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재확인' 야스퍼스, '오열' 황봉주 향해 "30년 전 내모습" 위로[인터불고 WGP]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1.07.18 18: 28

딕 야스퍼스(네덜란드)가 세계 랭킹 1위를 재확인했다.
야스퍼스는 18일 오후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호텔 인터불고 원주 월드 3쿠션 그랑프리 2021(인터불고 WGP)' 개인전 결승서 처음 세계 대회에 나선 황봉주를 세트스코어 3-0(18-3, 17-11, 23-4)으로 완벽하게 눌렀다. 
이로써 야스퍼스는 세계캐롬연맹(UMB) 공식대회 개인전에서 처음 시도된 시간제 대회서 초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앞선 8강 무대에서 황봉주에 일격을 당했던 야스퍼스는 두 번째 맞대결에서 완벽하게 황봉주를 봉쇄, 경험의 우위를 선보였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야스퍼스는 우승상금 1억 원을 거머쥐었지만 결승 상대 황봉주의 경기력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야스퍼스는 오열하고 있던 황봉주에게 먼저 다가가 '좋은 게임이었다. 당신은 좋은선수였다. 결승전은 나도 힘들다. 나도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야스퍼와 일문일답이다. 
-우승 소감은
▲결승 시작전 황봉주가 어떻게 플레이 할지 예측하기 어려웠다. 나도 대회 내내 긴장감 연속이었던 만큼 피곤했다. 우승이 쉽지 않고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긴장 상태였지만 동시에 결승하는 동안 편안한 느낌도 있었다. 집중도 잘됐다. 그래서 생각보다 긴장이 빨리 풀렸다. 결승전 위해 잠도 일찍 잤고 잘 자서 도움이 됐다.
-1억 상금 어디 쓸 것인가
▲생각하지 못했다. 은행에 일단 넣어놓을 것이다. 코로나로 어려워 수입이 없었다. 세금도 내야 한다.
-이번 대회 우승 의미는
▲개인적으로도 기억할 만한 우승이다. 2주간 격리를 겪었고 3주 동안 경기를 했다.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패배는 많지 않았다. 애버리지는 2점대였다. 그래서 스스로도 대견스럽다.
-오랜 세월 정상 지킬 수 있는 이유는 
네덜란드서 첫 세계대회 우승을 했고, 1991년 도쿄에서 첫 월드컵 우승을 경험했다. 직업이 당구선수는 당구를 열심히 칠 수밖에 없다. 연습 결과가 나와서 좋다. 성적 내려가는 시점이 되면 그만두겠지만 연습 만큼 보상이 이뤄져서 정상 지키고 있다. 이렇게 높은 자리 있지만 결승은 두렵다. 확신이 없고 상대는 세니까. 또 혼자서 해내야 하고 감정도 조절해야 한다. 
[사진]파이브앤식스 제공
-아침에 연습할 때 누가 상대가 될지 몰랐을텐데
▲경기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대회 때 많은 연습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는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이 좋아서 했다. 실수한 것을 떠올리며 연습했다. 좋은 포지션에서 치지 못한 것 기억을 하고 있다. 스스로에게 가혹한 편이다. 잘하는 것보다 실수한 것 다시 연습한다. 한국 선수가 강하다는 것 알아 더 집중했다. 
-결승 상대 황봉주가 우상으로 여기고 있다. 
▲알고 있다. 그리고 황봉주가 왜 울었는지 알 것 같다. 그 감정을 이해한다. 마치 30년전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나는 황봉주를 알지 못했다. 심지어 같은 조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그를 알게 됐고 그도 자신이 누군지 알릴 수 있었다. 
-황봉주가 울었는데
▲안타깝다. 황봉주는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된다. 이번 대회를 통해 경험이 쌓일 것이다. 나도 이기고 싶은 것 이해한다. 황봉주가 정말 존경스럽고 자랑스럽다. 잊어버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김준태도 미래 챔피언감이다. 젊은 선수와 맞대결이 좋다. 감수성이 민감한 선수가 같다. 나도 1992년 블롬달과 결승에서 만나 역전패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난 완전히 깨졌다. 그래서 황봉주가 어떤 감정인지 알 것 같다. 잘했으니까 빨리 잊었으면 좋겠다. 
-무관중 경기였고 한국 선수 응원이 많았다
▲관중을 잃어 버렸다. 멕시코시티에서는 1500명의 관중이 들어오기도 했었다. 관중이 없는 것을 선호하는 선수가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관중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 한국 선수들이 동료를 응원한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이 상대를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기 때문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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