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못 따면 어때?’...입상 좌절됐지만 꿈과 희망을 남긴 韓 별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21.08.08 13: 26

한 뼘 차이로 입상의 꿈은 좌절됐지만, 찬란한 희망을 남긴 한국 선수들이 있다.
지난달 23일 막을 올린 2020 도쿄 올림픽이 8일 오후 8시 열리는 폐회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한다. 
한 끗 차이로 시상대에 오르진 못했지만, 메달만큼이나 값진 ‘꿈’과 ‘희망'을 남긴 한국의 입상 실패자들이 있다.

▲ 금메달만큼 우아한 우하람의 다이빙
우하람(23,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이번 대회서 '한국 다이빙 간판’의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짊어졌다.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서 한국 다이빙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행 무대를 밟고 출전한 2번째 올림픽.
우하람은 기대에 200% 보답했다. 지난 3일 열린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서 4위를 차지하며 한국 다이빙 역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을 다시 썼다.
다이빙 종목은 세계 최강 중국의 압도적인 강세 속에 영국, 미국 등이 정상권 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우하람은 그 속에서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23세에 불과한 우하람은 이미 두 차례 올림픽 참가로 돈 주고도 못 살 경험치를 쌓았다. 이번 대회서 세계 정상급 기량을 보여주며 3년 뒤 2024 파리서 메달 희망을 안겼다.
▲ 박태환 넘고 아시아 신기록 황선우
황선우(18, 서울체고)는 '한국 수영의 희망'을 도쿄서 재입증했다.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서 47초56의 아시아신기록 및 세계주니어신기록을 세웠다. 중국의 닝쩌타오가 2014년 10월 자국 대회서 작성한 종전 아시아기록(47초65)을 7년여 만에 0.09초 단축했다.
황선우는 또 한국 선수로는 처음이자 아시아 선수로도 1956년 멜버른 대회 때 일본의 다니 아쓰시 이후 65년 만에 올림픽 이 종목 결승에 올라 5위를 차지했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예선서도 1분44초62의 한국신기록 및 세계주니어신기록을 세우고 준결승에 진출한 뒤 박태환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경영 결승까지 올라 7위로 마감했다.
황선우는 만 18세에 처음으로 나선 올림픽 무대에서 올림픽 메달만 4개(금 1, 은 3)를 거머쥔 박태환의 기록을 넘어선 만큼, 파리에서 금빛 질주가 기대된다.
▲ 한국 육상 트랙&필드 최초 4위 우상혁
우상혁(25, 국군체육부대)은 한국 육상 트랙&필드의 새 역사를 쓴 주인공이다. 지난 1일 남자 높이뛰기 결선서 2m 35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4위를 차지했다.
우상혁은 1997년 6월 20일 전국종별선수권대회서 이진택이 세운 2m 34를 24년 만에 깨고 침체해 있던 한국 육상에 희망을 안겼다.
“예전엔 동메달이 목표였는데, 뛰어보니 금메달도 가능하겠더라”는 그의 말처럼 우상혁에겐 불가능이 없어 보인다.
▲ 세계 12위 여자 배구의 4위 기적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8일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3-4위 동메달 결정전서 세계 6위 세르비아에 0-3으로 졌다. 9년 만에 진출한 4강 무대서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5년 만에 메달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세계랭킹 12위 여자 배구대표팀의 4위는 박수 받아 마땅한 성적표다. 조별리그서 세계 7위 도미니카공화국과 10위 일본을 차례로 꺾었고, 8강에선 4위 터키까지 물리쳤다.
'캡틴' 김연경(33,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의 라스트 댄스였기에 더욱 빛나는 4위다. 이번인 3번째 올림픽 출전인 그는 2012 런던 대회에 이어 다시 한 번 4위에 오르며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마감했다.
▲ 배드민턴 4위 이소희-신승찬
지난 2일 펼쳐진 배드민턴 여자복식 동메달 결정전은 한국 배드민턴사에 남을 경기다.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복식 하태권-김동문(금메달), 이동수-유용성(은메달) 이후 처음으로 한국 선수가 메달 결정전서 맞붙었다. 동메달 결정전서 집안 싸움을 벌인 건 처음이었다.
세계랭킹 5위 김소영(29, 인천국제공항)-공희용(25, 전북은행)이 세계랭킹 4위 이소희-신승찬(이상 27, 인천국제공항)에게 2-0(21-10 21-17)으로 승리하며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소희-신승찬은 입상엔 실패했지만, 김소영-공희용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번 대회 한국 배드민턴의 유일한 메달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 땀방울은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doly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