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황정민이 황정민 했네…류경수 맹활약 [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8.06 12: 05

 국내 영화계를 주름잡으며 각종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쓴 배우 황정민(황정민 분)은 오늘도 바쁘다 바뻐. 낮에는 신작 영화의 제작보고회에 참석했고 밤에는 감독, 스태프와의 뒤풀이 자리까지 이어져 심신이 지칠대로 지쳤다. 술 기운으로 인해 얼굴이 빨간 것은,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 같은 내일…그럼에도 ‘톱배우’ 황정민은 팬들과 관객들을 위해 일상의 매너리즘에서 빠져나올 힘을 얻는다.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평소에도 매니저 없이 다니던 ‘소탈한’ 황정민은 이날 저녁에도 홀로 귀가하는 편을 택했다. 쓸데없는 권위의식이나 그 흔한 스타병도 없는 편.(실제의 황정민도 그렇다.) 그러나 “황정민씨 팬이다. 사진 좀 찍어달라”고 시비를 거는 취객 남성들과 길거리에서 만나 얼굴을 붉히고, 정민은 치밀어 오른 화를 가까스로 누른 채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린다. 
영화 스틸사진

‘인질’(감독 필감성, 제공배급 NEW, 제작 외유내강·샘컴퍼니)은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과정을 그린 리얼리티 액션 스릴러를 표방한다. 황정민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가상의 톱스타 황정민을 연기했다. 그러나 황정민은 실제 자신의 성격 및 가치관, 생활방식 등을 캐릭터에 녹여내 리얼리티를 높이고자 했다. 
황정민은 무사히 집으로 들어가는 듯했으나, 아까 만난 그 취객들이 따라와 그를 아지트로 데려갔다.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황정민이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돈 많은 톱배우에게 앙심을 품은 인질범들은 돈을 요구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위협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끌려온 정민. 얼굴과 이름이 알려져 억울한 황정민은 과연 모든 위험에서 벗어나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영화 스틸사진
‘인질’은 영화 ‘무사’(감독 김성수·2001) 연출부 출신인 필감성 감독이 단편영화 ‘어떤 약속’(2011) 이후 내놓은 첫 상업 장편 데뷔작이다. 사이코패스 성향의 인질범들에게 잡혀 어느 산 속 창고에 홀로 남겨진 황정민이 극한의 상황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그리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결과를 쟁취해낸다는 설정은 흥미롭다.
배우 황정민이 “내가 만약에 납치됐다면 영화 속 황정민처럼 했을 거 같다”고 얘기했으니, ‘인질’에서 그가 하는 행동들을 기대해봐도 좋겠다. 여러 가지 사건, 낯선 인질범들과 얽키고설킨 황정민의 선택을 예상해 보는 재미 또한 있다.
영화 스틸사진
황정민을 중심으로 류경수, 이호정, 정재원, 이규원 등의 배우들이 빚은 연기 시너지가 대단하다. 연기력은 갖췄지만 얼굴과 이름이 다소 덜 알려진 이들을 전면에 내세워 신선함을 챙겼다. 인질범 배역을 소화해낸 네 사람이 각자의 몫에 충실한 덕분에 극의 시너지를 형성한다는 지점은 고무적이다. 여기에 배우 박성웅이 특별출연해 황정민과 ‘브라더~ 케미’를 완성했다. 
범죄 액션 스릴러 영화에 새롭고 현란한 기술은 없지만, 가장 기본적인 도구만으로 흠 없이 매끈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독창적이라기보다 단단하고 확실하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 듯싶다.
러닝타임 94분. 개봉은 이달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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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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