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을 모르는 승부욕이었다. 아지르로 맹활약하면서 '황제의 귀환'을 제대로 알린 그는 2년만에 다시 나서는 가을 축제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진출에 만족하지 않았다. LOL e스포츠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레전드였지만 끝없는 자신과의 싸움은 그를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페이커' 이상혁은 2년만에 다시 나서는 롤드컵 우승을 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T1은 2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1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LCK 대표 선발전 3라운드 한화생명과 경기서 3-2로 승리했다. 2-2로 팽팽하게 맞선 5세트 '페이커' 이상혁의 아지르 슈퍼 캐리에 힘입어 3번 시드를 거머쥐었다.
팀의 맏형이자 간판 얼굴답게 '페이커' 이상혁의 활약이 눈부셨다. 2세트 초반 불리함을 뒤집는 캐리도 인상적이었지만, 동점을 허용한 뒤 시드 순위가 갈리는 긴박했던 5세트에서 슈퍼 하드 캐리를 선보이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각인시켰다.

손에 땀을 쥐게 했던 명승부를 잡았지만 그의 평정심은 여전했다. 경기 후 만난 이상혁은 "다사다난했던 시즌이었다. 중간에 쉬는 시간이 없어 힘들게 달려왔다. 3번 시드를 올라가는 건 일정적인 면에서 유리해서 의미있는 것 같다"며 담담하게 승리의 기쁨 보다는 다가올 롤드컵 무대에서 준비 시간을 더 확보한 것에 만족해했다.
이날 자신의 활약을 묻는 질문에 이상혁은 동료들이 있어서 만든 결과라고 겸손해 하면서 '팀원들과 함께 만든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8월 29일 담원과 결승전서 1-3으로 패하면서 아쉽게 LCK 통산 10회 우승의 기회를 놓쳤던 것에 대해서 '커리어'가 아닌 '자신과의 싸움'으로 설명했다. 지난 결승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돌아보면서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커리어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다. 그날 경기력은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았다. 반면 그로인해 그 경기서 많은 점을 배웠다. 한화생명과 시드 선발전 최종전도 마찬가지다. 다가오는 롤드컵서도 많은 점을 배울 것이다. 그런 배움들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결승은 좋은 경험이었다. 담원 자체가 중후반에 딱딱하게 해 리스크는 높지만 가능성 있는 시도를 했는데 실수로 원하는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이어 이상혁은 롤드컵서 다시 만나고 싶은 팀으로 담원을 꼽았다. "결승전 패배가 아쉽다. 다시 만나 우리가 승리를 따낸다면 우리의 역량을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이상혁은 "이번 LCK에서 목표로 했던 우승은 이루지 못했지만, 롤드컵에서는 꼭 우승하고 싶다. 제대로 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