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시대의 관우는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중국 내에선 신으로 모실 정도로 추앙받고 있다. 그가 이토록 신격화되고 있는 건 단순히 출중한 무(武)력만 갖춰서가 아니다. 의리, 예절, 지식, 전략 등을 기반으로 한 문(文)에도 소홀히 하지 않은 게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종합격투가는 분명 쉽지 않은 직업이다. 여러 투기종목을 혼합한 스포츠, 한 영역만 잘해선 결코 정상에 오를 수 없다. 'TFC 드림 7'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겠다고 선언한 함기승(28, 엠씨박스)은 잠자는 시간까지 쪼개가며 운동과 함께 용인대학교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TFC 손영삼 부대표 역시 이 점을 높이 사고 있다. "함기승은 28살임에도 불구하고 용인대 박사과정 밟고 있으며, 운동 역시 남는 시간을 쪼개어 최대한 열심히 하려는 친구다. 평상시 남는 시간을 버리지 않는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열정과 성실성이 가득한 친구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함기승은 대학원을 다니며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복귀를 준비했지만 손이 부러져 무산됐다. 올해 초부터 모든 재활을 끝마치고 학업과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오전, 저녁에 체력과 기술훈련을 하고 있다. 오후엔 학교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며 식단을 계속 병행하고 있다"는 함기승은 "학업을 핑계 삼아 지고 싶진 않다. 이번 승리를 계기로 연승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엠씨박스의 레슬링 국가대표 김영준 관장은 함기승에 대해 "나의 그레코로만형 레슬링과 강한 정신력을 지도받고 지금 일취월장으로 실력이 성장하고 있는 아주 인텔리전트한 선수다. 평상시 훈련모습이 아주 모범적인 선수다. 특히 파이트IQ가 뛰어나 지도하는 족족 빠르게 이해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며 그의 가능성을 아주 크게 보고 있다.
오는 17일 경북 울진에서 최초로 열리는 종합격투기 대회 'TFC 드림 7'에서 함기승은 박어진(21, 대전팀영)과 페더급 경기를 갖는다.
함기승은 상대에 대해 "타격과 태클을 고루 섞는 모습을 봤다. 하지만 모든 부분에서 내가 앞서다는 걸 보여주겠다. 나보다 리치가 길기 때문에 타격을 경계하고 있다. 어느 하나에 치우지지 않고 모든 방면을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타격에서 승부가 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손영삼 부대표는 박어진도 주시했다. 팀스턴건 김동현 관장의 고향이기도 한 대전에서 오랜만에 걸출한 선수가 나올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UFC 출신의 김동현처럼 곱상한 외모에 신체조건도 훌륭하고 능글능글하게 못하는 종목이 없다고 했다. 주짓수 올코리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최근 TBC 대회에서도 강자 전주퍼스트짐의 문국환을 이겼을 정도로 타격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박어진은 "판정으로 갈 생각은 없다. 상대에 대해 별 생각 없다. 거칠게 들어오는 부분을 경계하고 있다. 상대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준비하고 체력운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상대의 2년 전 경기를 봤다. 엄라나 늘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대로라면 내가 쉽게 이길 거 같다. 연승을 쌓아서 높게 올라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TFC 페더급은 가장 흥미진진한 체급이다. 최영광, 이민구, 최승우, 김재웅, 조성빈 등의 챔피언을 배출했다. 함기승-박어진戰의 승자는 차기 페더급 구도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끝으로 함기승은 "나의 목표는 문무를 겸비한 파이터다. 24시간 중 수면시가능ㄹ 제외하면 훈련과 공부에 모든 시간을 쏟아 붓고 있다.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걸 증명해나가고 싶다"라며 "정말 지루하고 거리싸움만 하는 경기는 하지 않겠다. 둘 중 한 명이 쓰러지는 화끈한 경기를 통해 팬들이 코로나19와 무더위를 확 날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TFC 드림 7'은 오는 17일 오후 5시부터 경북 울진군 근남면 왕피천공원 주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오프닝매치 1경기, 언더카드 4경기와 메인카드 8경기로 구성돼있다. 메인카드는 5분 3라운드, 언더 카드는 5분 2라운드다. 웰터급 스페셜매치 박지원-박준현戰은 5분 2라운드로 펼쳐진다. /10bird@osen.co.kr
[사진] T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