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에게 밴픽을 통해 챔피언을 쥐어 줄 때는 선수들의 전반적인 역량 뿐만 아니라, 경기 내의 활약까지 고려해서 정하는 편이죠."
젠지의 완승은 없었다. 경기 밴픽 단계부터 선수들의 특징과 사기까지 고려한다는 양대인 감독의 승부사 기질이 제대로 통했다. T1이 1라운드 마지막 상대인 젠지를 상대로 예상을 깨고 오히려 시원한 완승을 거뒀다.
T1은 9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젠지와 1라운드 경기서 2-0으로 승리했다. 이전 경기까지 고수했던 베스트5에 변화를 주면서 젠지를 흔들었고, 팀의 간판 스타인 '페이커' 이상혁은 최근 폼이 불안하다는 세간의 우려를 깨고 1, 2세트 노데스 만점 활약으로 눈부신 캐리를 펼쳐 스프링 플레이오프 2라운드 완패를 시원하게 설욕했다.

트위스티드 페이트로 1세트에 나선 '페이커' 이상혁은 과감한 판단의 첫 세트의 피니시를 책임졌다. 오프더레코드를 통해 오더가 엇갈리는 순간 "내가 책임질게"라는 발언과 함께 젠지의 넥서스에 돌입해 화끈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진영 선택권을 가진 젠지가 2세트 레드를 선택했지만, 웃은 쪽은 T1이었다. 제이스-니달리-직스의 포킹 조합에 레넥톤이라는 강력한 맷집을 지닌 챔피언을 미드로 선택했다. 다만 레넥톤 -니달리 미드 정글 조합이 이전 경기까지 7번 연속 패했지만, 이번에는 기존과는 사정이 달랐다.
첫 전령을 두고 벌어진 한 타서 대승을 거두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17분 드래곤 앞 한 타에서 '페이커' 이상혁의 레넥톤이 다시 한 번 대승을 견인하면서 사실상 승부가 완전히 갈렸다. 이상혁의 레넥톤 활약은 23분경 전투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순간이동으로 전투에 합류한 이후 더블 킬과 함께 바론 버프를 팀에 쥐어줬다. 한 마디로 완벽한 활약이었다.
경기 후 양대인 감독은 "LOL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이상혁 선수 때문"이라는 고백을 하면서 이상혁의 활약을 흡족해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