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예가 모두 출동했지만 홈에서 기분 좋은 승리 신고는 없이 어려운 여정이 예고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이라크와 1차전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FIFA 랭킹 38위인 한국은 FIFA 랭킹 70위 이라크를 홈에서 잡아내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역대 상대 전적에서 7승 12무 2패에 머물러야만 했다.
A조에서 이라크를 포함해서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시리아, 레바논 등 중동 팀과 한 조에 묶인 벤투호는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무승부에 그치며 다시 한번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이날 한국은 주장 손흥민을 필두로 황의조, 송민규가 공격진에 배치됐고 이재성, 황인범, 손준호가 중원에 자리했다. 포백 수비진은 홍철-김영권-김민재-김문환으로 구성됐고 골키퍼는 김승규가 출전했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한국은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빠른 선제골을 노렸다. 측면에서 송민규-손흥민이 부지런하게 두들겼다.
이라크는 역습을 통해 한국의 뒷 공간을 노렸으나 김민재가 존재감 있는 모습으로 계속 차단했다. 전반 8분 황의조가 박스 안의 손흥민을 보고 크로스를 시도했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15분 황인범이 기가 막힌 패스를 중앙으로 전했다. 이어 이재성이 상대와 볼 경합 이후 정확한 패스로 손흥민에게 오픈 찬사를 내줬으나 바로 때리지 않았아서 기회가 무산됐다
이어지는 이라크의 역습은 쉽게 막혔다. 아까 경합 과정에서 출혈이 발생한 이재성이 치료를 받고 경기장에 돌아왔다.
전반 21분 황인범의 패스를 기점으로 한국이 좋은 득점 기회를 잡았다. 쇄도하던 김문환이 정확한 크로스를 받은 손흥민이 오른발로 슈팅을 날렸으나 벗어났다.
7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유지한 한국은 계속 상대 진영에서 공격을 퍼부었으나 박스 안 작업이 아쉬웠다.
몰아치던 한국은 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의 킥을 기점으로 황의조가 기가 막힌 헤더로 이재성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바로 골문 앞에 있던 그는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며 탄식을 자아냈다.
한국은 전반 30분 역습 상황에서 황의조가 빠지면서 박스 안 이재성에게 공을 전했으나 마무리에는 실패했다. 전반 38분 손준호가 이라크의 역습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옐로카드를 받았다.
전반 40분 이재성의 실수로 이라크가 위협적인 역습을 가했다. 위기였지만 손준호가 포기하지 않고 슬라이딩 태클로 공을 걷어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전반 43분 아드난이 부상으로 쓰러져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그는 벤치에게 교체 요청을 했다. 추가 시간 3분이 주어졌으나 결국 전반은 그대로 0-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벤투 감독이 빠르게 승부수를 던졌다. 손준호를 빼고 남태희를 투입하며 4-2-3-1로 전환하면서 공격을 강화했다.
후반은 이라크도 전반과 달리 적극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라크의 거쎈 저항에 한국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벤투 감독은 후반 12분 김문환-송민규 대신에 이용-황희찬을 투입하며 오른쪽 라인을 아예 갈아치웠다. 하지만 공격은 잘 풀리지 않았다.
이라크 역시 후반 15분 아드난 대신 이스마엘, 후반 20분 라산 대신 자라를 투입했다. 한국도 후반 23분 이재성 대신 권창훈을 투입하며 2선 조합에 변화를 줬다.
연이은 교체 카드에도 한국은 계속 흔들렸다. 후반 25분 이라크의 역습에 박스 안에서 9번 후세인에게 프리한 골 찬스를 내줬다. 다행히도 김민재가 과감하게 몸을 날려 상대의 찬스를 막아냈다.
김민재의 투혼 넘치는 플레이 이후 한국은 어느 정도 플레이가 살아났다. 후반 27분 홍철이 왼쪽 측면에서 과감한 크로스로 황희찬의 좋은 헤더를 이끌었지만 상대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교체 투입된 황희찬은 계속 의욕적인 플레이를 보였다. 후반 31분 과감하게 슈팅을 때리며 어떻게든 이라크의 밀집 수비를 무너트리려고 했다.
후반 35분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올린 것을 권창훈이 머리로 돌려놨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이라크는 무리한 공격보다는 수비 위주로 나서며 한국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이라크는 노골적으로 시간을 끌었다. 한국은 김민재까지 올라가며 적극적으로 공격을 노렸으나 상대의 집중 수비를 이겨내지 못했다.
결국 끝내 골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는 그대로 0-0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