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승원부터 이광수, '타워' 감독이 뭉친 재난 버스터 '싱크홀'이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끝냈다.
5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영화 '싱크홀'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 김혜준, 연출을 맡은 김지훈 감독 등이 참석했다.
'싱크홀'(감독 김지훈,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더타워픽쳐스)은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 버스터 작품이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상상치도 못했던 초대형 싱크홀과 함께 추락한 주인공들의 모습은 급박한 재난 상황을 짐작케 하며 긴장감을 유발한다. 여기에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 '타워'의 김지훈 감독과 '명량' '더 테러 라이브' 등 VFX 작업에 참여했던 서경훈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들이 구현한 독창적인 스케일, 그리고 초대형 싱크홀의 생동감 넘치는 비주얼은 깊은 몰입감을 선사하며 새로운 재난 버스터의 탄생을 기대하게 한다.
김지훈 감독은 "'타워'는 초고층 스케일과 살고 싶은 강렬한 생존이 중심이고, '싱크홀'은 유쾌하고 관객들에게 친근하고 쉽게 다가가는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차승원은 극중 헬스클럽, 대리운전, 사진관까지 하나뿐인 아들을 위해 쓰리잡을 하는 만수를 연기했다. 만수는 프로 참견러이자 생존만렙 캐릭터로, 초대형 도심 재난 싱크홀 속에서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오랜만에 재난 영화로 돌아온 차승원은 "일단 대본이 너무 좋았고, 재난영화는 CG가 많이 들어가는데 잘 다룰 수 있는 감독이어야 하는데, 김지훈 감독이 이 영화를 연출하니까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김성규, 이광수, 김혜준 씨까지 역할에 맞는 아이덴티티를 딱 갖고 있었다. 그래서 이 작품에 욕심이 생겼다"고 밝혔다.


차승원은 "만수는 실제 내 모습과 많이 비슷하다"고 했고, 이광수는 "평소에도 약간 수다쟁이 스타일"이라고 했다. 이에 차승원은 "지옥에나 가버려"라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고, 이광수는 "차승원 선배님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현장에서도 감탄을 많이 했다"며 급하게 마무리했다.
김지훈 감독은 "내가 알고 있는 차배우와 이 역할이 그냥 맞았다. 일단 난 차배우의 유쾌함이 좋았다. 남을 즐겁게 해주려고 하는 과잉, 넘침이 좋아서 '차승원은 만수, 만수는 차승원'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영화를 25년 정도 했는데 시나리오를 줬을 때 그 다음날 전화 오는 배우는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차승원은 "사실 그날 전화드릴 수 있었는데 그날 전화하기에는 자존심이 상했다"며 "그래서 그 다음날 전화했다. 혹시라도 다른 배우 선택할까봐 바로 전화했다"고 말했다.
감독은 "(차승원 배우가) 할 일이 없었던 것 같다. 그 다음날 바로 전화해서 난감했다. 우리도 간을 좀 보고 해야 하는데, 바로 사무실을 오신다고 하더라. 그래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사실 감독은 배우들한테 프러포즈할 때 굉장히 긴장되고 떨린다. 앞으로도 그런 경험은 없을 것 같다. 이 작품의 장점을 많이 봐주신 것 같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성균은 11년 만에 내집을 마련한 생계형 가장 동원을 맡았다. 동원은 내집을 마련했다는 기쁨도 잠시, 그 집이 싱크홀에 빠지면서 위기를 맞는 캐릭터다.
재난영화에 첫 출연하는 김성균은 "너무 긴장되고 많이 떨리고 기대감도 크다"며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는데 제일 큰 감정은 떨림과 기대인 것 같다. 이 영화의 개봉을 많이 기다렸는데 드디어 하게 됐다"고 했다.
김성균은 "현장에서 그냥 평범하게 연기했는데 감독님이 '뭔가 서늘하다 여기 와서 모니터를 봐라' 그러더라"며 일화를 공개했다.
김지훈 감독은 "연출을 퍼펙트하게 잘하는 감독은 아니지만 성균 씨 때문에 블랙홀에 빠졌다"며 "전작들이 워낙 강하고 매력들이 강했다. '싱크홀'에서는 꽃사슴 같은 눈빛이나 선하고 보통의 남자와 가장을 원했다. 그런데 여전히 혼자 범죄물을 찍고 있더라. 너무 긴장을 하신 것 같아서 그 눈빛을 푸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해 웃음을 안겼다.

