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세계 여자 3쿠션 랭킹 1위' 테레사 클롬펜하우어(38, 네덜란드)가 남자의 벽을 허무는데 실패했다.
클롬펜하우어는 9일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호텔 인터불고 원주 월드 3쿠션 그랑프리 2021’(인터불고 WGP)' 32강 개인전 D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루피 체넷(터키)에게 0-2(14-23, 8-16)로 완패했다.
이로써 7전전패를 기록한 클롬펜하우어는 D조 최하위로 마감, 패자전으로 밀려났다. 기대감에 비해 저조한 성적이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7/09/202107091630779241_60e7fd0ebac7c_1024x.jpg)
내용도 좋지 않았다. 클롬펜하우어는 서창훈(시흥시체육회)과 차명종(안산시체육회)을 상대로 한 세트씩을 따냈을 뿐 타이푼 타스데미르(터키), 최성원(부산시체육회),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김동훈(서울), 체넷을 상대로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하이런은 7경기를 치렀지만 8점에 그쳤다.
이번 대회는 각 조에 여성 선수가 한 명씩 포함돼 '성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D조 클롬펜하우어와 함께 A조에는 국내랭킹 1위 한지은(성남), B조에는 국내 선발전 여자부 1위 김진아(대전), C조에는 유럽 강호 굴센 데게너(터키)가 포함됐다.
사실 클롬펜하우어에 대한 기대감은 선수들 사이에서 더 높았다. 여자 선수들에게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라 여겨지는 클롬펜하우어였기에 각 조 4위까지 오를 수 있는 16강 진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견하기도 했다. 남자 선수들 역시 클롬펜하우어를 경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최성원은 조편성을 본 후 "우리 조에는 여자가 없다"고 말할 정도.
실제 앞서 열린 슛아웃 복식 경기에서 한지은과 조를 이룬 클롬펜하우어의 기량에 남자 선수들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일부 선수들은 클롬펜하우어의 파워와 기술에 대해 "안본 사이 더 발전해 이제 남자의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7/09/202107091630779241_60e7fd0f094f0_1024x.jpg)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클롬펜하우어에 대한 기대감은 서서히 사라졌다. 잦은 실수가 이어지면서 점수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클롬펜하우어 스스로도 용납이 되지 않는지 연신 얼굴 표정으로 답답함을 내보였을 정도였다.
오히려 다른 조에 있던 한지은, 김진아, 데게너는 각각 이충복(시흥시체육회), 황봉주(경남), 조치연(안산시체육회)을 상대로 1승을 거둬 체면치레를 했다.
이에 경기를 지켜 본 관계자는 "클롬펜하우어를 상대하는 남자 선수들이 성대결에 부담을 느낀 것은 사실"이라면서 "클롬펜하우어를 상대할 때는 좀더 집중하고 지지 않기 위해 수비에 신경쓰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대회 관심사 중 하나였던 '성대결'은 클롬펜하우어의 추락 속에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당구에 있어 파워를 앞세운 기술로 여성이 남성을 뛰어 넘을 시기는 아직 오지 않은 듯 하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