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값이라도 물어드릴까요?".
코미디언 박명수가 '라디오쇼'에서 27년 만에 소환엔 나이트클럽에서의 우연한 만남에 웃음으로 화답했다.
4일 오전 방송된 KBS 라디오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약칭 라디오쇼)'에서는 '11시 내 고향' 코너가 꾸려졌다. 이에 DJ 박명수가 청취자들과 통화를 나누며 소통했다.
특히 이날 '라디오쇼'에서는 한 청취자가 "27년 전 이태원에서 있던 일을 사과하고 싶다"라고 운을 떼 호기심을 자아냈다. 청취자는 "그때 친구랑 나이트 클럽을 갔는데 박명수 씨와 후배인지 매니저 분인지 같이 오셔서 클럽 분위기를 살피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저희 테이블로 오셨다. 오빠(박명수)는 쭈뼛거렸고, 후배 분은 당당하게 오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저희가 앉으라고 동의하지도 않았는데 않으시더라. 같이 오신 분이 '박명수 씨 아시냐. 신인 개그맨 박명수 씨다'라고 했다. 그때 박명수 씨가 한창 가수 이승철 씨 흉내내실 때라 알고 있었다. 그런데 '모른다', '박명수가 누구냐'라고 했다. 저희는 춤추러 나갔고 '알아서 드시고 가시라'라고 했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명수는 "어떻게 하라고 지금 전화하셨나. 양주 값이라도 물어달라는 거냐"라고 재치있게 받아쳤다. 이에 청취자는 "아니다. 그때 제가 무례했던 걸 사과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오히려 박명수는 "제가 무례했다. 사실 기억은 안 난다. 그렇지만 그런 일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은 한다"라며 사과했다. 또한 그는 "지금이라도 술은 반씩 마셨으니까 양주 값은 반값이라도 물어드릴 생각이 있다. 상의해 봐라"라고 덧붙여 한번 더 웃음을 자아냈다.

청취자는 감탄하며 "그때도 정말 점잖으셨다"라며 "팬이 됐는데 계속 문자 사연을 보낼까 하다가 망설였다. 저한테는 영광스러운 추억"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명수는 "그때는 양주 먹고 싶을 때 한 잔씩 얻어먹고 다니기도 했다. 점잖았다니 다행"이라며 "저야말로 추억을 꺼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더했다.
다소 황당할 수도 있는 사소한 과거사 제보에 박명수가 재치있게 응수한 상황. 오랜 시간 청취자들과 소통한 베테랑 DJ답게 박명수의 내공이 빛을 발하며 '거성' 박명수의 연륜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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