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씨네 LP바' 23년간 축구선수로 활약한 이동국이 전성기부터 암흑기까지 솔직하게 털어놨다. 인생의 쓴맛을 보게 해준 히딩크 감독에게는 감사를 표했다.
14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곽씨네 LP바'에는 K리그 전설, 이동국이 출연해 인생 플레이리스트를 완성했다.
이동국은 1998년 한국 축구 대형 신인의 등장, 23년동안 K리그의 전설이 됐다. 이동국은 K리그 통산 득점 228골 1위, 공격포인트 305포인트 1위 , 신인상, MVP, 득점왕, 도움왕을 차지했다.
곽승준은 이동국의 전성기 시절에 대해 질문했다. “98년도 프로 데뷔 이후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했는데 프랑스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딱 13분 뛴 경기가 인생을 바꿔놨다고요?”라고 물었고 동국은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프로에 입단했다. 대표팀 경력이 전혀 없는 루키였는데 대표팀 명단에 바로 올랐다.”고 답했다.
이어 “프랑스를 다녀온 후 네덜란드전에서 했던 슈팅 덕에 몇 천명의 팬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최시원은 “이동국에게도 한치 앞도 보이지 않던 시절이 있었는데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팀에서 탈락 했던 때가 아닐까 싶다”라며 암흑기에 대한 질문을 했다.
이동국은 “98년 이후 스타덤에 오른 후 능력이나 실력에 비해 팬들이 많이 생기다보니 가지지 말아야 할 자만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다보니 2002년 월드컵에 떨어졌고 현실부정상태에 빠졌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히딩크 감독은 열심히 하는 선수,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뽑아서 만들어 갔다. 나는 2002년 월드컵 이후 방황을 많이 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군 입대를 했고 사회 지위, 직책을 내려놓고 바닥에서부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히딩크 감독이 그때 나를 탈락시켰기 때문에 내가40살 넘어서 까지 축구를 할 수 있었던 것, 고마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동국 또 한차례 겪었던 시련, 2006년 십자인대가 파열 돼 독일월드컵 출전이 무산되었던 때를 회상했다. 이동국은 “2006년 독일 월드컵만 바라보고 살았다. 쉬는 것도 불안해서 연습을 했고 자신감도 있는 상태였는데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곽승준은 “역경을 이겨내고 레전드가 됐다. 현역으로 가장 오래 뛴 필드 플레이어다. 가장 좋아하는 애창곡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김민종의 ‘어느 날’을 선곡했다.
다섯 아이들의 소식도 전해졌다. 모두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고. “큰 애들은 홈스쿨링을 자리 잡아서 4년-5년째 하고 있고 작은 애들은 학교를 보내려고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홈스쿨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이어 “ 둘째는 운동을 하고 있는데 차에서든, 호텔에서든 공부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게 장점이다. 큰 애들은 홈스쿨링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선수들이 어느정도 나이가 되면 국가대표 은퇴를 하는데 국가대표라는 자리는 못 하면 안 뽑는자리다. 미리 얻어맞을까봐 내려오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마지막 인생곡으로 ‘Waka Waka’를 꼽으며 “이번에 축구 해설위원을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됐다. 월드컵에서 골을 넣지는 못 했지만 후배 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게끔 도움을 주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동국은 인생 플레이리스트 이름을 ‘후반전을 앞두고’라고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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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 '곽씨네 LP바' 방송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