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중진일보 기자 임진희(엄지원 분)는 회사를 떠나 독립채널 도시탐정을 운영하고 있다. 선후배 기자들은 자신만의 방식대로 심층 취재를 하는 그녀를 놓고 뒷담화를 하지만, 취재력 만큼은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하는 냉철한 진희에게 방법사 백소진(정지소 분)은 아픈 손가락이다. 3년 전 말도 없이 사라진 소진의 행방을 추적하며 그리워하던 진희는 생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이상한 전화 한 통을 받는다. “내가 바로 살인사건의 진범”이라고 밝힌 의문의 남자(조한철 분)는 임 기자와 단독으로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도발한다. 모두의 주목 속에 진행된 생중계 인터뷰에서 그는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에 의한 3명의 살인을 예고한다. 재차의들의 살인 타깃은 대형 제약회사 회장과 간부들이다.

영화 ‘방법: 재차의’(배급 CJ ENM, 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키이스트)는 지난해 안방극장에 방송돼 마니아층을 형성한 드라마 ‘방법’의 서사를 확장한 작품이다. 드라마 마지막 회에서 백소진이 말도 없이 사라졌었는데, 소진은 국내외를 돌며 3년간의 수련 과정을 거쳐 한층 업그레이드 된 능력으로 귀환했다.
드라마 ‘방법’과 영화 ‘방법: 재차의’는 모두 다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김용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드라마에서는 한자이름과 소지품, 사진을 이용해 저주를 내리는 ‘방법술’에 집중했다면, 영화에선 두꾼이 흑마술로 시체를 되살려 타깃 살인을 하는 ‘재차의’의 존재를 소개했다. 그러므로 드라마를 보지 않았어도 영화를 보는 데 문제가 없다.
한국형 좀비와 인도네시아의 주술이 더해져 독특한 존재로 재탄생한 재차의가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무당, 굿, 신점 등 한국형 주술 소재를 더 선호하는 관객들이라면 재차의의 존재가 시시하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두운 회색 망토를 쓰고 타깃을 향해 무섭게 돌진하는 재차의의 액션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도로 위에서 펼쳐진 분노의 카체이싱, 계단 액션 등이 화려해 시선을 붙잡는다.
각본을 맡은 연상호 감독은 “드라마 ‘방법'에서는 혐오 세계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 영화 ‘방법’에선 위계 사회에 대해 이야기 했다”고 밝혔던 바. 재차의라는 존재가 왜 탄생하게 됐는지 영화의 결말을 보면 알 수 있다.
강자는 흔히 약자를 돈이 필요한 존재로 환원한다. 하지만 약자의 시선이 주는 수치심의 깊이를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연상호 감독과 김용완 감독은 권력형 문제는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러닝타임 1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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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