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있다고 믿어"…싸와니 우툼마 표현한 '랑종' #무당 #신내림(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7.19 13: 45

 “기존에 제가 맡았던 무당 역할과 차원이 다른 캐릭터였다.(웃음)”
태국 배우 싸와니 우툼마가 19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제가 존경하던 반종 감독의 ‘랑종’에 참여하게 돼 정말 정말 기뻤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녀가 무당 님 역을 맡은 ‘랑종’(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노던크로스 GDH)은 태국의 무당 집안에서 3개월간 벌어진 기이한 일을 그린 페이크다큐 형식의 영화다. 한국의 나홍진 감독이 기획하고 제작했으며, 태국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각색 및 연출했다. 반종 감독은 ‘샴’(2007), ’셔터’(2005) 등의 영화로 공포 장르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바. 

우툼마는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감독님의 영화 ‘원 데이’(2016)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섬세하고 강한 분이라 존경했는데 ‘반종’에 출연 제의를 받고 너무 영광스러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제가 합류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너무 기뻤다”라며 “반종 감독뿐만 아니라 다른 스태프도 너무 좋으신 분들이라 천국 같았다”고 표현했다. 님의 조카 밍 역할은 신예 나릴야 군몽콘켓이 맡았다. 
그녀는 나릴야의 발전 가능성을 칭찬하며 “나이가 어리지만 존경스럽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며 “보통 배우들이 캐릭터로 변신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데, 이 친구는 스위치만 켜면 바로 달라져서 연기하더라. 정말 대단했다. 열정적인 신세대 배우라 현장 스태프도 박수를 많이 쳤다”라고 전했다. 
싸와니 우툼마는 태국 연극계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다. 이날 “제가 연극에서 무당 역할을 맡았던 경험은 있었다. 물론 많진 않았지만. 그러나 ‘랑종’ 속 캐릭터는 기존 무당 역할들과 차원이 달랐다. 감독님이 워낙 실력이 있으니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 ‘역시나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기뻤다.”
싸와니는 “반종 감독의 영화 ‘원 데이’에서는 제가 단역이라 단 하루만 촬영을 진행했었다. 또 제가 영화 스태프로 일했던 경험도 있어서 촬영 현장을 구경했었는데 랑종 감독은 다른 감독들과 달리 의사전달이 명확한 분이다. ‘랑종’을 하면서도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좋았다”며 “배우뿐만 아니라 모든 팀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본인의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는 능력을 지녔다. 제가 감독님이 원하는 부분을 토론을 통해 정확히 표현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님이 무당이라 리서치가 필요했다”는 우툼마는 “태국에서 예전에 믿을 만한 무당을 만났던 경험, 유튜브에서 찾은 영상을 통해 무당 님의 행동과 말투에 대해 연구했다. 또한 기도문을 읽을 때도 고민을 했다. 태국 무당이지만 (인도)산스크리트어를 쓰는데, 제가 실제의 무당처럼 보이기 위해 그 부분에 대한 공부를 했고 연습이 필요했다. 감독님과 기도문을 어떻게 하면 잘 읽을 수 있을지 의논했다. 하지만 제가 너무 잘 읽어서 진짜 귀신을 부르진 않을지 무섭기도 했다.(웃음)” 
님 캐릭터에 대해 “처음엔 무당이 되길 원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신내림을 받은 이후 가족, 주민들을 도와줬는데 후반에 가족에게 어려운 일이 생겨서 신에 대한 원망을 하고 자신의 믿음에 흔들림이 생긴다. 그 부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였다”라고 시나리오를 분석한 과정을 들려줬다. 
‘혹시 귀신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물음에 “반종 감독님은 없다고 하셨지만 저는 인간 이외 영혼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인간과 신을 연결해주는, 신과 인간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존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귀신은 있다고 믿는다”라고 대답했다.  
“제가 재료라면, 반종 감독님은 요리사”라고 비유한 그녀는 “‘랑종’의 시나리오 속 가이드 라인은 명확했다. 그러므로 대사가 없거나 적어도 배우들이 길을 잃을 일은 전혀 없었다. 제가 연기 경험이 많아도 작품 속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한데, 감독님이 촬영 순간순간 설명을 해주셨고 가이드를 잘 해주셔서 촬영할 때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었다”고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연출력을 극찬했다. 
‘랑종’ 팀은 촬영 전 워크샵을 진행하며 팀 워크를 다졌다고 한다. 이에 그녀는 “배우들끼리 사전에 많은 교류를 나눴다”면서 “이번 영화에 여러 분야의 실력자들이 모여 의견과 자신의 경험을 교류했다. 제가 감동 받은 부분은 대사 연습을 할 수 있는 방이 있었다는 거다. 제작진이 영화 속 장면과 똑같이 의자를 준비해 주셨다”라고 흡족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랑종’은 이달 14일 국내에서 먼저 개봉해 어제(7월18일)까지 누적 관객수 55만 8552명(영진위 제공)을 돌파했다. 손익분기점 40만을 뛰어넘고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또한 올해 열린 제 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부천초이스 장편 부문에서 ‘랑종’은 작품상을 받았다.
이에 대해 우툼마는 “태국에 앞서 한국에서 먼저 개봉해 반응이 뜨겁다는 소식을 온라인을 통해 접했는데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며 “영화가 개봉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신 한국 관계자분들, 영화를 봐주신 관객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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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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