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수원삼성의 뒷문을 책임지며 K리그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최성환(40)은 지난해 충남아산FC 코치로 재직 후 올해 초 돌연 독립구단 FC아브닐이라는 팀의 감독으로 취임했다. 프로축구팀의 지도자로 커리어를 쌓다가 돌연 독립구단의 감독으로 부임하게 된 최성환 감독을 만났다.
Q1.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안녕하세요, 저는 FC아브닐의 감독을 맡고 있는 최성환입니다. 2005년에 대구FC에서 데뷔하여 수원 삼성, 울산 현대, 광주FC, 경남FC 등에서 중앙수비수로 뛰었고, 은퇴 후에는 차범근 축구교실, 전주공고, 지난 해에는 충남아산FC에서 코치로 재직하며 지도자 생활을 했습니다. 올해 2월부터 독립구단 FC아브닐의 4대 감독으로 현재까지 재직 중에 있습니다.

Q2. 현재 감독으로 재직하고 계신 FC아브닐의 간단한 소개를 한다면?
FC아브닐은 프로에 도전하고자 하는 엘리트 축구 선수들이 모여 프로 진출을 목표로 훈련 및 경기를 하는 팀입니다. 단순히 훈련 및 경기만 진행하는 것은 아니고, ‘축구 전문 교육’을 통해 선수들이 자기주도적 사고방식으로 운동장과 생활 부분에서 스스로의 진로를 찾아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게끔 만들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는 팀입니다. 소속 선수가 프로팀에 입단하더라도 입단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발전할 수 있게 만들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팀의 주 구성원은 대부분 고등학교 졸업 시점부터 대학교 2학년 나이대인 20~22세로 구성되어 있으며, 프로에서 부상을 당한 후 복귀를 위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거나, 프로선수 생활 중 팀을 찾지 못한 경우 몸 상태 유지를 위한 목적으로 전 현직 프로 선수들도 함께 훈련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실제 경기력 향상을 목표로 경기 위주의 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현재까지 총 33번의 연습경기를 진행했습니다. 최근에는 K1/K2(대구FC, 수원FC, 인천 UTD, 포항 스틸러스_이하 K1, 경남FC, 안양FC_이하 K2)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올 초보다 향상된 경기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부임 초기에는 K3/K4 팀들과 경기를 치르며 선수들이 경기 위주의 훈련이 익숙해지도록 노력했습니다.
Q3. 프로팀 코치로 재직하다가 독립구단으로 가기에는 큰 결심이 필요했을 것 같다. 어떤 이유로 감독직을 수락하게 됐는지?
먼저 아브닐에서 처음 연락이 왔을 때 팀의 방향과 목표에 대한 소개를 들었습니다. 프로팀의 지도자로서 1년을 경험했지만 다양한 여건 속에서 축구를 하는 선수들을 만나며 축구 지도자로서 도전하고, 지도자의 방향성을 설계할 수 있을 것 같았죠.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축구 트렌드 (U22세 룰 등) 속에서 선수들과 부모님들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당연히 프로에서 받는 혜택과는 다른 아마추어 무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왔습니다. 하지만 부임 초에 팀에 와서 선수들과 훈련해보니 어린 선수들의 프로를 도전하고 싶어하는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고, 프로축구 선수 출신 선배로서 최선을 다해 나의 경험들을 전달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4. 팀을 맡고 난 후 약 반년 정도가 지났다. 6개월 동안 느낀 바가 있다면?
프로팀과 아마추어의 훈련에는 아직까지 많은 간극이 있습니다. 프로팀 재직 시절에도 아마추어에서 막 데뷔한 신인 선수의 경우, 프로 선수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선수들의 경우에는 프로팀의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죠. 프로 수준의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팀이 원하는 선수로 선수들을 발전시키기 위해 교육해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좋은 축구 인프라에서 성장한 수준 높은 선수가 있는 반면, 이에 반해 뒤처지는 선수들은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을 지 계속 고민하고 있죠. 성공하는 선수가 많아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중간에 축구를 포기하려고 하는 선수들에게도 조금이나마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Q5. 6개월간 선수들을 맡아보니 선수들의 실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대부분의 선수들이 젊은 20~22세의 선수들입니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죠. 현재 기술적인 파트와 함께 선수들의 인지능력 향상을 위해 연구하고 있어요.
