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자격 박탈’ 이재영·이다영 빠진 올림픽, 누가 공백 메울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7.11 07: 04

라바리니호가 이재영-이다영 쌍둥이자매의 공백을 메우고 45년만에 올림픽 메달을 목이 걸 수 있을까.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 5일 도쿄올림픽에 나설 최종 엔트리 12인을 확정했다.
레프트에 주장 김연경(상하이)을 비롯해 이소영(GS칼텍스), 표승주(IBK기업은행), 박정아(한국도로공사) 등 4명이 이름을 올렸고, 가장 중요한 포지션인 세터에는 염혜선(KGC인삼공사), 안혜진(GS칼텍스)이 승선의 영예를 안았다.

경기 종료 후 한국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sunday@osen.co.kr

라이트는 김희진(IBK기업은행), 정지윤(현대건설), 센터는 양효진(현대건설), 박은진(KGC인삼공사), 김수지(IBK기업은행), 그리고 마지막 리베로는 오지영(GS칼텍스)이 자리를 차지했다.
이번 최종 엔트리를 100% 전력으로 볼 순 없다. 특히 국가대표 주전 레프트와 세터를 책임졌던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이탈이 치명적이다.
V리그 여자부의 간판스타였던 두 선수는 2020-2021시즌이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학교폭력 미투 사태에 휘말렸다. 과거 동창생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들이 중학교 재학 시절 수차례 폭력을 일삼았다고 폭로하며 사태가 커졌다. 결국 흥국생명은 자매에게 무기한 출전정지, 대한민국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영구 박탈 징계를 내렸다.
201230 GS칼텍스 이소영 /youngrae@osen.co.kr
이재영, 이다영은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았던 선수들이다.
이재영은 크지 않은 신장에도 엄청난 탄력을 이용해 백어택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특급 레프트. 여기에 안정적인 리시브 능력까지 갖추며 공격과 수비 모두 대체 불가였다. 김연경의 뒤를 이를 국가대표 레프트가 누구냐는 질문에 단연 이재영의 이름이 가장 먼저 언급됐다.
이다영은 명세터 출신인 이도희 전 현대건설 감독 아래 착실히 수업을 받으며 국가대표 주전 세터로 성장했다. 큰 키와 빠른 스피드, 경기 흐름을 읽는 눈은 이다영만이 가진 장점이었다. 종종 허를 찌르는 공격까지 시도하며 세파이커(세터+스파이커)라는 별명도 얻었다.
V리그뿐만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핵심 전력이었던 두 선수가 이탈하며 당장 이들의 대체자를 구해야 하는 상황. 이에 라바리니 감독은 지난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 다양한 옵션을 가동하며 쌍둥이의 자리를 메울 선수를 선정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일단 이재영의 자리는 V리그의 또다른 정상급 레프트 이소영이 메울 전망이다. 이재영도 이재영이지만, 서브와 파워풀한 공격이 강점인 강소휘(GS칼텍스)마저 합류가 불발되며 이소영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상황.
1세트  KGC인삼공사 염혜선이 연타 공격에 성공하고 있다./ rumi@osen.co.kr
이소영은 2020-2021시즌 득점 10위(439점), 공격성공률 4위(41.66%), 리시브 효율 5위(41.82%)에 오르며 GS칼텍스의 여자부 사상 첫 트레블을 이끌었다. 여기에 챔피언결정전 MVP와 베스트7 레프트 부문을 차지하며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VNL을 통해 라바리니호 적응도 마친 상태다.
이다영의 자리는 V리그 14년차 베테랑 세터 염혜선이 메운다. 사실 세터 포지션은 이번 대표팀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이에 VNL에서 염혜선을 비롯해 안혜진, 김다인(현대건설)을 두고 매 경기 오디션을 펼쳤지만,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그래도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염혜선에 기대를 걸어보는 라바리니호다. 다행히 VNL에서 경기를 거듭할수록 공격수와의 호흡 측면에서 비교적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 지난 시즌 GS칼텍스의 트레블에 기여한 안혜진도 기대주로 꼽힌다.
세계랭킹 14위인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오는 25일 브라질(3위)전을 시작으로 27일 케냐(24위), 29일 도미니카공화국(6위), 31일 일본(5위), 내달 2일 세르비아(13위)와 A조 예선을 치른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이후 45년만에 메달 도전에 나서는 라바리니 감독은 "긴 시간 고민 끝에 전술적으로 조금 더 부합하는 선수를 선발했다“며 ”지금까지 팬들께서 보내주신 응원과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선수단 모두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도쿄올림픽을 잘 준비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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