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행정가? 방송인? 배구여제가 직접 밝힌 ‘은퇴 후 진로’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9.07 06: 01

2020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배구여제’ 김연경(상하이)이 배구선수 은퇴 후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털어놨다.
김연경은 지난 6일 비대면 기자회견을 갖고 도쿄올림픽 이후 근황과 향후 커리어와 관련한 계획을 전했다.
올림픽 4강 신화의 주역인 김연경은 대회를 마치고 대한민국배구협회 오한남 회장과의 면담을 통해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 오 회장이 선수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뜻을 밝히며 2004년부터 시작된 김연경의 태극마크 역사가 마무리됐다.

여자배구대표팀 김연경이 선수단 환영 행사에서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2021.08.09 /jpnews@osen.co.kr

김연경은 “국가대표 은퇴 시점을 언제로 잡아야 할지 고민했다. 어느 시점이 돼야 괜찮은지 생각을 했다”며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가 끝나고 은퇴를 생각하면 어떨까 싶었다. 사실 부상도 있었고, 1년 내내 쉬지 못하고 톱니바퀴처럼 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버겁다는 생각이 들면서 은퇴 시기를 올림픽 이후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워낙 오랫동안 함께 한 태극마크이기에 은퇴 발표 후 3주가 지난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김연경은 “아직 믿기지 않는다. 내년 아시안게임을 함께 하지 못하는 것도 기분이 이상하다"고 전했다.
김연경이 생각하는 한국 여자배구의 ‘포스트 김연경’은 누구일까. 그는 “많은 선수들이 있어 한 선수를 고르기 애매하다. 말하지 않아도 한국 배구를 이끌어가야 할 선수들이 있다”며 “각자 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며 대표팀도 오갔던 선수들이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모든 선수가 책임감을 갖고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든 선수가 씹어 먹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김연경은 흥국생명을 떠나 다시 중국리그에서 커리어를 잇는다. 국가대표만 은퇴했을 뿐 그의 강스파이크는 계속된다. 김연경은 “다들 은퇴라고 하니 선수 은퇴를 생각하시는데 국가대표만 쉬고 선수 생활은 이어간다”며 “지금의 기량을 유지하면서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드리고 싶다. 김연경이 아직도 잘한다는 말을 듣기 위해 열심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경은 이 자리를 통해 먼 훗날 선수 생활 은퇴 후 진로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후보는 크게 지도자, 행정가, 방송인 등 3분야다.
김연경은 “지도자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해외 시스템을 갖고 와서 선수들을 육성하고 싶었다. 또 행정적인 부분도 생각이 많이 들었다. 배구는 현장에서 하는 것이지만 그 과정은 행정”이라며 “또한 방송인 김연경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이 할 생각은 없지만, 그동안 방송을 하면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다보니 좋은 것이 많았다. 새로운 것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방면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나도 미래가 궁금하다”고 미소를 보였다.
태극마크를 반납했지만, 김연경의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을 향한 애정은 그대로다. 경기에 뛰지 않더라도 밖에서 대표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것이든 할 각오가 돼 있다.
김연경은 “앞으로도 대표팀을 뒤에서 돕고 열심히 할 것이다. 또 선수 생활 최선을 다해서 원래의 모습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하며 "여자배구에 계속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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