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공만 친다".. 김준태, '세계1위' 야스퍼스 이겨도 담담한 이유[인터불고 WGP]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1.07.16 21: 37

'앵그리 버드' 김준태(경북)가 세계 랭킹 1위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와 12위 무랏 나시 초클루(터키)를 잇따라 꺾고 선두 경쟁에 돌입했다.
김준태는 16일 오후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호텔 인터불고 원주 월드 3쿠션 그랑프리 2021(인터불고 WGP)' 개인전 8강 둘째날 야스퍼스와 초클루를 잇따라 꺾었다. 
이로써 김준태는 2연패 후 3연승을 거두면서 승점 9(3승 2패)를 기록해 선두권을 넘볼 수 있게 됐다. 

16일 오후 강원도 원주 '호텔 인터불고 원주 월드 3쿠션 그랑프리 2021(인터불고 WGP)' 개인전 8강이 진행됐다.김준태가 경기를 치르고 있다. 20210.07.16/youngrae@osen.co.kr

김준태는 8강 첫날이던 전날 루피 체넷(터키)과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에게 잇따라 패했다. 하지만 황봉주를 이기면서 힘겹게 1승을 거둬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심기일전해 나선 김준태는 이날 우선 야스퍼스를 2-1(22-11, 12-13, 10-3)로 눌렀다. 첫 세트를 잡은 김준태는 2세트를 1점차로 아쉽게 내줬지만 3세트에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여 승기를 가져왔다.
기세를 올린 김준태는 무랏 나시 초클루마저 세트스코어 2-1(22-10, 4-32, 13-6)로 꺾었다. 초클루는 이번 대회 좋은 컨디션을 보이면서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다. 김준태는 초클루에게 2세트를 허무하게 내줬지만 3세트를 낚아 승리로 연결했다. 
"전날 2연패 후 원인을 몰라 당황했다. 너무 무기력하게 졌기 때문"이라는 김준태는 황봉주를 상대로 승리하며 반전 계기를 마련한 것에 대해 "봉주형이 워낙 잘해 쉽게 이길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블롬달전 후 휴식시간이 짧아 테이블 컨디션을 계속 기억하려 노력했다. 한국선수끼리 하니까 잘했으면 좋겠다고 편하게 생각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김준태는 이날 세계 1위 야스퍼스와 경기에 대해 "당연히 야스퍼스가 잘치는 것을 알고 있다. 상대를 의식하기 전에 '내 공만 실수 없이 맞추자'는 생각으로 편하게 쳤다. 반대로 야스퍼스가 잘 안되면서 운도 좀 따랐다"고 웃어보였다. 
16일 오후 강원도 원주에서 '호텔 인터불고 원주 월드 3쿠션 그랑프리 2021(인터불고 WGP)' 개인전 8강이 진행됐다.2-1 승리를 거둔 김준태가 야스퍼스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0.07.16/youngrae@osen.co.kr
초클루와 경기서 2세트를 허무하게 잃어 위기를 맞았던 김준태였다. 그는 "2세트 초반 점수차가 너무 벌어져 아예 다음 세트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점수득실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승점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 때부터 마음이 편했고 3세트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3세트를 따낸 비결을 털어 놓았다.
황봉주와 함께 한국 선수를 대표하는 부담감을 떨칠 수 있을까. 김준태는 "2019년 구리월드컵 4강 때도 한국 선수 중 혼자 남아 비슷한 부담감이 있었다. 결국 그런 부담감을 이겨내야 하는데 그 때는 잘 안됐다. 이번에는 이겨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코리아 당구 그랑프리 때 얻은 '앵그리 버드' 별명에 대해 "나쁘진 않다. 그만큼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김준태는 "항상 목표를 잡을 때 특정한 상대를 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한국체육대학 때 심리학을 배웠는데 상대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지 않다고 했다. 목표한 상대를 넘어서면 동기부여도 함께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계속 지게 되면 징크스가 될 수도 있다. 실수하지 말고 내 공만 치자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설명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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