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부의 일관성없는 방역지침으로 입은 피해를 호소하며 개선된 조치를 요청했다.
8일 오후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이하 '음공협')의 대중음악 공연산업 대정부 긴급 기자회견이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진행됐다. 기자회견에는 고기호 음공협 부회장과 신원규 플랙스앤코 대표, 이종현 음공협 회장, 유승호 본부엔터테인먼트 대표, 김형일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대표가 참석했다.
앞서 음공협은 지난 1일 정부와 관계부처에 현 시점보다 개선 된 조치를 요청하고자 성명서를 발표했던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정부에서는 9월 3일 방역치짐 발표에도 공연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다"며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공연업계가 처한 상황을 알리고 정부 및 관계부처에 간절함을 알리고자 했다"고 이번 자리를 마련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날 음공협은 이전보다 길어진 분량의 대정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대중음악 공연산업은 문화 다중이용시설과 여타 공연 장르와 달리 1년 5개월 동안 정상적인 공연 자체를 할 수 없도록 차별 규정이 있었고, 지금껏 정부 지침에 반하여 공연 진행을 한 바 없음에도 결과적으로는 유해한 집합 금지 대상이 되어 사회적 지탄과 금전적 피해를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 19 이후 지금까지 여타 다중시설 업종 아니 공연물로 범주를 좁혀봐도 대중음악 공연은 유일하게 단 한 건의 확진자 전파 사례도 발생한 바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대중음악 공연이 문화 다중이용시설 및 타 장르 공연과 차별받지 않을 것 ▲향후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바뀌지 않을 코로나 19 방역 지침 제정 ▲지침에 따른 공연이 관계부처의 행정명령에 의해 취소된 경우 피해보상 ▲최소한 거리두기 3단계에서는 공연이 가능한 기준 마련 ▲백신 접종자의 대중음악 공연 관람을 위한 최대한 빠른 기준 마련 ▲무너진 대중음악 공연산업에 대한 명확한 해결 방안 제시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관계부처는 상기 요구들에 대해 확실한 답변과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길 바라며 이에 만족스러운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더 이상 대중음악 공연업계와 국민의 목소리에 경청하거나 개선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향후 관련 업계 및 협회 모두와 연대하여 시위, 규정 불응, 행정소송을 포함한 단체 행동들을 전개하며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음공협 측에 따르면 2020년의 대중음악 공연산업은 2019년에 비해 90%의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이에 김형일 대표는 "비용 절감이 시급했다. 직원들도 휴직 또는 무급휴가, 구조조정이 있었다. 대출과 자산들을 매각하며 버티고 있다"고 피해에 대처하기 위해 힘썼던 1년 반 동안의 시간을 알렸다. 뿐만아니라 많은 대중음악 공연산업 종사자들이 업종을 바꾸거나 택배 일을 하는 등 부업에 임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음공협 측은 정부에서 마련한 구체적인 방역 지침 사항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종현 회장은 "관계부처에서는 '민간이 알아서 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우리는 자구책으로 스스로 지침을 만들어서 시행했다. 작년 여름에 진행된 '미스터트롯' 공연도 수억원을 들여서 직접 방역을 다 했다. 관객이 마스크 벗거나 합창하는 광경이 있을까봐 수백명의 인원을 동원해서 감시도 진행했다. 그럼에도 결국 사람이 모이니 위험하다는 이유 하나로 제일 먼저 도마 위에 올라서 공연을 못하는 상황이 반복했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집합금지‧영업제한 업종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에는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집합금지‧영업제한 업종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에는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대중음악 공연산업은 집합 제한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집합금지‧영업제한 업종' 안에는 해당되지 못했다.
고기호 부회장은 "노래방, 유흥주점이 대부분 제한 업종이었고, 이 경우 최대 2천만원까지 보상이 가능했다. 공연업은 올해 6명까지 100명 이하로 관객 수가 제한됐다. 그 어느 업종보다 제한을 많이 받았지만 집합금지‧영업제한 업종에서는 빠져서 최대 400만원까지 밖에 지원을 못 받았다. 그 마저도 받지 못한 곳도 있었다. 제한업종임에도 제한업종으로 구분되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 그 외의 다른 보상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해외 선진국들에서는 정부와 의료진이 합심해 대중음악 공연에 대한 수 차례 안전성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 결과 일부 나라에서는 오프라인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음공협 측 또한 정부에 1년 이상 테스트 공연을 요청해왔던 바. 이종현 회장은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나라에서 확진자 수가 줄지 않고 있는 것은 백신을 맞은 후 마스크를 벗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스크를 벗게 해달라는 것이 절대 아니다. 미국이나 영국의 상황보다 저희는 허들이 높기때문에 필요 이상의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연이라는 것은 태초에 사람이 생활을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끊임 없이 이어진 오래된 문화의 행위다. 기원전부터 사람들이 대중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그에 환희하고 감정을 이입하는걸 많이 봐왔을 것이다. 자연스러운 욕구가 산업으로 발현된거라 생각한다"며 "대중음악 공연을 관객이 보고싶어하고 아티스트가 보여주고 싶어하는 욕망으로 감정을 교감하고 메시지가 잘 전달되고 그를 통해 활력소 얻고 살아갈 이유를 안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오프라인으로 공연할때 다양한 산업들이 엮여있다. 프로덕션을 비롯해 교통, 숙박, 관광 등 다양한 요사가 하나의 산업군 통해 확잔되고 있고 글로벌로 나가면서 확장세가 더 커지고 있다"며 "감정적, 산업적 부분 모두 고려했을때 꼭 비대면이 대답이 되거나 해답 될수 없고 엄연히 다른 장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오프라인 공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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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