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류경수, 美친 납치범 동훈…"황정민 선배 만나 성장했다"[인터뷰 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8.20 14: 46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부담이 됐지만 잘해내자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후회 없이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배우 류경수(30)가 출연한 ‘인질’(감독 필감성, 제공배급 NEW, 제작 외유내강 샘컴퍼니)은 톱배우 황정민(황정민 분)이 어느 날 갑자기 괴한들에게 납치돼 탈출하는 과정을 담은 액션 영화다. 
신작 영화의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가 그날 저녁 뒤풀이 자리까지 마치고 홀로 귀가하던 황정민이 납치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하는데, 인기 배우를 납치한 범인들은 그에게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며 목숨까지 위협한다. 인질범 5명 가운데 류경수가 연기한 염동훈 캐릭터가 실존인물처럼 살아 숨쉰다. 

황정민이 황정민 역을, 대중에 다소 얼굴이 덜 알려졌던 김재범 정재원 이규원 이호정 류경수 등의 배우들이 인질범 5인방 역을 맡으면서 리얼리티를 살렸다. 인질범을 소화한 5명의 배우들은 영화 공개 후 뒤늦게 주목받고 있지만, 알고 보면 다양한 활동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이들이다.
류경수는 20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영화를 봐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요즘 같은 시기에 한 분 한 분이 소중하다. 되게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달 18일 개봉한 ‘인질’은 첫날과 어제(19일) 이틀 연속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수는 18만 4386명(영진위 제공). 
오디션을 통해 염동훈 역할에 발탁된 류경수는 처음엔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주변에 이 영화의 오디션을 본 지인들이 많았다. 근데 저는 오디션을 봤다는 얘기를 안 했다. 불편한 관계가 될 거 같아서였다”라며 “막상 제가 될지 몰랐다. 캐스팅 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우와~잘됐다’라는 마음보다 부담감이 더 컸다”고 출연이 확정됐을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류경수는 “황정민 선배님과 내내 붙어서 연기 해야하니 걱정이 됐던 거다. 하지만 이내 ‘어떻게 하면 더 잘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바뀌었다. (감독님과 제작진이) 저를 뽑아주셨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섰다”라고 촬영 전 마음가짐을 전했다. 
최근 웹드라마부터 영화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주목을 모으고 있는 류경수는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2007)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연극, 뮤지컬, 단편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햇수로 벌써 15년차 배우. 
그런 그가 존재감을 드러낸 작품은 2019년 개봉한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친일파 조선인 니시다로 분해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는 모습을 표현했다. 그렇게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은 류경수는 이후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2020)에서는 조직폭력배 출신이지만 어두운 과거를 버리고 개과천선해 단밤의 일원이 된 최승권 역할을 맡아 얼굴을 알렸다. 
이날 그는 “제가 아직 부족하지만 긍정적인 생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인질’을 찍으며 더 성장한 거 같다”고 말하며 부끄럽게 웃었다.
납치범 염동훈에 대해 그는 “감독님과 얘기한 게 동훈은 바람이 빠진 탱탱볼 같은 인물이라는 점이다. 바람이 빠져서 어디로 튈지 모른다. 염동훈은 불 같은 성격을 지녔지만 마냥 불 같지는 않다. 뜨겁다가도 어느 순간 차가워질 때도 있다”라고 인물을 분석하고 연기로 전한 과정을 털어놨다. 
다양한 무대에서 내공을 쌓아온 류경수는 황정민과의 대치 장면에서도 화력 높은 에너지를 발산했다. “황정민 선배님과 같이 하다 보니까 어떤 평이 나올지 궁금하고 걱정됐는데 좋은 평가가 나와서 감사하다. 헛되지 않았던 거 같다”며 “황정민은 어릴 때부터 우러러봤던 선배인데, 제 앞에 계셔서 좋았다.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셨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너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촬영 내내 긴장이 됐지만 긴장을 풀지 않았다”는 류경수는 “어떻게 하면 더 좋게, 더 나은 걸 만들어낼지 고민했다. 그런데 황정민 선배님을 만나고 나니 더 좋아졌다. 2번 고민할 걸 3번 고민했는데, 고민하다 보니 더 좋은 게 나오더라. 선배님과 연기하면서 마인드적으로 큰 걸 얻었다. 덕분에 성장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황정민은 ‘인질’의 촬영 전, 마치 연극을 하듯 후배들과 드라이 리허설을 진행했다. 이야기와 캐릭터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 나누며 인물들의 장점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에 류경수는 “황정민 선배님 덕분에 더 잘할 수 있었던 거 같다”며 “(편의점 장면을 찍고 나서)선배님과 단둘이 술을 마셨다. 제가 ‘오늘 어땠느냐’고 여쭤보니 ‘좋았다’고 하시더라. 고민하니까 더 좋은 게 나온다고 하셨다. 그날 같이 맛있게 밥을 먹은 기억이 있다”고 촬영 중 에피소드를 전했다. 염동훈이 배우 황정민을 구타하는 장면도, 황정민의 배려로 부담없이 찍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 편 한 편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리고 있는 류경수. 데뷔 후 단역, 조연을 거쳐 ‘인질’의 염동훈을 만나기까지, 우리는 그에 관해 아직 모르는 게 많다. 새 작품에서 보여줄 다른 얼굴이 기대되는 이유다.
“예전에 영화사에 제 프로필 돌릴 때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저는 (한 작품을) 촬영하는 동안 그 인물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보답하는 길은 내가 더 잘해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다.” 
류경수는 “저는 역사에 나온 실존 인물을 연기 해보고 싶다. 물론 상상력도 보태야 하겠지만 그 인물이 실제로 어땠을지 이해하며 가깝게 다가가려는 시도를 해보고 싶다. 물론 쉽지 않을 테지만, (저 나름대로) ‘실제로 이랬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며 연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제 인생에서 연기가 정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연기를 안 하게 되면 ‘내가 제대로 된 삶을 사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거 같다. 안 하면 뭔가 큰 것이 빠져나간 느낌일 거다. 그래서 연기는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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