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좀비의 시초, 연상호 감독의 논스톱 상상력 '방법: 재차의' [코로나 4차 유행 속 대개봉①]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8.08 12: 30

 올해 극장 상황은 코로나19가 발발한 지난해와 또 다르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2021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관객수는 2002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2%(1239만 명↓) 감소했다. 이는 2004년 이후 역대 최저치.
또한 올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18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875억 원↓) 하락했다. 이는 2005년 기록 이후 역대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영화(외화 제외) 관객수만 따지면, 상반기에 총 382만 명이 극장을 찾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0.9%(1617만 명↓)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은 3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8%(1361억 원↓) 떨어졌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지난해에 비해 42.6%p 감소한 19.1%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코로나 3차 대유행 여파로 규모 있는 한국영화의 개봉이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한국영화 관객수와 매출액이 감소한 것이다.
올 상반기 한국영화를 찾은 관객들이 줄어든 가운데, 코로나 4차 대유행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극장가에 또 한번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2일부터 실시된 코로나 4차 대유행이라는 복병을 만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모가디슈’(감독 류승완)가 선전하고 있지만 예년에 비해 관객 증가 속도가 더디다.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정부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2주간(~8월22일) 재연장키로 했다. 이로써 여름 성수기에 무려 6주나 가장 강력한 방역조치가 적용된 셈인데, 이 시기에 올 여름 텐트폴 영화 2편이 개봉했고 2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영화계, 영화인들의 걱정과 고통을 가중시키는 현실이지만 관객들에게 영화적 재미를 선사하고 싶다는 절박한 의지가 느껴진다.
지난 7월 28일 ‘모가디슈’와 ‘방법: 재차의’(감독 김용완)가 개봉했고 이달 11일에는 재난버스터 ‘싱크홀’(감독 김지훈)이, 18일엔 범죄 액션 ‘인질’(감독 필감성)이 관객들을 만난다.
백신을 맞아도 돌파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방심은 금물이지만 마스크 착용 및 손씻기, 거리두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잘 지킨다면 극장이 결코 위험한 장소는 아니다. 어려운 시기에 관객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영화 스틸사진
# ‘K-좀비’ 열풍의 시초 ‘부산행’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 ‘재차의’
줄거리: 중진일보 기자 임진희(엄지원 분)는 회사를 떠나 독립채널 도시탐정을 운영하고 있다.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하는 냉철한 진희에게 방법사 백소진(정지소 분)은 아픈 손가락이다. 3년 전 말도 없이 사라진 소진의 행방을 추적하며 그리워하던 진희는 생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이상한 전화 한 통을 받는다. “내가 바로 살인사건의 진범”이라고 밝힌 의문의 남자(조한철 분)는 임 기자와 단독으로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도발한다. 모두의 주목 속에 진행된 생중계 인터뷰에서 그는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에 의한 3명의 살인을 예고한다. 회색 망토를 쓴 재차의들이 노린 타깃은 바로 대형 제약회사 회장과 간부 2명. 진희는 재차의들이 주술사의 조종을 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돌아온 방법사 소진의 도움을 받는다. 
영화 스틸사진
영화의 시간과 배경은 드라마의 엔딩 시점에서 3년이 흐른 후. 입원했던 소진이 진희에게 말도 없이 사라졌었는데, 그동안 그녀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에 관한 사연이 밝혀진다. 다시 만난 소진과 진희는 재차의의 실체와 그들을 조종하는 근원적 존재, 두꾼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드라마 ‘방법’(2020)에 이어 진희와 소진의 워맨스가 돋보인다. 영화 ‘방법: 재차의’(배급 CJ ENM, 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키이스트)는 지난해 안방극장에 방송돼 마니아층을 형성한 드라마 ‘방법’의 서사를 확장한 작품이다. 위계 사회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는 연상호 감독은 결재 서류의 서명 순서대로 연쇄살인이 벌어지는 상황을 그려,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짚었다. 한계 없이 뻗어나가는, 연상호 감독의 만화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김용완 감독이 드라마에 이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아, 재차의들의 존재감을 살려 화면에 속도감 있게 구현했다. 러닝타임 1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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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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