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지루하고, 위험한 시기에 마음의 시름과 무거운 짐을 작게나마 덜어드렸으면 좋겠다. 저희 영화가 그런 작품이라 확신한다.”
차승원은 2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CGV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싱크홀’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한여름의 무더위 속에 즐거움을 드릴 영화라 확신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 김혜준, 권소현, 남다름 등이 호흡을 맞춘 영화 ’싱크홀’(감독 김지훈,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더타워픽쳐스)은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 버스터.
연출을 맡은 김지훈 감독은 “이번엔 재난보다 좀 더 인간적인 모습에 집중했다. 관객들에게 긍정적인 희망을 전달하려고 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앞서 그는 재난영화 ‘타워’(2012)를 선보였던 바. 싱크홀에 빠진 위험천만한 재난 속에서도 인물들은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살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친다. 그 과정에서 잔잔한 유머와 개그가 녹아있다.

이어 김 감독은 “제게 싱크홀이라는 자체가 영화적으로 재미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가보지 않은 곳이기에 상상을 통해 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지하 500m 안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조대가) 구조하기도 어렵고 스스로 살기도 어려운 깊이지만,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나올 수 있는 공간이 아닐까 싶었다”고 설명을 보탰다.
만수 역을 맡은 차승원은 “‘싱크홀'의 시나리오 완성도가 좋았다. 제가 캐릭터를 특별하게 준비했다기보다 상황이 캐릭터를 만들어줬다. 저와 호흡한 인물들이 제 캐릭터를 완성해줬다”라고 전했다.

김성균은 11년 만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가장 동원을 연기했다. 이날 그는 “실제 제 아들과 수찬 역할을 맡은 아역배우가 또래다. 그래서 그런지 현장에서도 수찬이가 마치 아들처럼 느껴졌다. 촬영하는 순간, 아들처럼 느껴져서 감정 몰입에 도움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동원과 수찬의 부성애가 눈시울을 붉힌다.
그러면서 자신이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보통 사람, 평범한 인물을 그리기 위해 집중했다”라고 밝혔다. 동원의 아내 영이 역의 권소현은 “제 전작이 너무 다크했다. 제가 원래 갖고 있는 밝은 면, 위트, 사랑스러움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싱크홀’이 너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주저없이 선택했다”라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서울의 여느 빌라 한 동과 주민들이 어느 날 갑지가 싱크홀에 빠진 상황. 랜턴을 켜고 주위를 둘러봐도 보이는 것이라곤 오직 무너진 건물의 잔해, 머리 위 까마득하게 보이는 하늘 뿐. 뉴스에서도 간간이 접할 수 있었던 싱크홀 상황이 허황되지 않은 소재로 다가오며,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재난이라는 것을 실감케 한다.
김 대리를 연기한 이광수는 “현장에서 대본을 보며 캐릭터를 잡아갔다”며 “초반엔 김 대리가 얄미운데 상황으로 인해 점차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싱크홀 아래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인물들은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계속되자 결국 생존 본능을 발휘하여 싱크홀을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달라도 너무 다른 네 인물이 살아남겠다는 일념 하에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싱크홀’의 관전 포인트.
이들은 재난 상황의 설정상 그린 스크린이나 흑벽 세트에서 촬영하면서 몰입감을 더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이광수는 “촬영할 때 이렇게 어려운 상황(코로나 팬데믹)이 올지 몰랐다. 요즘 같은 시기에 영화를 통해 웃으시고 감동을 받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인턴 사원 은주 역의 김혜준도 “제가 캐릭터를 만들었다기보다, 주변 상황 속에서 은주가 어떤 판단을 하는지 그것에 집중하며 표현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간담회가 진행될 때도 촬영 중 쌓인 케미스트리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재난에 유쾌한 유머를 넣는다는 게 어려운데 배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 덕분에 제가 도움을 받았다”며 “‘재난 속에서 어떻게 빠져나갈까’, ‘우리가 재난에 빠졌을 때 어떻게 하면 살아나갈 수 있을까’ 같이 고민했다. 배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제가 편하게 했다”라고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관객들을 만나뵙길 바란다. 관객 한 분이 소중하고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 작은 영화지만 관객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
개봉은 이달 11일. 러닝타임 1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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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