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모르겠다" 벤투, 이라크-레바논 상대 '1골'이 문제 [오!쎈현장]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1.09.08 05: 27

"I don't know. Really I don't know".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서 레바논에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12분 터진 권창훈의 결승골에 힘입어 최종예선 첫 승을 거뒀다. 
답답한 결과다. 첫 승이라는 결과만 놓고 본다면 큰 문제가 아니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대결 상대와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큰 문제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이라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0위다. 접전을 펼친 뒤 무승부에 그쳤다. 홈에서 경기를 펼쳤지만 특별한 전술은 없었다. 평소처럼 빌드업 축구를 펼치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전술에 흔들렸다. 해결책은 보이지 않았고 비난이 쏟아졌다. 당시 경기를 마친 뒤 벤투 감독은 "찬스를 많이 만들지 못했다. 어려움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아쉬움이 많았다는 자평이었다. 
2차전 상대인 레바논은 FIFA 랭킹 98위다. 특히 주전 미드필더 바셀 즈라디가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전력차가 굉장히 큰 상대에게 1-0으로 승리했다. 끊임없이 공격을 펼쳤지만 무의미 했다. 전반서 쉴새 없이 크로스와 코너킥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골이 터지지 않았다. 성과가 없었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전술적 변화는 무의미 했다. 
후반서 선수 교체로 골 맛을 봤다. 권창훈이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수비적인 전술로 경기에 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손준호와 주세종을 투입했다. 오히려 후반 15분 동안은 한수 아래 전력인 레바논이 쉴새 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실점 위기도 맞았다. 
경기를 마친 뒤 벤투 감독은 의외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라크전에 이어 레바논전에서도 상대 뒷공간에 패스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상대가 물러섰기 때문에 공간이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캡틴' 손흥민이 내놓은 이야기와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었다. 부상을 당하기 전 손흥민은 레바논과 경기에 대해 "밀집 수비를 상대하면 고전한다. 그 문제를 잘 풀어내야 한다. 그 공간을 잘 인지해야 한다. 세밀한 플레이로 골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홈에서 펼친 2경기의 문제점과 최종예선서 개선해야 할 문제점에 대해 묻자 "문제점...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라고 이야기 했다. 또 "승점 4점을 따낸 성과를 누리면 된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펼쳤다. 첫 경기는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결국 승점 4점을 따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다음 2경기서 최선 다하면 된다"라고 이야기 했다. 
무책임한 발언이다. 승리를 거두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는 이야기다. 지난 아시안컵서 카타르에 패해 8강서 탈락했을 때도 벤투 감독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 한일전 0-3 완패 때도 부정적인 이야기가 쏟아졌다. 
최종예선을 시작한 뒤 2경기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벤투 감독은 진정 모르는 눈치였다. 하지만 2경기서 드러난 문제점은 벤투 감독을 제외한 모두 알고 있다. "정말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꺼낸 벤투 감독의 평가가 정말 냉정하게 이뤄져야 할 때가 됐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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