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지, 와이어투와이어로 생애 첫 우승 “첫 홀 보기가 약됐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1.09.05 16: 22

 앞선 조에서 여러 차례 챔피언조를 넘봤지만, 좀처럼 판을 흔드는 선수가 없었다. 챔피언조에서도 경기 초반에 형성된 기류가 일관되게 흐르고 있었다. 챔피언조에 편성된 선수가 생애 첫 우승을 따내기에 딱 좋은 조건이었다.
김수지(25, 동부건설)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1시즌 19번째 대회인 ‘제10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7억 원, 우승상금 1억 2,600만 원)’에서 와이어투와이어로 우승했다.
김수지는 5일, 경기도 용인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6,72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쳐 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63-70-68)로 우승했다. 대회 첫 날 9언더파를 몰아친 기세를 사흘 내내 이어가 우승컵까지 들어올렸다.

김수지가 1번홀 티샷 후 타구를 보고 있다. 2021.09.05 /cej@osen.co.kr

김수지는 2014년 KLPGA에 입회해 3년간 2부투어에서 머물다 2017년부터 정규투어에 뛰어들었다. 마침내 이 날, 정규투어 5년차에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지난 해에는 성적부진으로 시드를 잃은 시련도 있었기에 더욱 값진 우승이 됐다.
심기일전한 김수지는 지난 6월의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챔피언조에 편성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 대회에서는 공동 2위에 올랐는데 이 때까지 생애 최고의 성적이었다.
5일의 최종라운드에서 김수지는 첫 홀을 보기로 시작했다. 일본에서 활약중인 이보미는 지난 도쿄올림픽 때 해설위원으로 나서 “첫 홀 보기는 보약이다”는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는데, 이날의 김수지가 딱 그랬다.
김수지는 우승 확정 후 인터뷰에서 “첫 홀을 보기로 시작해 마음이 많이 흔들렸는데, 차라리 욕심을 버리고 경기에 집중하자고 생각했고, 이게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수지는 이후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보태 한 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경기 후반 2위 이소미가 13~15번홀에서 3연속 버디로 1타차까지 따라붙었을 때가 가장 큰 위기였으나 김수지는 곧바로 16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이소미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이날 6타를 줄인 노승희와 3타를 줄인 박현경, 1타를 줄인 이가영이 11언더파 공동 3위군을 이뤘다. 박민지와 현세린이 10언더파 공동 6위에 올랐다. /100c@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