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쿠션 부전공' 김진아, "승패보단 강한 임팩트 남기고 싶어"[인터불고 WGP]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1.07.05 06: 24

 김진아(29, 대전)는 포켓볼이 전공이다. 하지만 부전공이라 할 수 있는 3쿠션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김진아는 5일 강원도 호텔 인터불고 원주에서 열리는 '호텔 인터불고 원주 월드 3쿠션 그랑프리 2021(이하 인터불고 WGP)' 개인전에서 세계 톱 랭커들과 맞부딪힐 준비를 하고 있다. 
김진아는 세계랭킹 3위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을 비롯해 김행직(전남), 무랏 낫시 초클루(터키), 롤란드 포톰(벨기에), 니코스 폴리크로노폴로스(그리스), 황봉주(경남), 안지훈(대전)과 B조에 포함됐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김진아는 이번 대회서 세계 최고 남자 선수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맞붙게 됐다. 7명과 모두 한 번씩 맞붙는 김진아는 다음 라운드 진출보다는 1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만큼 '성대결'보다는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남겨 '김진아'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기 때문이다. 첫 상대는 '4대천왕' 중 한 명이자 '당구황제'로 불리는 블롬달이다. 
김진아는 굴센 데게너(터키)와 팀을 이룬 슛아웃 복식에서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김진아는 "처음 참가하는 세계 대회다. 톱 랭커들을 눈앞에서 보니 즐거웠다. 그 바람에 정작 내 경기에 집중할 수 없었다"면서 "개인전에서는 한 명만 잡는다는 각오다. 승패보다는 강한 임팩트를 남겨 나란 존재감을 심어주고 싶다"고 개인전 각오를 밝혔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김진아는 포켓볼 선수다. 중학교 2학년(15살) 때부터 포켓 테이블에서 경쟁한 김진아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 연속 전국체육대회에서 입상해 '체전의 여왕'으로 불리고 있다. 왼손등에는 주종목인 에이트볼을 상징하는 '8번' 공을 문신할 정도로 포켓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하지만 김진아는 요즘 지난 2018년부터 부전공이라 생각하고 시작했던 3쿠션에 흠뻑 빠져 있다. 김진아는 "포켓볼로 우승도 하고 전국체전에서 입상했다. 하지만 연봉만으로는 만족이 안되는 상태였다. 솔직히 생활고 때문에 선수생활을 포기하려고 했다. 그런데 3쿠션을 하면서는 연습만해도 수입이 들어왔다. 그래서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3쿠션을 병행하게 된 이유를 털어놓았다. 
김진아는 "미디어, 팬들의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그동안 포켓볼 선수생활을 열심히 했지만 3쿠션에 집중하면서 얻게 된 것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렇다고 포켓볼을 포기할 수 없다. 전국체전에는 입상하지 못하면 그만 둔다는 배수진의 각오로 나가니 성적이 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진아의 아버지는 2016년 작고한 3쿠션 선수 김명순이었다. 포켓을 치고 있지만 3쿠션을 동경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진아는 "항상 아버지께서 '당구 선수는 공인이니까 행동, 말을 조심해야 한다. 모범이 돼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또 가훈이자 신념이 '남에게 피해주지 말고 살자'는 것이다. 그 말씀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아는 작년 고성군수배서 우승을 차지했다. 4년 만에 3쿠션 국내 랭킹 3위까지 뛰어올랐다. 이에 그는 "4년 동안 거의 쉬는 날 없이 연습했다"면서 자신의 휴대폰 속 일정을 보여주면서 "오전 9시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한 뒤 11시 당구장으로 가면 오후 8시까지 훈련한다. 얻는게 있으면 잃는 게 있더라. 남자친구는 물론 친구들까지 잃었다"고 돌아봤다.
"적어도 내게 코로나는 기회였다"는 김진아는 "그동안 따라 잡기 힘들었던 상위 선수들을 코로나 기간 동안 연습으로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 봤다"면서 "내가 차유람, 김가영 언니들을 보면서 '저 선수처럼 되고 싶다'고 했듯이 나를 보고 배우고 싶어하는 친구가 나왔으면 한다. 어린 선수들에게 우상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김진아는 이번 대회서 여자 세계랭킹 1위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네덜란드)를 응원하고 있다. 김진아는 "남자들도 테레사를 만나면 부담스러울 것이다. 다른 여자 선수들을 만나면 이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테레사는 아니다. 남자와 하는 느낌이다. 3명 정도는 이기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한편 5일 낮 12시 30분에 시작되는 개인전 첫 경기는 남녀 성대결로 펼쳐진다. 야스퍼스와 한지은이 맞붙는 것을 비롯해 토브욘 블롬달(스웨덴)과 김진아(대전), 에디 멕스(벨기에)와 굴센 데게너(터키), 타이푼 타스데미르(터키)와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네덜란드) 경기로 막이 오른다. 
인터불고 WGP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전 경기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며 빌리어즈TV, 지상파 MBC, KBSNSPORTS, MBCNET을 통해 TV로, 아프리카TV, 네이버TV, 카카오TV, 유튜브 등 인터넷 중계로도 시청이 가능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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