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중계 논란, 박성제 사장 사과 기자회견 "피해국 대사관에 메일"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1.07.26 16: 04

MBC 박성제 사장이 직접 나서서 2020 도쿄올림픽 중계 사고 논란에 사과했다. 
26일 MBC는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MBC 박성제 사장이 참석해 최근 불거진 2020 도쿄올림픽 중계 사고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 
앞서 MBC는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과 남자 축구 예선전 등을 중계하며 방송사고로 물의를 빚었다. 먼저 23일 올림픽 개회식에서는 일부 국가 선수단이 입장할 때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 등을 사용했다. 우크라이나 선수단 때는 폭발사고가 있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진을, 엘살바도르 선수단이 등장할 때는 최근 현지 공식 화폐로 지정됐으나 거래 정지 등의 이유로 경제 위기를 초래한 비트코인 사진을 사용한 것. 심지어 아이티 선수단 소개에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현지의 암담한 정치 상황을 소개글로 설명했다. 

논란 직후 MBC를 향한 강한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에 MBC는 24일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우크라이나, 아이티 등 국가 소개 시 부적절한 사진이 사용됐다. 이 밖에 일부 국가 소개에서도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이 사용됐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해당 국가의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또한 추가 입장을 통해 "국가별로 입장하는 선수단을 쉽게 소개하려는 의도로 준비했지만 당사국에 대한 배려와 고민이 크게 부족했고, 검수 과정도 부족했다"라며 재차 사과했다. 
그러나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25일 남자 축구 B조 예선전 중 우리나라와 루마니아의 경기 중간 상대 팀 선수 마린의 자책골에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이 등장한 것. 상대 선수를 조롱하는 듯한 자막이었다. 급기야 루마니아 축구 협회는 공식 SNS를 통해 "MBC가 자막으로 마린의 부끄러운 순간을 조롱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치러진 기자회견에서 박성제 사장은 먼저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저희 MBC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 재난 상황 속에서 열린 올림픽의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 올림픽 정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참가자들을 존중하지 못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지난 주말은 제가 MBC 사장에 취임한 이후 가장 고통스럽고 참담한 시간이었다"라며 "특정 몇몇의 제작진에 징계를 내리는 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건이기도 했다. 철저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도 반드시 지게 하도록 하겠다.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 나서겠다"라고 했다. 
나아가 그는 "내부 규정을 더 확실히 하고 철저한 심사 시스템을 완성해서 자고 재발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 특히 스포츠뿐만 아니라 모든 콘텐츠를 제작함에 있어 인권과 성 평등 인식을 제대로 규범 하는 제작 의식이 철저히 잡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동안 우린 콘텐츠 강화 등에만 힘써왔지만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는 걸 지금에서야 알게 됐다.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피해 국가에 대한 사과 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미 저희가 실수를 범한 나라에 대해선 대사관을 통해 사과의 말을 전한 상태"라는 것. 다만 그는 "대부분의 직원이 코로나19 상황으로 재택근무 중이기에 메일로 보냈다"라며 "아이티 대사관은 국내에서 이미 철수했기 때문에 아직 전달하진 못했다.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외신들에게도 추후 사과문과 영상을 보내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논란을 빚은 중계 제작진에 대한 조사 상황도 드러났다. 박성제 사장은 "현재 1차적인 조사는 마무리한 상태"라며 "추가적인 조사 중에 있다"라고 말했다. 단 "어떤 분들이 어떤 역할을 했고 이 정도의 조사만 끝난 상태"라며 "완벽하게 조사를 하기엔 아직 시간이 부족했다"라고 했다.
박성제 사장은 "일부는 업무에서 배제됐으며 일부는 현재까지도 조사를 받는 중"이라며 "또 일부는 중계와 관련된 업무를 진행 중이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현실적으로 모두를 배제할 순 없었다"라며 "앞으로 더 강도 높은 특별 감사와 진상조사 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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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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