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훨씬 여유로운 마음으로 왔다.”
봉준호 감독이 지난 6일(현지 시간) 개막한 74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그간 정신이 없어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이번엔 여유로운 마음으로 왔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봉 감독은 오늘(7일) 열리는 관객과의 행사 ‘랑데부 아베크’의 게스트로 선정돼 올해 다시 한 번 영화제에 참석하게 됐다. 영화 ‘기생충’으로 201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던 봉 감독이 배우 송강호와 함께 2년 만에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된 것이다.

지난 6일 오후 6시(한국 시간) 칸영화제 측은 ‘랑데부 아베크’ 행사에 봉준호 감독이 참석한다는 소식을 깜짝 공개했다. 비밀을 유지하다가 당일이 돼서야 알린 것.
올해는 배우 송강호가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발탁되면서 두 사람이 2년여 만에 칸영화제에 동반 참석했다.
송강호와 심사위원장 스파이크 리 감독을 포함한 9명의 심사위원들은 개막 당일(6일) 포토콜을 시작으로 공식 행사를 진행했다.

74회 경쟁 부문 심사위원은 송강호, 매기 질렌할, 타하르 라힘, 마티 디옵, 예시카 하우스너, 클레버 멘돈사 필류, 멜라니 로랑, 밀레느 파머 등 9명이다. 이날 이들은 함께 포토콜에 선 뒤 드레스, 턱시도로 갈아입고 오프닝 세레머니에 참석했다.
특별 게스트로 선 봉준호 감독은 개막식에서 “(영화제 개막을) 선언합니다”라고 한국어로 시작을 알렸다.
봉 감독은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에서 기차가 달린 이후로 수백 년 동안 이 지구상에서 영화는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보니까 영화제가 끊어졌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영화제는 멈춘 적이 있었을지라도, 영화는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위대한 필름 메이커, 아티스트들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첨언했다. 이날 배우 겸 감독 조디 포스터는 올해의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한편 봉 감독은 오늘(7일) 영화제에 참석한 관객들과 만나 영화에 대한 열정과 자신에게 영향을 준 것들, 자신만의 예술적 실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칸영화제는 이달 17일 밤(현지 시간)까지 칸 일대에서 진행된다. 올해 경쟁 부문에 오른 전 세계 24편의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룬다. 후보에 오른 한국 영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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