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도연과 류준열이 '인간실격'으로 5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 이름 석 자부터 느껴지는 깊이감이 드라마 팬들을 전율하게 만들고 있다.
전도연과 류준열은 2일 오후 JTBC 새 토일드라마 '인간실격'(극본 김지혜, 연출 허진호 박홍수)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이번 행사에서 두 사람은 허진호 감독과 함께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에 맞춰 작품에 대해 논했다.
결국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와 결국 아무것도 못 될 것 같은 자기 자신이 두려워진 남자의 이야기를 담는 드라마 '인간실격'. 드라마는 JTBC 개국 10주년을 맞아 특별 기획됐다. 이를 위해 영화 '천문', '덕혜옹주',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 한국 멜로 영화의 거장 허진호 감독이 영화 '소원',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건축학개론' 등을 집필한 김지혜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도연과 류준열은 그런 허진호 감독이 대본을 보자마자 떠올린 캐스팅 라인업니다. 전도연은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 부정으로, 류준열은 아무것도 못될 것 같은 자신이 두려워진 청춘 끝자락의 남자 강재로 등장한다. 두 사람은 격렬한 어둠 앞에서 마주한 두 남녀가 그리는 치유와 공감의 이야기를 밀도 있게 풀어낸다.
각각 2016년 방송된 '굿 와이프'와 '운빨 로맨스' 이후 5년 만에 나란히 드라마로 컴백하는 믿고 보는 배우 전도연과 류준열의 만남이 기대감을 더하는 바. 허진호 감독은 "두 배우의 만남에 두근거렸다. 두 배우가 만나서 극 중의 역할의 상처를 다독여주는 느낌이 있었다. 그러면서 주는 작은 감동들이 느껴지는 드라마가 됐으면 한다"라며 캐스티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전도연은 "굉장히 긴장되고 떨리고 많이 부담된다. 주위에서 하는 드라마를 굉장히 많이 돌아보고 하나하나 따지게 된다. 신경이 많이 쓰인다"라며 "'굿 와이프’와 '인간실격’은 워낙 다른 이야기라 오랜만에 드라마라는 부담은 없었다. 다만 어떤 식으로 부정을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라고 털어놨다.
류준열 또한 "영화를 많이 하고 있지만 드라마는 언제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사실 제가 가린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돼서 아쉬웠는데 드디어 그런 부분에 대답을 드리고 같이 이야기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확실히 드라마만 갖고 있는 매력이 있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부담감에 대해 "영화도 마찬가지로 부담감이 있어서 드라마랑 같다고 생각했는데 '긴 호흡’이라는 게 확실히 있다.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시청자 분들이 원하는 이야기가 있고 인물들의 선택이 있을 텐데 그러지 않았을 때의 이점이 분명히 있다. 좋은 시나리오라는 게 모든 배역들이 공감하기 좋은 이야기를 갖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는 마음이 편하다"라고 말했다.

캐릭터 표현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류준열은 "계속 말씀드리지만 '공감’인 것 같다. 배역 이외의 다른 이야기들도 저는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서 사실은 제가 나온 작품들을 잘 챙겨보지 못하는 편이다. 쑥쓰럽기도 하고. 그런데 이번 '인간실격’은 시청자 분들과 같이 챙겨보지 않을까 싶다. 저도 시청자 입장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빨리 보고 싶다고 기대가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강재 입장에서 보자면 조금 별난 직업이라면 직업일 텐데,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평범한 고민을 하고 있고, 남들이 다 하고 있는 것들을 하고 싶어서 선택들을 한다. 그들이 가고 싶거나 도달하고 싶은 길은 다 똑같고 평범하고 싶은 이야기인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중점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전도연은 "부정은 너무 꽉꽉 닫혀 있는 인물이라 그 인물의 마음을 열어가는 게 걱정됐다. 처음부터 그 인물을 알고 싶어서 노력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노력과 상관 없이 강재로 인해서 부정의 마음이 서서히 열리기도 했고, 저 역시 부정과 같은 마음으로 부정은 강재에게, 저는 류준열 씨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게된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사실은 부정에 대해서 모르고 보셨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알려고 해도 알아지지 않는 게 사람이기도 하고, 부정이를 지켜봐 주셨으면 그리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자연히 두 주연 배우의 호흡도 '인간실격'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이에 전도연은 류준열에 대해 "제가 봤을 때는 굉장히 집요하고, 치열하고 하나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 욕심을 가진 것 같다. 저는 옆에서 그걸 지켜본 사람이다"라고 칭찬 했다.