이광수는 영화에서 미워할 수 없는 짠내폭발 직장인 김대리로 분했다. 김대리는 직장에서 상사에게 인정 받지 못하고, 후배에게 치이는 캐릭터로, 상사 집들이에 왔다가 싱크홀에 빠지는 인물이다.
'싱크홀' 시나리오를 읽고 먼저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이광수는 "싱크홀 소재가 너무 신선하고 재난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접근도 신선했다. 시나리오를 너무 재밌게 봤는데, 선배님들을 비롯해 감독님과 함께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며 출연 이유를 공개했다.
감독은 "현장이 무겁고 딱딱해서 분위기 메이커로 출연을 요청했는데, 광수 씨가 너무 진지해서 우리가 눈치를 볼 정도였다"며 "그래서 차승원 선배님이 고생을 많이 광수 씨가 너무 진지하게 해서 많이 후회했다"고 고백해 웃음을 선사했다.

차승원은 "광수는 촬영장을 공부하러 왔더라 부담스럽게"라며 "성균 씨와 매일 광수 씨의 저런 학구적인 부분을 봤고, 다른 분들이 매일 광수 씨의 칭찬을 해서 이곳저곳에서 나왔다. 성균 씨와 내가 '그놈의 광수'라고 했다"며 웃었다.
김성균은 "그 말이 유행어였다. '광수 광수 그놈의 광수, 다들 광수만 사랑해' 그랬다"며 리얼하게 당시 상황을 재연해 주변을 폭소케 했다.
"11년 동안 출연한 예능 '런닝맨'에서 하차하고 본업에 집중하게 됐는데 어떠냐?"는 질문에 이광수는 "11년간 병행해 온 '런닝맨'에서 하차한 건 아직도 멤버들과 자주 통화해서 그런지 실감이 잘 안 난다"며 "'싱크홀'에서는 '런닝맨'에서의 유쾌하고 긴장감 있는 모습, 감동 있는 모습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캐릭터라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김혜준은 눈칫밥 3개월의 하드캐리 인턴 은주를 소화했다. 은주는 직장 상사인 동원의 집들이에 왔다가 김대리와 예상하지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인턴사원이다.
김혜준은 "처음에 너무 다들 선배님이라서 걱정했는데, 저희가 계속 붙어 있는 신도 많고 시간이 지나면서 호흡도 잘 맞았다. 선배님들도 장난을 많이 쳐주고 귀여워 해주셔서 현장에서는 굉장히 행복하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광수는 "혜준이가 솔직한 편인 것 같더라. 코로나 전이라서 회식 같은 걸 했는데, 성균이 형이 밖에서 술을 마시고 화장실에서 토를 했는데 달려 들어서 '몸이 안 좋으신 것 같다, 집에 가셔야 될 것 같다' 소문을 냈다"며 "식사 자리에서 감독님이 음식물을 튀었는데 뒤에서 수군수군거렸다. 그 솔직함에 우리가 다들 놀랐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당황한 김혜준은 "오빠가 여기서 모함하고 있다. 내가 한 마디 한 걸 이렇게 소문내는 건 선배님들의 몫이었다. 난 걱정의 한 마디였는데 모함하고 왜곡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차승원은 "현장에서 늘 버르장머리 없이 이랬다. 타이틀만 막내지 상전이었다"며 농담을 던졌다.

김지훈은 감독은 "제일 마지막에 혜준 씨의 오디션을 봤는데 일주일 뒤에 해외 여행을 가니까 그 전에 결과를 듣고 싶다고 하더라. 해외에서는 그런 내용을 받고 싶진 않다고 했다"며 일화를 공개했다.
이어 ""이 영화 꼭 하고 싶은데 광수 씨가 걸린다고 했다. 자기 파트너인데 여러가지 상황이나 이런 게 걸리니까 잘 생각해보시라고 하더라. 처음엔 놀랐다. 그런데 캐릭터가 당돌하고 MZ 세대니까 난 마음에 들었다. 비행기가 떠나기 전 문자를 드렸다"며 농담 섞인 비하인드를 설명해 또 한번 웃음을 안겼다.
이날 배우들은 제작보고회 내내 격 없는 농담을 주고 받았고, 차승원은 "이 정도로 친해질 순 없는 것 같다"며 친분을 자랑했다.
마지막으로 차승원은 "코로나 시국이 2년째 계속돼서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드실텐데 여러모로 '싱크홀'이란 영화가 그런 지친 마음과 몸의 활력이 될 수 있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 이광수는 "어려운 시기 긍정의 기운을 드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싱크홀'은 오는 8월 1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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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쇼박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