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자신의 일을 할 때 가장 멋있더라. 프로페셔널하다.”(안서현) “감독님이 배우이기도 해서 배우들의 입장을 잘 아신다.”(연제환) “시나리오가 너무 체계적이고 글을 잘 쓰셔서 놀랐다.”(윤혁진)
영화 ‘다크 옐로우’(제작 엠씨스퀘어·와디즈 서포터)에 출연한 배우들이 각본 및 연출을 맡은 구혜선을 향해 쏟아낸 찬사다. 세 사람은 11일 오후 경기도 부천아트벙커B39에서 “이번 영화에 출연하게 돼 좋았다”라며 이같은 소감을 전했다.
노란 꽃집에서 일하는 예쁜 여자(구혜선 분)에게 관심을 보이는 낯선 남자(연제환 분)가 그녀의 비밀스러운 집에 들어가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다크 옐로우’. 판타지 호러 장르로 풀어낸 구혜선 감독의 실험적 영화. ‘유쾌한 도우미’(2008), ‘당신’(2010), ‘기억의 조각들’(2012), ‘미스터리핑크’(2018)에 이은 다섯 번째 컬러 프로젝트이자, 구혜선 감독의 9번째 작품이다.

소녀(안서현 분)였던 여자는 어느 날, 자신의 앞에 나타난 남자에게 시간을 내어준다. 하지만 여성을 향한 남성의 비뚤어진 시선과 편견, 선입견을 접하고 실망을 감추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여자는 자신을 향한 자괴감, 혐오감이 샘솟는다.
‘다크 옐로우’ 속 대사는 직접적이지만 메타포를 통해 새로운 해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전체적으로 노란색, 녹색, 빨간색 등을 적절히 조합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살렸다.
구혜선 감독은 “사회관습적으로 알고 있는 여성의 아이템을 넣었다. 여성 내면의 콤플렉스와 폭력성을 담고 싶었다”며 “제가 여성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기보다 여성이기 때문에 나올 수밖에 없는 여성의 시선이 나온 거다. 이 영화를 만들면서 여성, 남성에 대해 이해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다크 옐로우’ 속 소녀는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자기혐오와 여성의 삶에 대한 시선을 전한다. 남성의 여성혐오보다 여성의 여성혐오는 훨씬 더 경험적이고, 실체가 분명하다.
이날 구 감독은 ‘일부 남성들의 여혐 시선이 담긴 거 같다’고 하자, “이 영화를 만들 때 저도 그런 생각을 안 했던 것은 아니다. 걱정도 많았다”면서 “저는 여성과 남성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그게 바로 2차 성징을 거치면서 발생한 거 같더라. 남성들은 힘도 세지고 덩치도 커지는데, 반면 여성은 (여성스러워지고) 공포심이 생기는 거 같다. 저는 남녀의 (그런 차이로 인한) 내면을 이해하고 싶었다. 특히 여성이 갖는 자기혐오를 이해하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여자가) 타인, 남성에 대한 비방보다 여성이 자기 자신을 자책하는 거다. 이 영화에 나오는 인물은 자기혐오가 맞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서현은 구혜선 감독에 대해 “현장에서 본 감독님은 프로페셔널했다. 맡은 일이 많으시니 항상 뛰어다니셨는데 역시 본업을 할 때 가장 멋있더라. 자신의 일을 할 때 가장 멋있는 거 같다”고 전했다.
이어 연제환도 “구혜선 감독님이 배우이다보니 배우들의 고민, 방향성을 잘 제시해주셨다. 저는 그 부분이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윤혁진은 구혜선에 대해 폭로(?)를 해달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저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체계적이어서 놀랐다. 감독님이 글도 굉장히 잘 쓰신다. 정말 프로페셔널한 분이라는 걸 알았다”고 답했다.
‘다크 옐로우’는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공개된다. 러닝타임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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