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9세' 사카, 팀 동료들 위로에 결국 눈물...승부차기 실축→유로 준우승

아직 만 20세도 되지 않은 부카요 사카가 결승전 승부차기, 그것도 마지막 키커로 나서 실축했다. 동료들은 우승 실패의 슬픔에 빠지기도 전에 어린 선수를 위로했다. 

이탈리아가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하 유로2020)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시간과 연장전 동안 1-1로 비겼고, 잔루이지 돈나룸마의 선방쇼를 앞세운 이탈리아가 승부차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이탈리아는 최근 A매치 34경기 연속 무패행진으로 1968년에 이어 역대 2번째 유로 우승에 성공했다. 반면 역사상 첫 유로 결승에 올랐던 잉글랜드는 1966년 월드컵 우승 이후 55년 만에 메이저 대회 정상을 노렸지만, 안방서 눈물을 흘렸다. 

잉글랜드는 전반 2분 만에 터진 루크 쇼의 선제골로 분위기를 올렸다. 하지만 후반 22분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골을 터뜨리며 이탈리아가 1-1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는 연장전을 거쳐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승부차기 직전 제이든 산초와 마커스 래시포드를 투입했다. 하지만 각각 3번, 4번 키커로 나선 래시포드는 골대, 산초는 돈나룸마의 손에 막혀 실축했다. 

마지막 키커로 나선 선수는 2001년생의 사카였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주드 벨링엄에 이어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두 번째로 어린 선수에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라는 중책을 맡겼다. 결과는 실축이었다. 이미 월드클래스 골키퍼 반열에 오른 돈나룸마와 기싸움에서 밀리며 우승컵을 내주게 됐다. 

아직 만 19세의 선수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큰 부담이었을까. 결국 사카는 눈물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사카는 모두가 염원하던 유로 우승을 물거품으로 만든 장본인이 됐다. 팀 동료들은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을 느끼기도 전에 사카에 달려가 위로했다.

승부차기가 끝난 후 잉글랜드 동료들은 곧장 사카에 달려갔다. 칼빈 필립스와 쇼가 가장 먼저 사카를 감싸며 위로했다. 메이슨 마운트, 벤 칠웰, 해리 매과이어 등 많은 동료들이 달려와 사카의 곁을 지켰다. 팀의 주장 해리 케인과 대회 내내 굳건한 신뢰를 보낸 사우스게이트 감독 역시 사카를 끌어안으며 위로했다.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 앨런 시어러는 사카 뿐만 아니라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선수들에 위로의 말을 전했다. 시어러는 ‘BBC’를 통해 “래시포드, 산초, 사카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어린 선수들이 미래에 이겨내기엔 너무 많은 일이다. 잔인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에서 활약했던 데얀 로브렌도 상대로 만났던 사카를 위로했다. 로브렌은 SNS를 통해 "사카, 걱정하지 말아라. 엄청난 용기를 보여줬고, 최고의 선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긴다. 너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