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모두 주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중위권 도약을 위한 승부에서 승리의 여신을 잡은 손대영 한화생명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과거 MIG 시절부터 맡은 선수들에 대한 애정 공세로 이름을 날린 그답게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의무감과 책임감이 함께 하고 있었다.
'두두' 이동주-'아서' 박미르를 기용한 지난 8일 KT전서 한화생명은 2, 3세트 '쵸비' 정지훈의 하드 캐드로 승전보를 울렸다. 1라운드 막바지 3연승을 휘몰아치면서 시즌 4승째를 신고했다.

서머 스플릿 1라운드를 4승 5패 득실 -4로 시즌의 반환점을 돈 손대영 한화생명 감독은 "시즌 초반 많이 헤멨다. 오프라인 경기를 오면서 갈피를 잡지 못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연습 때 잘된 점들이 막상 경기장에서는 선수들의 긴장을 해서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보완해야 할 점이지만 의견이 갈리는 상황도 많았다. 많이 부진했다. 중후반으로 가면서 코치들과 선수들이 잘 메워주면서 연승으로 이어졌다"고 1라운드를 돌아봤다.
지난 2011년 MIG 시절부터 거쳐온 많은 팀들에서 흥망성쇠를 지켜본 베테랑 지도자답게 그는 초반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서 강자의 리더쉽이 아닌 덕장의 리더쉽을 선택했다. 4강 후보로 주목받았지만, 개막 3연패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횡에서 최대한 선수들의 심리적 동요를 안정시키는 선택으로 길게 봤다.

선수들에 대한 깊은 믿음을 바탕으로한 로스터 역시 지금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3경기 연속 '두두' 이동주가 나왔지만 5인 체제가 아닌 7인 로스터를 경기력 위주로 출전시키겠다는 복안을 설명했다. 여기다가 하나를 더 붙여 1라운드 부진의 원인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딱 주전을 정해서 한다는 말을 하기 힘든 상호아이다. 7명 모두 주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두두의 폼이 나쁘지 않고 미르도 폼이 올라왔다. 앞으로도 폼이 좋은 선수를 내보낼 생각이다.
선수들에게 분위기가 안 좋았을 때 연패를 하고 있을 때 '너희들의 능력이 너희의 생각보다 크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선수들이 훌륭한데 내가 잘 못 꺼낸 것 같다. 앞으로 어떤 팀도 이길 수 있는 상태가 됐다. 2라운드는 밝지 않나 라는 기대를 해본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근거로 손대영 감독은 시즌 초반 연패 상황에서도 포스트시즌 진출과 한 발 더 나아가 롤드컵 출전이라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 다전제를 염두하면서 시즌 종료 직전이나 포스트시즌서 위기 상황을 겪는 것 보다 초반에 겪은 어려움을 기회로 만들자고 선수단을 다독였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새로운 동기를 부여했다.
그는 "매를 먼저 맞았다"고 웃으면서 "선수들에게 초반 많이 흔들린게 도움이 될 수 도 있다는 말을 꺼냈다. 선수들도 잘 받아들여준다면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도 선수들과 유연하게 소통하는 자신의 지도 철학을 설명했다.
한화생명의 2라운드 첫 상대는 담원. 손 감독은 담원을 영리한 팀이라고 꼽으면서 정면 충돌이 아닌 김정균 감독의 용병술을 승부의 변수로 꼽았다. 변수 차단을 위해 압도적인 초반 이득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담원은 영리한 팀이다. 무력 대 무력으로 붙으면 우리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다. 담원의 영리한 점이 마음에 걸린다. 초반 단계를 넘어 운영으로 가도 초반에 이득을 많이 봐야 한다고 본다."
덧붙여 그는 "2라운드에서는 우리 밑에 있는 팀들은 다 잡아야 한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한화생명e스포츠팀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이 팀이 꼭 높은 곳까지 올라가게 하는게 내 책임을 다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