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장면이 어려웠지만 특히나 후반부가 어려웠어요.”
태국 배우 나릴야 군몽콘켓은 20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의 박재인 안무가 선생님이 보내준 레퍼런스를 봤고 촬영 전엔 반종 감독님과 연습을 많이 했어요. 집에 가서는 제 나름대로 분석하고 연습하며 촬영을 준비했어요”라며 이같이 ‘랑종’에 임한 과정을 밝혔다.
‘랑종’에서 무당 님의 조카 밍으로 데뷔한 나릴야가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시작한다. 데뷔부터 공포 장르영화에서 자신의 분량과 존재감을 단단히 챙긴 무서운 신예 나릴야 군몽콘켓은 도전정신과 깊이감을 두루 갖춘 준비된 인재였다. 올 여름 태국에서 ‘호러퀸’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랑종’(감독 반종 피산다나쿤,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노던크로스 GDH)은 태국 시골마을의 무당 가문에서 3개월 동안 벌어진 기이한 일들을 그린 페이크다큐 형식의 영화. 나홍진 감독이 원안 기획 및 제작을 맡았으며, 태국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각색 및 연출을 진행했다. 반종 감독은 ‘샴’(2007), ’셔터’(2005) 등의 영화로 공포 장르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바.
다섯 번의 오디션을 통해 주인공 밍 역을 따낸 나릴야 군몽콘켓은 “처음에 오디션 제안을 받았을 때는 그 유명한 반종 감독님인지 몰랐다.(웃음) 태국에서는 정말 유명한 감독님이다”라며 “감독님이 제게 ‘밍 역할을 해보라’고 하셨을 때 압박감까지는 아니었지만 어려운 역할이라 걱정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맡아보자 싶었다”라고 출연하게 된 과정을 털어놨다.
이어 나릴야는 “반종 감독님의 연락을 직접 받은 건 아니었고 캐스팅 회사를 통해 연락을 받고 갔다. 최종적으로 밍 역에 선택됐다고 했을 때 정말 기뻤다”며 “어려운 캐릭터지만 제 능력을 시험해보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저는 원래 도전정신이 있다. 정말 최선을 다해 임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나홍진 감독님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라고 들어서 더 기뻤다”라고 덧붙이며 해맑게 웃었다.

“이런 시나리오는 처음 접해봤다”고 입을 뗀 그녀는 “무속신앙이 기본으로 깔려 있어 진짜 같더라. 시나리오를 읽으며 저도 빠져들었다. 제가 리얼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자율적으로 맡기면서도, 감독님이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저는 후반부에 들어서며 밍에게 귀신, 악령이 함께 있다는 걸 항상 생각했다. 인간으로만 보이거나, 악령으로만 보이면 실패이기 때문에 저는 인간과 귀신 두 가지가 공존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이달 14일 국내 극장에서 먼저 개봉한 ‘랑종’은 어제(19일)까지 59만 4620명(영진위 제공)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코로나로 사태로 인해 태국 극장 개봉일은 미정이다.

한국에서 흥행했다는 소식을 접한 그녀는 “정말 정말 기쁘다.(웃음) 요즘 제 개인 SNS를 통해 한국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랑종’을 보신 한국 관객들께서 응원의 메시지, 칭찬의 메시지를 보내주고 계신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잘 될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예상을 못 해서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랑종’의 시나리오가 시작부터 흥미로웠다는 그녀는 “디테일한 대사보다 전체적인 흐름이 강조돼 정말 재미있었다”라고 평했다.
나릴야는 “밍은 인간 세상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기에 많은 공부가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반종 감독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밍의 표정에 관한 레퍼런스를 주시기도 했다. 감독님과의 대화를 통해 밍을 소화할 수 있었다”라고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밍 캐릭터에 대해 그녀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집중력이었다. 보통의 인간이 아닌,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존재를 연기로 표현해야했기에 최대한 집중했다”며 “최고의 안무가 선생님이 조언을 해주셨고 반종 감독님과 사전에 많은 얘기를 통해 집중할 수 있었다”고 완벽에 가까운 준비를 통해 캐릭터를 완성했다고 털어놨다.
특히나 밍의 움직임에 집중했다는 그녀는 “(앞서 얘기했듯)박재인 안무가님에게 도움을 받았고, 반종 감독님과 논의하며 촬영에 임했다. 또한 제가 요가를 하며 동작을 연구하기도 했다”라고 캐릭터를 만든 과정을 덧붙였다. 나릴야는 순수한 20대 숙녀에서 접신으로 인해 피폐해진 여성 사이를 오가며 무섭게 얼굴색을 바꾼다.
“촬영 전 분장을 한 제 모습을 봤을 때 너무 무서웠다.(웃음) 분장팀이 워낙 분장을 잘해주셨고 촬영장 세팅도 잘돼 있었다. 제가 원래 겁쟁이고 무서운 영화를 잘 못 봐서 그런지 저는 다 무서웠다. 특히 저는 귀신이 있다고 생각해서 더 무섭더라.(웃음)”
이번 영화가 데뷔작인 나릴야는 연기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고,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최근 다짐한 것은 공부를 많이 하는 배우가 되자는 것.
“14~15살 때부터 광고 촬영을 했었다. 그때는 어렸지만 힘들다기보다 재미있고 그 순간이 행복했었다. 이후 청소년 드라마 오디션을 보며 '내가 연기를 사랑하고 내 인생 직업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연기자가 사회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걸 느끼며 더 좋아하게 됐다. 앞으로 더 많은 연기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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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