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극장 상황은 코로나19가 발발한 지난해와 또 다르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2021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관객수는 2002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2%(1239만 명↓) 감소했다. 이는 2004년 이후 역대 최저치.
또한 올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18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875억 원↓) 하락했다. 이는 2005년 기록 이후 역대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영화(외화 제외) 관객수만 따지면, 상반기에 총 382만 명이 극장을 찾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0.9%(1617만 명↓)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은 3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8%(1361억 원↓) 떨어졌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지난해에 비해 42.6%p 감소한 19.1%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코로나 3차 대유행 여파로 규모 있는 한국영화의 개봉이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한국영화 관객수와 매출액이 감소한 것이다.
올 상반기 한국영화를 찾은 관객들이 줄어든 가운데, 코로나 4차 대유행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극장가에 또 한번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12일부터 실시된 코로나 4차 대유행이라는 복병을 만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모가디슈’(감독 류승완)가 선전하고 있지만 예년에 비해 관객 증가 속도가 더디다.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정부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2주간(~8월22일) 재연장키로 했다. 이로써 여름 성수기에 무려 6주나 가장 강력한 방역조치가 적용된 셈인데, 이 시기에 올 여름 텐트폴 영화 2편이 개봉했고 2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영화계, 영화인들의 걱정과 고통을 가중시키는 현실이지만 관객들에게 영화적 재미를 선사하고 싶다는 절박한 의지가 느껴진다.
지난 7월 28일 ‘모가디슈’와 ‘방법: 재차의’(감독 김용완)가 개봉했고 이달 11일에는 재난버스터 ‘싱크홀’(감독 김지훈)이, 18일엔 범죄 액션 ‘인질’(감독 필감성)이 관객들을 만난다.
백신을 맞아도 돌파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방심은 금물이지만 마스크 착용 및 손씻기, 거리두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잘 지킨다면 극장이 결코 위험한 장소는 아니다. 어려운 시기에 관객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황정민, 이번엔 생존을 위한 액션 기술 대방출
줄거리: 서울 청담동의 한 극장에서 영화의 제작발표회를 마친 배우 황정민(황정민 분)은 스태프와의 뒤풀이 자리까지 참석한 후 밤이 돼서야 귀가한다. 에코백 하나 달랑 메고 매니저 없이 소탈하게 귀가하던 황정민은 뜻하지 않게 취객들과 시비가 붙지만, 사건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침착하게 상황을 정리한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의도적으로 접근한 그들의 아지트로 끌려가면서, 인질이 된 황정민은 목숨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인다. 인질범들에 맞서 기지를 발휘한 그는 결국 포박을 풀고 뛰쳐나가는데…과연 황정민은 톱스타의 화려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인질’(감독 필감성, 제공배급 NEW, 제작 외유내강)은 괴한에 납치된 인기 배우가 스스로 극한의 상황을 벗어나려고 애쓰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무엇보다 황정민이 황정민을 연기했다는 설정은 흥미롭다. 실제로 황정민이 납치됐던 경험은 없지만, 자신의 성격과 평소 스타일을 반영해 가상의 스타 ‘황정민’을 창조해냈다. 황정민이 가상의 인물을 연기할 수도 있었겠으나 자신의 이름을 빌려 리얼리티를 살리고, 관객들의 몰입도를 한층 더 높이려고 의도한 것이다.
지난해 8월 극장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황정민 주연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 이후 1년 만의 신작.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영화를 흥행으로 이끌었던 그이기에 올해도 저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황정민과 ‘부당거래’(2010) ‘베테랑’(2015) ‘군함도’(2017) 등을 함께한 영화제작사 외유내강의 작품이다. 러닝타임 9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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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