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대결? 女자기혐오 담았다"…구혜선 감독, 안서현 주연 '다크 옐로우'(종합) [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7.11 14: 08

 “제가 여성영화를 만들었다기보다 여성이기 때문에 나올 수밖에 없는 여성의 시선을 담았다.” 
구혜선 감독이 연출작 ‘다크 옐로우’(2021)에 대해 “사회적으로, 보편적으로, 관습적으로 알고 있는 여성의 아이템을 넣었다”라고 이같이 소개했다.
구 감독은 11일 오후 경기도 삼정동 부천아트벙커B39에서 ‘다크 옐로우’를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배우 겸 감독 구혜선, 안서현 연제환 윤혁진 등 배우들이 참석해 영화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 취재진이 먼저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러닝타임 22분.

11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부천아트벙커B39에서 영화 ‘다크 옐로우’ (감독 구혜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상영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구혜선 감독, 연제환, 안서현, 윤혁진(왼쪽부터)이 참석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2021.07.11 / dreamer@osen.co.kr

‘다크 옐로우’는 노란 꽃집에서 일하는 여자(구혜선 분)에게 관심을 보이는 낯선 남자(연제환 분)가 그녀의 비밀스러운 공간에 들어가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단편. ‘딥슬립’(2018), ‘미스터리 핑크’(2018), ‘다우더’(2014), ‘기억의 조각들’(2012), ‘복숭아나무’(2012), ‘당신’(2010), ‘요술’(2010), ‘유쾌한 도우미’(2008) 등에 이은 9번째 연출작이다.
11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부천아트벙커B39에서 영화 ‘다크 옐로우’ (감독 구혜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상영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구혜선 감독이 참석해 인사말을 준비하고 있다. 2021.07.11 / dreamer@osen.co.kr
‘다크 옐로우’는 순수하고 더러운 꽃다발이라는 부제를 놓고 여성의 자기혐오적, 방어적 시선을 담아 풀어냈다. 구 감독의 ‘유쾌한 도우미’ ‘당신’ ‘기억의 조각들’ ‘미스터리핑크’를 잇는 컬러영화 프로젝트의 다섯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이날 구혜선은 “사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여성 내면의 콤플렉스, (여성과 남성의) 폭력성을 담고 싶었다”며 “제가 여성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기보다 여성이기 때문에 나올 수밖에 없는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제가 이 영화를 만듦으로써 여성, 남성에 대해 이해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안서현은 소녀 역을, 연제환은 남자 역을, 윤혁진은 청년 역을 맡았다. 소녀 역의 안서현은 “저는 요즘 시대에 맞게 SNS를 통해 감독님에게 출연 제안을 받았다. 제가 해본 적 없던 아트영화라 해보고 싶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후 감독님께서 저희 동네까지 찾아와 주셔서 영화에 관한 얘기를 주고받았다. 처음 만났을 때는 감독님이라기보다 마치 동네 언니 같을 만큼 친근하고 좋았다”고 떠올렸다.
11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부천아트벙커B39에서 영화 ‘다크 옐로우’ (감독 구혜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상영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배우 안서현이 참석해 인사말을 준비하고 있다. 2021.07.11 / dreamer@osen.co.kr
그러면서도 “현장에서 뵌 구혜선 감독님은 프로페셔널했다. (연출 출연 음악 촬영 제작 등) 맡은 일이 많으시니 현장에서 항상 뛰어다니셨다. 역시 본업을 할 때 가장 멋있더라. 자신의 일을 할 때 가장 멋있는 거 같다”고 칭찬했다.
이에 구혜선은 “저희가 MBTI가 같다. INTJ인데, 그날 저희는 영화에 관한 이야기보다 MBTI 얘기를 3시간 동안 했다.(웃음) 막상 영화 얘기는 10분만 한 거 같다”라고 떠올리며 해맑게 웃었다. 
구혜선은 배우들을 캐스팅한 과정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저와 해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 배우들의 마음은 다를 수 있지만, 제가 보기에 이들이 갖고 있는 알맹이가 좋다. 제게 (같이 작업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부천아트벙커B39에서 영화 ‘다크 옐로우’ (감독 구혜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상영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구혜선 감독(왼쪽)과 연제환이 참석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2021.07.11 / dreamer@osen.co.kr
안서현에 대해 구혜선 감독은 “‘옥자’ 시사회에서 처음 봤다. 그때 인사를 할 때 느꼈는데 안서현이 갖고 있는 묘한 느낌이 있다. 마치 (안서현이) 장르 같다. 그래서 꼭 같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 제가 ‘여자의 내면을 표현해달라’고 부탁을 드렸는데 그 모습이 (극중)저와 같아서 매우 놀라웠다”고 칭찬했다.
또한 청년을 소화한 윤혁진에 대해서는 “연기 영상을 보내주셨는데 너무 좋아서 제가 답을 드렸다. 현장 경험이 많지 않을 텐데 굉장히 영리한 배우라는 생각을 했다. 본인만이 알고 있는 카메라의 능숙함이 있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연제환은 출연하게 된 과정에 대해 “제가 감독님의 대학교 후배다. 밥을 먹는 자리에서 다른 오디션과 관련된 자문을 구하다가 감독님이 ‘단편 영화에 출연해줄 수 있겠니?’라고 제안하셔서 하게 됐다. 읽자마자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는 느낌을 받아 저도 그것을 함께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부천아트벙커B39에서 영화 ‘다크 옐로우’ (감독 구혜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상영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구혜선 감독, 연제환, 안서현, 윤혁진(왼쪽부터)이 참석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2021.07.11 / dreamer@osen.co.kr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그는 “‘좋아해서 괴롭힌다’는 대사다. 사랑표현에 있어서 그게 올바른 표현법이 아니다. 어릴 때는 선생님 등 어른들이 그렇게 말씀을 하셔서 틀렸는지 모르고 자라온 거 같다. 연기하면서 그 부분이 가장 공감이 됐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구혜선 감독님이 배우이다보니 배우들의 고민, 방향성을 잘 제시해주셨다. 저는 그 부분이 좋았다”고 만족스러웠던 촬영장 분위기도 전했다.
윤혁진도 “저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감독님의 글에 놀랐다. 너무 체계적이었고 프로페셔널했다”며 “TV에서만 보던 연예인(구혜선)의 모습이 아니었다.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게 돼 좋았다”는 소감을 남겼다.
구혜선 감독의 실험영화 ‘다크 옐로우’는 와디즈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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