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상황에서 더 힘을 내는 팀. '챔피언' 전북 현대가 돌아왔다.
전북 현대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 1 2021 16라운드 순연경기에서 일류첸코의 맹활약과 홍정호의 극적 결승골을 앞세워 FC 서울에게 4-3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승점 50점(14승 8무 5패)를 기록하며 선두 울산 현대(승점 54) 추격에 나섰다. 반면 서울은 승점 25점으로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전북에게 이날 경기가 주는 의미는 컸다. 전북은 앞선 2경기에서 1무 1패에 그쳤다. 지난 8월 28일 수원 FC와 홈 경기서 2-2 무승부, 1일 포항 스틸러스와 홈 경기에서 0-1 패에 그치고 있었다.
2경기 연속 부진으로 인해서 울산과 승점 차이가 7점까지 벌어진 상황. 1경기 덜했지만 이 경기 결과에 따라서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리그 우승 경쟁에 먹구름이 낄수도 있었다.
여기에 A매치 기간 동안 이용과 송민규가 차출되면서 전북의 오른쪽 라인에는 구멍이 생겼다. 심지어 문선민도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
말 그대로 벼랑 끝이지만 전북에는 '최투지' 최철순이 있었다. 그는 서울전서 맹활약하며 팀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사실 이번 시즌 최철순은 잦은 부상으로 인해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도 팀도 힘든 상황에서 베테랑의 잔가가 나왔다.
전반 30분 최철순은 일류첸코가 찔러준 공을 쿠니모토의 선제골을 이끌었다. 쇄도하며 슈팅을 날린 쿠니모토의 센스만큼이나 최철순의 정확한 크로스 역시 빛났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최철순은 후반 11분 백승호의 로빙 패스에 맞춰 상대 박스 안에 쇄도했다. 상대 권성윤과 몸싸움 과정에서 최철순은 먼저 어깨를 밀어 넣으며 상대 반칙을 유도했다.
그야말로 최철순다운 투지와 활동량이 빛났던 장면이었다. 최철순이 만든 페널티킥을 일류첸코가 성공시키며 전북은 2-1로 앞서갈 수 있었다.
경기는 난타전 끝에 홍정호의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로 전북의 4-3 승리로 매조지어졌다.
필드 위의 활약이 끝이 아니었다. 최철순은 베테랑답게 흔들린 팀원들의 마음을 제대로 잡아주며 전북의 '챔피언' 마인드를 다시 보여지게 했다.
김상식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최철순은 오랜 기간 전북에 있었다. 지난경기 지고나서 앞장서서 후배들에게 전북의 정신이 어떻게 만들어졌나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철순이 덕에 전북의 정신이 경기에서 나온 것 같다.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고 전북의 정신이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철순이를 보고 배워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경기장 안팎에서 팀을 구해낸 최철순. 이동국의 은퇴로 최철순은 전북에서 가장 오래 뛴 선수가 됐다. 위기의 순간 '최투지'가 일깨운 전북의 정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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