표로 하는 만큼 3승을 따내야 한다"고 웃어보였다.
대회 첫 상대가 하필 세계 최고인 야스퍼스다. 한지은은 "야스퍼스는 공식전에서 단 한 번도 여자 선수에게 패한 적이 없다고 알고 있다"면서 "그래서 야스퍼스에게 최초로 이기는 여자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 벅찬 야스퍼스를 상대로 당찬 각오를 내보였다.
한지은은 같은 조에 속해 있는 맞대결 상대를 한 명씩 거론했다. 시돔에 대해 한지은은 "연습하고 있는 클럽(역삼동 엠블)에서 이긴 경험이 있다. 비록 12점에 달하는 핸디가 있었지만 8이닝만에 이겨 시돔이 엄지척을 해줬다. 이번 대회서는 핸디가 없는 만큼 도전해서 다시 이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세이그너는 웃을 때는 좋지만 무표정일 때는 무섭다"고 말한 한지은이지만 "그렇지만 내 강점은 상대가 뭘하든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고 최완영에 대해서는 "몇 번 쳤는데 계속 발렸다(완패했다). 3점대 애버리지를 내주며 패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번엔 호락호락하게 당하진 않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한지은은 앞서 열린 슛아웃 복식에서 여자 세계랭킹 1위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네덜란드)와 팀을 이뤘다. 조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2승을 따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한지은은 10대 시절이던 지난 2019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버호벤오픈’ 여자부 결승에서 클롬펜하우어를 꺾고 우승을 차지해 뜨거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한편 5일 낮 12시 30분에 시작되는 개인전 첫 경기는 남녀 성대결로 펼쳐진다. 야스퍼스와 한지은이 맞붙는 것을 비롯해 토브욘 블롬달(스웨덴)과 김진아(대전), 에디 멕스(벨기에)와 굴센 데게너(터키), 타이푼 타스데미르(터키)와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네덜란드) 경기로 막이 오른다.
인터불고 WGP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전 경기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며 빌리어즈TV, 지상파 MBC, KBSNSPORTS, MBCNET을 통해 TV로, 아프리카TV, 네이버TV, 카카오TV, 유튜브 등 인터넷 중계로도 시청이 가능하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