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페이즈4에 입성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가족 서사를 중심축으로 삼고, 중국 무협액션을 가미해 마블스러운(marvelous, 놀라운) 영화적 재미를 선사한다.
기존 마블 영화 팬들은 물론이고 일반 관객들에게도 뜨거운 감동과 영화적 쾌감을 선물할 것으로 보인다. 샹치 캐릭터가 입성한 마블 페이즈4가 향후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27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마블의 새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감독 데스틴 다니엘 크리튼, 수입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오는 9월 1일 전세계 최초로 국내 개봉하는데 그만큼 한국 영화 시장과 국내 관객들의 반응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마블의 강력한 전설 텐 링즈의 힘으로 수천 년간 어둠의 세계를 지배해 온 아버지 웬우(양조위)와 암살자의 길을 거부하고 자신의 진정한 힘을 깨달은 초인적 히어로 샹치(시무 리우)와 피할 수 없는 운명적 대결을 그린 슈퍼히어로 액션 블록버스터.
웬우는 신비한 마법을 가진 장 리(진법랍)와 결혼해 두 아이 샹치, 샤링(장멍)을 낳고 평범한 남자로 살아간다. 네 사람은 작지만 소소하게 가정을 꾸려 평화롭게 지내는데, 웬우가 집을 비운 어느 날 장 리에게 예기치 못한 사고가 벌어진다.

그날의 사고 이후 샹치는 “피는 피로 대적한다”라는 기조를 내세운 아버지 웬우로부터 체력 훈련 및 암살법을 배우며 최강 암살자로 성장한다. 하지만 샹치는 혹독하고 냉정한 아버지의 곁을 떠나 홀로 미국 이민자의 길을 걷는다. 가족의 품을 뿌리친 그는 같은 학교 친구 케이티(아콰피나 분)를 의지하며 주차요원으로 살아간다.
과거를 덮은 샹치 앞에 어느 날 아버지의 조직 텐 링즈의 일원들이 나타나고, 결국 샹치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기 위해 10년 만에 아버지 앞에 선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성인이 된 샹치와 케이티의 현재를 중심으로 어린 샹치의 성장사와 그 속에서 그가 느꼈던 아픔, 가족의 비극이 초래된 과거의 이야기가 왔다갔다 교차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웬우는 아내의 부재를 슬퍼하며 다시 악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그의 아들 샹치는 부모의 사랑을 바라면서도 자신의 뜻을 알아주지 않는 아버지를 증오한다.
하지만 웬우는 두려움이 많은 아들의 모습에 크게 실망해 강하게 몰아세운다. 샹치는 자신과 동생의 마음을 몰라주고 다그치기만 하는 아버지를 원망한다. 이에 부모-자식 관계는 점점 더 어긋나고, 급기야 샹치는 아버지에게 피의 복수를 예고한다. 그 사이 사악한 요괴들이 등장해 이들 가족과 전 인류를 위협한다. 케이티는 사랑하는 친구 샹치와 그의 가족, 그리고 부족을 돕고자 함께 요괴들에 맞선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부자의 감정적인 부분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어 펼친 비극적 액션 영화이다. 배우 양조위와 시무 리우가 각각 아버지, 아들의 입장에서 캐릭터의 특징을 잘 표현해 몰입감을 높였다.
배우 양조위가 어둠을 지배하는 웬우 역할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냈다. 중국 특유 무협영화의 액션과 마블표 액션이 만나 ‘어나더 레벨’의 액션신을 완성했다.

캐릭터들의 액션 연기뿐만 아니라 용과 괴물 등 처음 보는 크리처들이 등장해 시선을 빼앗는다. 페이즈4를 열어 젖히면서 그동안 마블이 선보이지 않았던 동양적 캐릭터들이 돋보인다. 중국 고수들이 벌이는 판타지적 무협 대결은 MCU가 그동안 품지 않았던 모습이어서 시선을 붙잡을 만하다.
MCU에 새롭게 입성한 슈퍼히어로 샹치는 올해 ‘블랙 위도우’(감독 케이트 쇼트랜드)를 시작으로 마블 페이즈4를 알리는 캐릭터.

예고편을 봤을 때 샹치가 어떤 캐릭터일지, 무슨 얘기를 할지 물음표가 떠오르게 만들었는데 이날 첫 공개된 영화를 보니 이 물음표가 흐릿하게 지워졌다.
영화의 압도적 영상미와 화려한 액션, 아프지만 아름다운 가족애가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품은 본질이다. 러닝타임 1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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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