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기까지 무려 11년. 동원(김성균 분) 영이(권소현 분) 부부는 이제는 전보다 편안하게 살 수 있겠다는 기대를 걸고 새로 이사한 집 꾸미기에 여념이 없다. 가족애도 한층 깊어진 상황.
동원은 회사 동료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첫 집들이를 여는데, 이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전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다. 약해진 지반과 무리한 공사로 인해 싱크홀이 생긴 것이다. 동원과 그의 회사 후배 김 대리(이광수 분), 인턴사원 은주(김혜준 분), 그리고 동네주민 만수(차승원 분) 승태(남다름 분) 부자는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싱크홀’ 팀은 2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싱크홀’의 언론배급시사회를 열고 영화의 제작기를 전했다.

김지훈 감독의 ‘싱크홀’(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더타워픽쳐스)은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 버스터. 김지훈 감독의 ‘타워’(2012) 이후 9년 만의 복귀작이다.
김 감독은 “재난보다 인간적인 모습에 집중했다. 관객들에게 긍정적인 희망을 전달하려고 했다”며 “제게 싱크홀은 영화적으로 재미있는 공간이었다. 가보지 않은 곳이었기에 상상을 통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과 제작진은 그린 스크린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지상 세트의 사전 제작 단계부터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5개월간 빌라 및 각종 편의시설 등 총 20여 채의 건물을 지어 대규모 세트를 제작했다. 또한 싱크홀 발생 이후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지하 500m 지반의 모습을 담은 대규모 암벽 세트를 제작하기도 했다.

만수 역의 차승원은 “‘싱크홀’은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너무나 좋았던 영화였다. 제가 특별히 캐릭터를 준비했다기보다 상황이 캐릭터를 많이 만들어줬다”며 "저와 같이 호흡했었던 배우들의 캐릭터가 서로 잘 어우러지면서 완성될 수 있었던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만수의 아들 승태 역의 남다름은 “재난 상황을 겪고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며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에 중점을 뒀다”고 캐릭터를 연기로 표현한 과정을 전했다.

영화의 초중반부터 재난이 시작돼 긴장감을 조성한다. 영화는 재난영화의 장르 법칙을 충실히 따르며, 다양한 위기 상황을 그려낸다. 포인트는 만수와 동원, 김 대리와 인턴사원들의 창의적인 위기 탈출 방법. 이를 통해 영화는 관객에게 공포와 스릴,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이외에도 싱크홀에 빠진 사람 모두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구하겠다는 사람들의 책임감이 돋보인다.
‘싱크홀’은 꽤나 시의적절한 재난영화로 느껴진다. 하지만 그 원인에 대해 말하거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기보다 재난 현장의 블록버스터와 그것과 맞서 싸우는 평범한 사람들의 영웅적인 면모가 부각된다.
은주 역의 김혜준은 "열심히 찍었는데 힘든 시기에 조금이나마 작은 즐거움과 위로가 되어드리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싱크홀’의 개봉은 오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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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박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