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송돼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드라마 ‘방법’이 새로운 인물들을 추가하고, 좀비의 능력을 키우는 등 고유의 세계관을 확장하고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드라마에 이어 영화도 관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이달 28일 개봉을 앞둔 영화 ‘방법: 재차의’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각본을 쓴 연상호 감독과 연출을 맡은 김용완 감독, 그리고 배우 엄지원 정지소 오윤아가 참석했다. 오윤아는 영화판 ‘방법: 재차의’에 새롭게 추가된 인물이다.
‘방법: 재차의’(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키이스트, 배급 CJ ENM)는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에 의한 연쇄살인사건을 막기 위해 미스터리의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렸다. 드라마와의 연속성을 위해 엄지원이 기자 임진희 역을, 정지소가 방법사 백소진 역을 다시 한번 맡았으며 오윤아는 대형 제약회사 상무 변미영으로 분했다.

영화는 3년 후의 시점에서 출발한다. 말도 없이 홀연히 떠난 소진을 그리워하던 진희. 그녀는 탐사채널 ‘도시탐정’을 운영하며 다양한 사건의 진실을 캐기 위해 고군분투 하며 살아간다. 라디오에 출연했던 어느 날, 자신은 살인사건의 진범이라고 밝힌 한 남자가 ‘임진희 기자와 생방송으로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도발한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생중계 인터뷰에서 범인은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에 의한 3번의 살인을 예고해 또 한 번 충격을 선사한다. 첫 번째 살인이 예고된 당일, 시체 재차의 군단은 제약회사로 달려가 살인 예고 대상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것의 배후가 있음을 직감한 임 기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제약회사가 숨긴 진실에 다가가는데…
각본을 쓴 연상호 감독은 드라마 ‘방법’에서 타깃을 살인했던 방법술 등 주요 소재와 캐릭터들을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살아난 시체라는 재차의를 덧붙였다.

연 감독에 따르면 용재총화라는 책에 등장하는 재차의는 손과 발이 검정색이고 사람의 말을 그대로 할 줄 아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연상호 감독은 “백소진(정지소)의 근사한 컴백을 생각했다. 멋진 컴백을 고민하다가 떠오른 게 ‘방법: 재차의’라고 하는 이야기였다. 속도감 있고 힘 있는 이야기라 드라마보다 영화로 만들어지는 게 낫겠다 싶었다. 이야기의 중요한 변곡점으로서 이 서사가 좋겠다 싶었다”고 영화화한 이유를 전했다.
이어 “재차의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것은 다른 요괴들은 단순 설명에 그쳤다면, ‘미신을 우리가 처리했다’는 식으로 적혀있더라. 시체를 살리는 흑마술을 검색하다가 인도네시아 두꾼까지 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드라마에서는 혐오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면, 영화에서는 위계사회를 얘기했다”고 첨언했다.

연 작가의 시나리오를 연출한 김용완 감독은 “연상호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부터 영화까지 글을 보면 읽는 재미가 있다. 그 다음에 드는 생각은 ‘이걸 어떻게 찍지?’ 하는 난감함이다. 작가님도 연출을 하시고 저보다 선배인데, 제가 모르는 부분은 팁을 많이 주셨다”며 “(드라마에 이어 영화로) 연상호 작가와 작업하면서 열어놓고 다양한 방법으로 연출을 했다. 글을 보고 새롭게 도전했다”고 전했다.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재차의라는 요괴를 디자인하기 위해 안무팀, 무술팀이 논의를 많이 했다. 한 동작을 만들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했다”고 털어놨다. ‘방법: 재차의’에서는 살아난 시체가 운전, 대화, 업무 등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일까지 소화한다. 사람을 물고 뜯을 줄만 알았던 좀비가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발전한 셈이다.
이에 김 감독은 "주술사에게 조종 당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며 (목표물을) 돌파해 나간다. 기존의 좀비와 달리 운전도 하고 말도 한다"며 “관객들이 ‘좀비 영화는 이렇지?’라고 예상하시는 것을 뛰어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재미있게 보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한국형 좀비와 인도네시아의 주술이 더해져 독특한 존재로 재탄생한 ‘재차의’가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길 수 있을지 궁금하다. 러닝타임 1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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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