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명이 출발했지만 16강을 거쳐 이제 8명만 우승컵을 향해 갈 수 있게 됐다. 그 중 유럽 출신이 6명. 과연 한국 선수들은 수적인 열세를 뒤집고 우승상금 1억 원을 거머쥘 수 있을까.
14일 오후 강원도 원주에서 끝난 '호텔 인터불고 원주 월드 3쿠션 그랑프리 2021(인터불고 WGP)' 개인전 16강 최종전 결과 다음 라운드 진출자 8명이 가려졌다.
흥미로운 것은 여전한 유럽세다. 8명 중 6명이 유럽 출신 선수들이었다. '4대천왕'이라 불리는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와 토브욘 블롬달(스웨덴)를 비롯해, 루피 체넷, 타이푼 타스데미르, 세미 사이그너, 무랏 나시 초클루(이상 터키)가 남았다.
![[사진]왼쪽부터 딕 야스퍼스, 황봉주, 김준태, 토브욘 블롬달 /파이브앤식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7/14/202107141727772237_60ef0f4f63e70_1024x.jpg)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국가 혹은 도시가 셧 다운(봉쇄)되면서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해 쉽지 않을 것이라던 유럽 선수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에디 멕스(벨기에), 사메 시돔(이집트), 롤란드 포톰(벨기에), 디온 넬린(덴마크) 등 세계랭킹 20위 안에 든 선수들이 탈락했다. 하지만 세계랭킹 1위 야스퍼스, 3위블롬달 그리고 터키 4인방은 여전한 화력을 보유했다.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뛰어나고 코로나 방역이 체계적이었던 만큼 기대감이 높았던 한국 선수는 김준태(경북)와 황봉주(경남)만 이름을 올렸다. 15명이 나섰지만 세계 무대에서도 기량을 인정 받고 있는 김행직(전남), 최성원(부산시체육회), 허정한(경남)은 모두 탈락했다.
지난해 2월 터키 안탈리아 당구월드컵 이후 오랜만에 열린 국제대회 인터불고 WGP였지만 객관적인 8강 전력은 역시 유럽 우세다. 야스퍼스, 블롬달, 초클루 등 이름값으로도 우승후보가 될 수 있다.
반면 김준태와 황봉주는 아직 세계 무대서 많은 경력을 쌓지 못했다. 김준태는 2019 구리 세계당구월드컵 공동 3위에 올랐지만 여전히 낯선 얼굴이다. 황봉주는 아예 이번이 첫 국제 무대다.
수적 열세인 한국에 긍정적인 것은 앞선 관문에서 김행직, 최성원, 이충복, 허정한 등 한국 간판 선수들이 줄줄이 탈락했지만 김준태와 황봉주는 물론 차명종(안산시체육회), 서창훈(시흥시체육회) 등 새로운 얼굴이 보였다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승패를 떠나 유럽 선수와 맞대결 경험이 상당하게 비축될 전망이다.
굳이 유럽 선수들에게 부정적인 면을 찾자면 신선미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야스퍼스, 블롬달 등 매번 팬들을 열광시킨 선수들이 이번에도 8강에 올랐다. 유럽에서는 세대교체가 더딘 가운데 몇몇 선수들이 계속 3쿠션계를 장악하고 있기에 가능한 사연이다. 그들은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다시 말해 김준태와 황봉주가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서기 위해서는 야스퍼스와 블롬달, 초클루 등을 반드시 뛰어 넘어야 한다는 의미다. 다른 길은 없다. 오직 실력 만이 우승트로피를 들 수 있게 만들 뿐이다.
15일부터 17일까지 펼쳐질 8강전은 풀리그로 성적을 가린다. 특히 상위 4명은 18일 플레이오프 방식으로 최종 우승자를 가리게 된다. 15일 오후 1시부터 시작하는 8강전은 야스퍼스-사이그너, 블롬달-황봉주의 경기로 시작한다.
한편 인터불고 WGP는 빌리어즈TV, 지상파 MBC, KBSNSPORTS, MBCNET을 통해 TV 생중계되고, 아프리카TV, 네이버TV, 카카오TV, 유튜브 등 인터넷 중계로도 시청할 수 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