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자식 키우는 거 생각보다 괜찮아요". 방송인 이혜영이 '돌싱글즈'에서 재혼한 남편이 데려온 딸을 지극정성으로 키운 지난 날을 밝히며 당당하게 엄마로 자리매김했다.
18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돌싱글즈'에서는 '돌싱 빌리지'에서 이혼 후 새로운 짝을 찾아 나선 8인 남녀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돌싱 빌리지' 최대 하이라이트는 정보 공개 시간. 8인의 남녀가 전 결혼에서 자녀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현재 양육 여부까지 솔직하게 공개한 것이다. 이 가운데 남성 출연자 가운데 최준호가 아이를 양육하는 싱글 대디라고 고백했고, 여성 출연자 중에서는 이아영, 빈하영, 배수진이 전 결혼에서 아이를 낳았고 또한 배수진은 아이를 양육하는 싱글맘이라고 털어놨다.
두 번째 결혼마저 실패하고 싶지 않았기에, 출연자들은 상대방의 자녀 유무를 누구보다 신경 썼다. 호감이 있던 참가자에게 자녀가 있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바뀐 사람들도 많았을 정도.
특히 '돌싱글즈' MC 가운데 이혜영은 "아이가 있는 남자랑 결혼한 입장에서 저 감정이 어떨지 이해가 된다"라며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이 얘기 듣고 달라지면 어떡하나. 못 보겠다"라며 깊이 공감했다.

재혼 경험이 있는 정겨운 또한 마찬가지. 그는 "많이 공감된다. 저는 아내한테 아직도 미안하다. 저는 알려진 직업이니까. 남들보다 더 알려질 거고"라며 자신과 달리 초혼인 아내에 대한 염려를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이혜영은 "우리 신랑은 나한테 하나도 안 미안하다. 애가 있어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만 그는 "아이 사춘기 때 만났다. 10살 때 만나서 11살 때 결혼했다. 그래서 제가 방송을 안 했다"라고 고백해 시선을 모았다. 그는 "제가 아이를 낳은 적도, 키워본 적도 없는데 갑자기 사춘기 딸이 생긴 거다. 그 아이도 힘들고 저도 힘들지 않았겠나"라며 "엄마가 아이에 대해서는 첫 번째도 사랑, 두 번째도 사랑, 세 번째도 사랑이라고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사랑을 주는 법으로 택한 게 아이와 최대한 시간을 많이 보내는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방송을 안 했다"라며 "지금은 아이가 대학생이 돼서 내년 5월이면 돌업까지 한다. 걔가 가끔 나를 보살펴주는 전화를 할 때 '내가 정말 잘 살았다'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털어놔 뭉클함을 자아냈다.

이혜영은 "그때 남편한테 '뭘 믿고 나한테 딸을 맡겼냐'라고 물었다. 정말 남편이 아이 교육이나 이런 걸 하루 아침에 나몰라라 하는 거다. 정작 나는 공부도 못했는데. 그래서 더 정신을 바짝 차렸다. 학원이 어디 있는지 다 알아보고, 교과서도 다 봤다. 그러면서 짧은 시간 안에 엄마 노릇을 한 것 같다. 남편이 저를 감시 했으면 더 힘들었을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또한 그는 "그때 3년 동안 아이 과외했던 선생님이 떠나면서 '아이가 엄마 굉장히 많이 시험했던 거 아시냐'라고 하더라. 정말 저 엄마가 나를 사랑하는지, 겉으로만 저러는지, 그게 진심인지를 굉장히 많이 나를 다양한 방식으로 시험한 거다. 결국 '우리 엄마는 나를 사랑한다'고 했다더라"라고 말해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혜영은 "그 아이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3년을 살았다는 것도 슬프고, 걔 입장도 슬프고, 나를 시험한 것도 너무 슬프더라. SNS에 제가 항상 웃는 것만 올렸지만 즐거운 것만 있지는 않았다"라고 웃으며 "그래도 남의 자식 키우면서 사는 거 나쁘지 않다. 한번 도전해 볼만 한 일이다. 꽤 괜찮다. 이제는 아이가 다 크니까 방송도 편하게 할 수 있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N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