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의 뒷문이 불안하다.
김학범 감독이 지휘하는 올림픽남자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7시 30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개최된 평가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엄원상의 극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아르헨티나와 2-2로 비겼다. 한국은 16일 프랑스와 출국 전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도쿄올림픽 본선 첫 경기는 22일 뉴질랜드전이다.
이날 김학범 감독은 와일드카드로 뽑은 ‘수비의 핵’ 김민재를 명단에서 제외했다. 중국리그 베이징에서 유럽리그로 이적을 타진하고 있는 김민재는 와일드카드로 선발됐지만 아직까지도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하다.

190cm의 탄탄한 피지컬을 갖춘 김민재는 당장 유럽리그에 갖다놔도 통한다는 말을 듣고 있다. 그는 세계 어느 공격수와 붙어도 밀리지 않는 파워와 스피드, 수비센스를 갖고 있다. ‘괴물 수비수’라는 별명이 잘 어울린다. 김학범 감독도 김민재의 능력을 높이 사 와일드카드로 뽑았다.
지금의 올림픽대표팀에는 김민재가 꼭 필요하다. 한국은 수비에서 약점이 두드러진다. 아르헨티나전에 김진야, 정태욱, 김재우, 설영우가 포백을 맡았다. 한국은 두 골 모두 상대 개인기를 막지 못해서 먹었다. 원두재의 실수가 첫 실점으로 이어졌다. 두 번째 실점 역시 송민규가 상대 공격수에게 슈팅공간을 그대로 줬다.
한국수비는 개인기가 좋은 아르헨티나를 맞아 문제점을 드러냈다. 아르헨티나 공격수들이 마음껏 슛을 쏘고 활개치도록 공간을 그냥 내버려뒀다. 미드필더들이 일찌감치 공간을 압박하거나 도움수비로 상대 공격루트를 차단하는 협력플레이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화려한 드리블로 돌파할 때 한국수비가 속수무책이었다.
물론 김민재가 온다고 혼자서 수비를 다하는 것은 아니다. 수비는 선수들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김민재가 온다면 수비의 약점을 상당부분 감출 수 있다.
김학범 감독은 “협회나 모두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는 데까지 최선을 기울이겠다”며 김민재 합류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하지만 김민재가 돌아오더라도 대표팀은 손발을 맞출 시간이 너무 적다. 한국은 최악의 경우 김민재가 없이 도쿄에 가는 것까지 대비하고 있다. 7월 22일 뉴질랜드와 첫 경기까지 불과 8일을 남긴 김학범호의 수비정비가 시급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용인=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