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용, '12척' 이순신의 비장함에 부응한 선수들 칭찬 세례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1.08.22 21: 57

승리는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패색이 짙었던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비장함에 수장은 만족스런 표정을 지어보였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서울 이랜드는 22일 오후 7시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26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와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후반 34분 오랜만에 복귀한 알렉스에게 선제골을 내주면서 승기를 넘기나 했다. 골키퍼 김경민이 판단 실수로 골문을 비운 채 나오면서 내준 어이없는 실점이었기에 충격이 더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이랜드는 마지막까지 멈추지 않았다. 결국 베네가스가 후반 44분 박스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골망을 갈라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었다. 이랜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남은 시간 승부를 뒤집기 위해 공격의 강도를 늦추지 않았다.
정정용 감독은 경기 후 "어이없는 실점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이후 포기 하지 않고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열정, 열망을 보여준 만큼 앞으로 희망이 조금 보이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득점하면서 이기려고 하는 모습들은 감독으로서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다. 잘 준비할 것이고 원정경기가 이어지지만 오늘 경기를 상황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고 긍정적인 면을 바라봤다. 
정 감독은 이날 경기 전 12경기가 남아 있는 상황에 대해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비유하며 승리의 절실함을 내보였다. 명량해전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이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라는 장계를 올린 것을 빗댄 것이다. 농담처럼 들릴 수 있었지만 승리에 대한 절실함을 표현한 것이었다.
정 감독은 경기 전 "수백년전 배 12척으로 이긴 분도 있다”라면서 "물러 설 것이 있나. 승점 3점을 따야 하는 상황에서 위험이 따를 수 있지만 공격적으로 나가겠다"면서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다. 공격 옵션에 무게추를 더 뒀고 전술적으로도 그렇게 접근하겠다"고 강조, 필승 의지를 다졌다.
감독이 아무리 절실하다 해도 경기장에서 뛰는 것은 선수들이다. 수장의 마음이 병사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다. 그런 점에서 감독의 절박한 승리 의지가 선수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 경기였다. 비록 먼저 실점하면서 힘든 모습을 보였지만 마지막까지 이기기 위해 덤벼든 선수들의 모습에 정 감독은 흡족한 모습이었다.
더구나 주중 경기를 펼쳤던 이랜드는 나흘을 쉬고 경기에 나섰다. 반면 전남은 8일 동안 휴식을 가진 만큼 체력적으로 열세인 상태였다. 그만큼 힘든 상태였다. 정 감독은 "부정적인 상황이지만 그 중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우리가 경기력 측면에서는 더 좋아졌으리라 본다"고 강조했지만 실제 골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막판 거의 승부를 내줄 뻔 했다. /letmeou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