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교수, 성시경 '백신 의심' 소신발언에 "어쩔 수 없는 대안" [종합]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21.09.05 15: 48

 
가수 성시경의 백신 의심 관련 소신 발언에 전문가가 "백신은 어쩔 수 없는 대안"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성시경은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성시경'을 통해 이달 말 백신을 맞을 예정이라며 "중요한 이슈라 함부로 이야기하면 안 되는데"라고 운을 뗐다.

이어 백신과 관련해 "많은 분들이 전 국민의 안전을 위해 고생하시고 그것을 위해 다 같이 한 행동을 하자가 큰 주류 의견이다"라면서 "그런데 말 잘 듣는 국민이 되는 건 그렇게 바람직한 건 아닌 것 같다. 계속 궁금해하고 질문하고 왜냐고 밝혀내라고 해야 한다. 전체 선을 위해 희생을 강요하면 안 되는 것 같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성시경은 또 "백신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이고 어떤 부작용과 효과가 있는지, 그대로 믿지 않고 좀 더 의심하고 불안해하고 고민하는 게 절대 나쁜 건 아닌 거 같다"라면서 그런데 그러한 의심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닥치고 맞자', '말 좀 듣자'란 분위기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절대 맞지 말자고 이야기한 건 아니"라고 오해를 방지하며 "궁금해하는 걸 두려워하면 안 된다는 거다. 궁금해하는 세력을 이해시켜서 확신을 주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에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시경님의 백신 관련 말씀에 대한 사견"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관련 업계인으로서 반드시 드려야하는 말씀이 몇 가지 있어서 정말 개인적인 의견을 올린다"라고 서두를 열었다.
정 교수는 "성시경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라며 "성시경님의 말씀은 '백신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고, 그 분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드리는게 중요하다'는 취지다. 본인도 접종을 계획 중이시고, 전체 접종이 중요하다는 인식도 가지고 계시다.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일을 하는 저에게도 충분히 공감이 가고 반드시 마음에 세겨야할 부분"이라면서도 "지금 우리나라의 방역 성과는 일부의 희생을 기반으로 하고, 2021년 백신 수급과 안전성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부족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저는 당연히할 수 있는 이야기가 가져올 수 있는 파장이 조금 걱정스럽기도 하다"라고 우려를 내비쳤다.
정 교수는 백신 접종을 맞아야한다는 분위기가 '대를 위한 소의 희생'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그래도 백신이 '어쩔수 없는 대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는 그래도 백신 접종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은 된다고 생각한다. 백신 접종은 100% 안전하지 않지만 이상반응의 발생 가능성은 극히 낮고, 백신 접종은 100% 코로나 19를 막아주지 못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망을 막아준다. 전세계의 수많은 과학자들이 백신 접종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고 그래도 어느 백신보다도 더 투명한 정보가 만들어지고 공개되고 있다. 적어도 성인인구에서 백신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코로나 19로 인한 피해보다 모든 연령대에서 크다"라고 부연했다.
더불어 사'람을 숫자로 보는 사람'의 고민에 대해서는 "감염병의 데이터를 보는 사람에게 사람의 생명은 숫자로밖에 보지않는다는 지적을 하시는 분이 많다"라며 그 비난은 언제나 일리가 있다고 공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저도 현장에서의 경험이 쌓여가며 숫자가 가지는 의미를 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하지만 저희와 같은 예방의학자는 사람을 숫자로 볼때 사람을 가장 많이 구할 수 있다. 이 점이 항상 가슴 아프다"라고 솔직히 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성시경님이 말씀하신대로 접종이 불안하신 분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자세하고 투명하지만 알기 쉽게 전달하고, 예상하지 못한 이상반응이 생기더라도 이를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지지 않게 제도를 정비하고, 억울한 피해는 원인을 규명해드리는 것이 저희 감염병과 백신을 다루는 전문가의 역할"이라면서 "하지만 현장에서 환자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의료진만큼 저희 책상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너무나 거대한 위기와 과학의 한계와 싸우고 있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고, 매일매일 새롭고 어려운 문제에 직면한다. 이제 개인적인 협박과 비난은 일상적이다. 한가지 걱정은 성시경님께서 하시는 당연하고 반드시 고려해야할 이야기가 어떤 분들에게는 근거가 되고 다른 이들에게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도 이런 말씀을 해주셔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전하며 글을 마쳤다.
/nyc@osen.co.kr
[사진] OSEN DB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