류준열은 "저도 선배님을 처음 뵙고 연기를 같이 한다고 했을 때 생각하는 첫 이미지가 굉장히 여유있으실 것 같고 '달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촬영하는 동안 고민도 많이 하시고 어려워하시는 모습들을 보면서 제가 경력은 얼마 안 되지만 찾았던 여유나 그런 부분들을 다시 한번 점검하게 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많이 있었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건 위로가 많이 됐던 것 같다. 저도 고민을 하지만 그녀도 같이 고민하고 괴로워한다는 생각에 치유받았다"라고 했다.
허진호 감독 역시 배우들에 대해 "제가 작품을 하면서 깊이 몰입 못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번 작품은 둘의 연기에 '저렇게 연기가 크지 않은데도 집중을 할 수 있지?', 다르면서도 공감이 가게 표현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저도 몰입이 됐다"라고 칭찬했다.
나아가 허진호 감독은 전도연, 류준열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그냥 떠올랐다. 전도연 배우와 저는 굉장히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몇 번 작품을 했으면 했던 적도 많았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났다. 류준열 씨는 다른 작품을 통해 봤을 때 '저 배우랑 작품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본을 봤을 때 바로 생각이 났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는 게 아니었다"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정작 전도연은 "류준열 씨가 안할 줄 알았다. 남자 배우들은 대체적으로 크고 화려한 작품들을 하고 싶어 해서 이렇게 소소한 이야기에 작품을 하고 싶어할까 고민했다. 류준열 씨 전작 '돈’을 봤을 때 강재를 한다고 했을 때 의외이긴 했다. 저도 궁금했다. 저하고 류준열 씨랑 어떤 이미지로 채워질지 궁금하더라. 첫 촬영하고 모니터한 친구들한테 제일 먼저 물어본 게 '우리 잘 어울려?'였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류준열은 "저는 전도연 선배님이 한다고 해서 스케일 있는 작품인 줄 알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이유가 있겠나. 전도연 선배님이 하신다고 했는데 무조건 가는 거다. 제가 제안을 받았을 때는 전도연 선배님이 캐스팅 되신 상태였다. 제가 처음 전도연 선배님을 봤을 때 시상식 엘리베이터에서 봤다. 그때 '굿 와이프’라는 드라마가 방송을 앞두고 있어서 너무 떨리신다고 하시더라. 그 인사가 너무 기억에 난다. 첫 만남인데 어떻게 잊겠나. 그리고 5년 만에 '인간실력’을 같이 하겠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때의 설렘이나 이런 것들이 너무 기억에 남았다"라고 했다.

허진호 감독은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 한번 더 극찬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먼저 전도연과의 다음 작품에 "제가 편집하면서 다시 한번 또 하고 싶다고, 정말 좋은 배우라고, 첫 번째 테이크에서 완벽하다고 해야할까 그런 것들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첫 번째 테이크 만으로도. 그래서 덕분에 빨리 찍은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허진호 감독은 "류준열과 작업하는 건 재미있었다. 테이크를 갈 때마다 조금씩 바꿔가는 재미도 있었다. 제가 현장에서 답답함이 있다. 감독이지만 당연히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 모르는 것들도 있다.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같이 작업하면서 이 두 배우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 둘이 연출을 하는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그렇게 좋은 장면들이 많이 있어서 그런 부분을 좋아해주실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두 주연 배우를 향한 기대감이 남다른 상황. 류준열은 "인간이 느끼는 풍부한 감정이 요즘에서 TV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작품에서 찾아보기 힘든 감정을 찾아보게한 것 같다. 어떤 면에서는 호흡이 좀 긴 부분들이 있어서 기존 TV에서 보던 것과 다른 호흡인 것 같아서 감정을 표현하려고 에너지와 시간을 쓰는 장면이 많아서 그런 점이 차별적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전도연은 "배우들이 관전 포인트"라고 자부하며 "개인적으로 류준열 씨의 의상들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보시는 재미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고, 류준열은 "제 의상을 많이 사랑해달라"라고 너스레를 떤 뒤 "기존에 TV에서 볼 수 있던 드라마와 다른 호흡의 이야기들을 여러분들이 확인하실 수 있으니 매 순간 같이 확인해주시고 공감해 달라. 날씨가 많이 선선해졌는데 드라마의 차가운 이야기들을 따뜻하게 만드는 걸 여러분들이 느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인간실격'은 4일 밤 10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