선수들은 결국 경기장에서 경기력을 통해 평가 받습니다. 경기장 내에서의 순간 순간의 판단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전술에 따른 획일화된 움직임이 아닌 본인 스스로 판단에 따라 움직이게끔 지시하고 있습니다. 이후 촬영한 경기 영상을 통해 선수단 미팅을 진행한 후, 바로 운동장에서 훈련하여 상황마다 판단을 체득시키게끔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처음보다 상당히 많은 부분이 발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6. 독립구단이라는 특성상, 특정 리그에 참가하지 않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리그를 참가하지 못하는 반면 장점이 자유로운 스케줄이 가능합니다. 또한 성적에 얽매이지 않아 경기 결과보다 선수 발전에 더욱 신경 쓸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프로팀과의 연습 경기는 갑자기 잡힐 때가 많아요. 유연한 일정 조정으로 선수들이 K리그 팀들과 경기하며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 팀은 선수들의 프로진출이 목표기 때문에 중간중간 테스트나 입단이 확정되어 팀을 나가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팀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지만 아브닐 팀 방향이 선수 개인을 위해 노력하기에 계속 방법을 생각하며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방법을 생각하며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Q7. 모든 팀이 그렇겠지만, 모든 선수들이 개인들이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모든 선수들이 K1, K2를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선수들의 눈높이와 실제 운동장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우 해외 구단을 적극적으로 진출시켜서 본인이 뛸 수 있는 팀에서 커리어를 쌓도록 지원하려고 노력 중이죠. 젊은 선수들의 경우에는 현재 시기에서 외국 하부리그라고 할지라도 경기를 뛰면서 본인의 커리어를 쌓아야 합니다. 좋은 팀에 들어가도 경기를 못 뛴다면 선수의 발전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거든요. 급하게 6개월, 1년 자리를 찾아가기보다는 선수가 도전이 가능한 리그, 팀을 찾아주고 길을 잡아주는 게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도 팀에 가서 본인이 경쟁하며 살아남을 수 있는지도 스스로 생각해야 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Q8. 기존 아마추어 팀 또는 독립구단과 차별화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전문성이죠. 내가 이 팀에 있는 한 전문성으로 차별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선수 경력을 바탕으로 필요한 상황 별 코칭 포인트, 그리고 선수 개인의 포지션 별 피드백들을 선수들에게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9. FC아브닐을 지도하면서 보람 있거나 힘들었던 점?
최근에 보람을 많이 느껴요. 처음 팀에 왔을 때가 2월이었는데 당시 겨울 이적 시장으로 인해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가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습니다. 팀 규칙을 선수들 스스로 정하게 한 후 감독 위주의 팀이 아닌 선수가 주인인 팀을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지금은 인원이 늘어 30여명의 선수와 함께 훈련하다 보니 선수들끼리 경쟁심도 생기고, 프로팀 선수들이 함께 팀 훈련을 하다 보니 나머지 주변 선수들에게 전달되는 긍정적인 부분들이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Q10. 마지막으로 지도자로서의 개인 목표가 있다면?
아직 먼 미래를 설계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짧은 시간에 유소년, 청소년, 성인 축구를 모두 경험할 수 있었죠. 지금은 모든 연령대 지도자 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을 차근차근 정리 중인 것 같습니다. 아직 내가 생각한 도전의 시간이 남았기에 조금 더 경험을 하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오랫동안 건강하게 축구장에서 선수들과 같이 호흡하고 싶습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디제이매니지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