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시면 아마 저를 응원하실 거다.(웃음)”
배우 황정민이 5일 오후 서울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관객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면서 아마 저를 응원할 거 같다. 그래서 저는 자신이 있다. ‘인질’에 많은 응원을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날 롯데시네마에서 이달 18일 개봉을 앞둔 새 영화 ‘인질’(감독 필감성, 제공배급 NEW, 제작 외유내강 샘컴퍼니)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황정민과 필감성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인질’은 톱스타 황정민(황정민 분)이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과정을 그린 리얼리티 액션 스릴러. 황정민이 실제 자신의 생각 및 가치관, 일상 생활 습관 등을 일부 반영해 인기 배우 황정민을 연기했다. 가상으로 만든 캐릭터이지만 황정민의 성격이 적지않게 반영된 인물이다.

필감성 감독은 “제가 예전에 실화 다큐에서 ‘톱스타가 납치됐다가 하루 만에 돌아왔다’는 내용을 접했다. 이를 한국에서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에 떠올리게 됐다”라고 각색하고 연출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황정민 배우만이 이 캐릭터를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유행어가 많아서 관객들이 보시기에 ‘내가 아는 황정민이 잡혀있다’는 착각을 드릴 수 있을 거 같았다”고 덧붙였다.
황정민은 “제가 제작기 영상에서도 말씀을 드렸는데 제가 납치를 당해본 적이 없지 않나.(웃음) 납치를 당했다고 상상하면서 전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캐릭터를 설정했다”며 “차라리 가상의 인물이었다면 제가 감정을 조절하고 만들 텐데 진짜인지, 가까인지, 헷갈린 상황에서 만들어내는 게 더 어려웠다”라고 캐릭터를 구축한 과정을 전했다.
이 영화에는 황정민, 류경수, 이호정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이날 황정민은 “제가 아무리 작품을 많이 했어도 ‘인질’ 속 황정민은 저도 처음이다. 다가가기 어렵고 연기하기 어렵다. 저도 그 친구들에게 도와달라고 했다.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그 친구들보다 영화를 많이 찍어봤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화면에 더 잘 나올 수 있는지다. 저는 그 부분만 알려준 거다. 캐릭터의 감정에 관한 것은 스스로 해결해야 해서 저도 어려웠다. 그래서 촬영 전부터 배우들과 얘기를 많이 나눴다. 결과적으로 같이 술을 많이 마시며 얘기를 많이 나눴다.(웃음)”고 했다.

필감성 감독은 “실력은 있지만 스크린에서 덜 알려진 배우를 찾고자 했다. 프리 프로덕션 기간에 약 1000명이 넘는 배우들을 만났다. 그렇다고 무작정 만나 본 게 아니라 추천받은, 인정받은 배우들을 만났다”라며 “최종 오디션 단계에서 황정민 선배와 대사를 하면서 배우들과의 호흡을 맞춰보며 함께할 배우들을 선정했다”라고 캐스팅 과정을 전했다.
이어 황정민은 “저는 철저하게 저로서 연기를 했다. 물론 이야기, 대본 안에서는 철저하게 황정민으로서 연기했다”라고 실제 자신의 성향과 일상을 캐릭터에 크게 반영했다고 밝혔다. 납치를 가정한 뒤 자신이 느끼고 행했을 모든 것들을 거짓없이 녹여냈다는 의미다.
“촬영 전에 많은 논의를 했다”는 필감성 감독은 “리허설을 계속 하면서 서로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그래서 촬영이 더 수월했다. 황정민 선배가 완벽하게 이해하고 들어왔기 때문에 저는 연출이 필요없겠다 싶었다. 모니터를 경의롭게 지켜봤던 생각이 난다”고 촬영기를 떠올렸다.
황정민 캐릭터를 만든 황정민은 “범인들과 인질 사이에 조화로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만 겁에 질리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저와 범인들 사이에 뿜어져 나오는 아이러니가 잘 보일 때 관객들에게 긴장을 줄 수 있을 거 같았다”고 작품을 만들어나간 과정을 설명했다. 인질범으로 배우 류경수, 이호정, 정재원, 이규원 등이 캐스팅 됐는데 네 사람이 뿜어낸 다크한 에너지가 상당하다.

이로 인해 ‘인질’은 인질범들과 인질간의 극한의 액션이 펼쳐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의 연속이다. 이에 황정민은 “물론 연기하면서 다치기도 했다. 그건 어쩔 수 없다. 또 제 몸에 묶은 밧줄은 정말 세게 묶었다. (그래서 납치된 상황 속)감정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필감성 감독은 액션 및 카체이싱에 대해 “짧고 굵게 보여주고자 했다”며 “주말에 조용한 공간에서 지나가는 차들의 길을 막고 찍었구나,라고 생각하시지 않게 ‘맨 인 블랙’에 나오는 블랙박스 영상처럼 표현하고 싶었다. 레퍼런스를 보면서 파괴적인 카체이싱 장면을 만들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황정민은 “실제의 황정민이 납치됐다고 상상을 해봤는데 만약에 저였다면 (영화 속 배우 황정민보다) 더 잘싸웠을 거 같다.(웃음) 영화에선 살고자 하는 몸부림이다. 합을 짜는 것보다 실제처럼 보이고자 했다. 물론 합을 짜긴 했지만, 안 그러면 다치기 때문에, 합이 없는 싸움처럼 보이고자 했다”라고 생존 액션에 대해 설명했다.
황정민 뿐만 아니라 신인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인다. 이에 황정민은 “제가 말하고 싶어서 입이 간질간질했다. 관객분들이 보시고 판단하실 거 같다"며 "저는 이 후배들과 촬영하면서 ‘연기는 잘하고 있다. 영화가 개봉하면 사람들에게 칭찬받을 거다’라는 얘기를 해줬다”고 뒷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다만 흥행에 대해서는 걱정이 크다고. “이런 시기라 더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보란 듯이 더 잘되고 싶다”고 웃으며 털어놨다. 이달 18일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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