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승리는 그동안 보완해 왔던 과정의 첫 출발입니다."
악몽 같았던 3세트 여섯 번 연속 패배의 사슬을 끊어낸 기쁨은 잠시였다. 2라운드 첫 상대인 브리온을 상대로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둔 강동훈 KT 감독은 달라지고 있는 팀의 모습을 설명하면서 1라운드를 담담하게 되돌아봤다.
KT는 10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브리온과 2라운드 경기서 1세트 패배 후 2, 3세트를 잡아내면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블랭크' 강선구 투입 이후 2, 3세트를 '도브' 김재연과 '도란' 최현준이 책임지면서 팀의 역전승을 견인했다. 이로써 KT는 시즌 4승(6패 득실 +1)째를 올리면서 중위권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KT는 지난 1라운드서 3승 6패 득실 0을 기록했다. 여섯 번이나 패했음에도 세트 득실이 0이라는 점은 여섯 번의 패배가 모두 풀세트를 갔기 때문이다. 3세트만 가면 패하던 팀이 시즌 첫 풀세트 승리를 거뒀다는 점에서 강동훈 감독과 최승민 코치, 최천주 코치는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경기 후 만난 강동훈 감독은 "1라운드를 돌아보면 결과론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다. 이길 만한 경기도 많았다. 그럼에도 패했다는 건 우리가 부족해서다.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해 선수단 전체가 고민을 많이 했다. 그 과정의 첫 출발이 오늘 승리 같다"고 1라운드를 평가했다.
덧붙여 강동훈 감독은 "선수들과 개인면담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왜 우리가 3세트 때는 더 급해지고, 시야가 좁아지는 이유나 그 외의 다른 문제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보완했다. 선수 마다 다른 방식으로 해결책을 접급했다. 다행스럽게도 여러가지 시도를 통해 좋아지고 있고, 오늘 브리온전에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1세트 기용한 '기드온' 김민성에 대해 강 감독은 "올해 KT는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유망주 육성과 성장이다. 그 과정을 함께 하고 있다. (김)민성이는 스크림을 참여하고 있고, 최근 연습과정에서 훌륭했다. 챔프 폭도 블랭크와는 차이가 있어 조합을 여러가지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선발 기용을 했다"면서 "연습 때 경기력이 나오지 않아 아쉽지만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격려의 말을 남겼다.
'블랭크' 강선구의 2세트에 투입에 대해서 그는 "블랭크는 교체 투입에 대해서도 미리 이야기를 했다. 교체에 대한 언질을 통해 역할까지 이야기를 했다. 준비한대로 풀려나갔다. 잘 잡아줄 수 있어서 교체했다"고 말했다.
강동훈 감독은 과거 스타크래프트2 지도자 시절부터 선수들을 포기하지 않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때로는 강한 자극을 주기도 하지만, 선수들이 방향성을 맞출 수 있게 하기 위해 같이 고민하고 위로하면서 선수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보태고 있다. 신예들로 구성된 하체의 불안감에 대해서는 따뜻한 격려의 말을 남기면서 자신에게 책임을 돌렸다.
"스프링 때도 그렇고 선수들의 기량이 유지되는 것 은 아니다. 그거를 최소화 시키는게 베테랑들이다. 봇은 이제 데뷔한지 얼마 안된 친구들이다. 성장하는 단계라 기복도 심하다. 그만큼 구도가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요한 것 같다. 잘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1세트가 끝나고 하프가 대기실에서 울었다. 스스로 에게 화도 나고, 형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잘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몇가지 별명이 돌고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뭐든 좋다. 욕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충분히 욕 먹을 만 하다. 그래도 선수들이 욕 먹는 건 아쉽다. 격려해주셨으면 좋겠다. 나는 가시 갑옷 템을 업그레이드하겠다. 욕은 나만 먹고 싶다."
마지막으로 강동훈 감독은 "2라운드를 잘 풀어나가서 플레이오프에 도전하고 싶다. 신예 선수들의 부담감이 크지만, 최대한 편하게 갈 수 있게 하겠다. 성장한다면 승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1라운드 보다 더 많이 이길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면서 "최근 흔들렸지만, 잘 버텨주고 있는 선수들에게 고맙다. 지원해주신 사무국과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께 감사드린다. 결과가 좋지 못해 죄송한 마음 뿐이다. 응원할 맛 나는 좋은 경기력으로 끌어올리도록 노력하겠다"라는 감사인사와 다짐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