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 동생', '이보미 남편' 누군가의 무엇으로 불리던 이완이 '배우 이완'으로 돌아왔다. 첫 사투리 연기로 합격점을 받은 영화 '영화의 거리'를 통해서다.
이완은 9일 오전 국내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의 거리'(감독 김민근, 제작 제작사 눈(NOON), 배급 씨네소파)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의 거리’는 영화 로케이션 매니저와 감독으로 부산에서 다시 만난 헤어진 연인 선화(한선화 분)와 도영(이완 분)의 끝났는데 끝난 것 같지 않은 밀당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이 가운데 이완은 이번 작품을 통해 2015년 '연평해전'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으로 관객을 만난다. 누나 김태희 또한 배우인데다가, 그의 남편인 매형 비(정지훈)조차 가수 겸 연기자로 활동 중인 터. 아내인 이보미 또한 현역으로 활동 중인 프로골퍼인 만큼 이완은 배우인 동시에 '김태희 동생', '정지훈 처남', '이보미 남편' 등의 수식어로 불려왔다. 그러나 '영화의 거리'에서는 첫 사투리 연기까지 합격점을 받으며 배우로서 재발견됐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복귀에 대해 이완은 "항상 지금까지 작품을 선택할 때는 제가 이 작품을 소화를 할 수 있을까, 없을까를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영화의 거리’에서는 사투리를 썼다. 지금까지 한번도 사투리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라며 작품 선택 계기를 밝혔다. 첫 사투리 연기에 대해서도 그는 "원래 제가 고향이 울산이다. 울산에서 고등학교 1학년 마치고 올라왔다. 가끔씩 가족들끼리 대화할 때 섞어서 쓰는데, 상대 배우인 한선화 씨도 부산 출신이라 서로서로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그 부분이 서로 편했던 것 같다"라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상대배우인 한선화와의 호흡도 조았다고. 이완은 "한선화와의 호흡은 정말 좋았다.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연기하는 거라 큰 화면으로 보고 싶어서 아껴두고 있다. 아직 끝까지 못 본 상태다. 조만간 끝까지 다 볼 예정"이라며 "제 머리에서는 한선화 씨가 무대 위에 서는 모습이 더 익숙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같이 하면서 '한선화의 재발견’이라고 할 만큼 연기에 임하는 각오도 남달랐고 진지했던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또한 그는 "한선화에게 선배라기 보다는 친한 동생과 여행간 기분으로 영화를 찍었다. 조언도, 워낙 그 친구가 잘했다. 제 생각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연기도 해서 제가 더 많이 배웠다"라고 밝혔다.

극 중 도영의 선택과 결과 등에 대해 이완은 "자기의 꿈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는 이기적인 역할로 볼 수도 있는데, 꿈을 이뤄야 사랑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해서 다시 돌아와 찾겠다는 순수하고 순애보적인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을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20대 초반에 느낄 수 있던 연애의 감정들, 그런 부분들을 보는 사람들이 공감했으면 하는 마음에 중점을 두고 제 내면의 모습을 표현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학생 연기도 어색함은 없었다. 그냥 그때로 돌아갔다고 생각했다"라며 웃었다. 이어 "항상 연기할 때 내면의 모습을 꺼내서 연기하려고 한다. 저도 경상도 남자라 무뚝뚝한 편인데 애교도 부릴 때는 많이 부린다. 다정다감한 스타일"이라며 "20대 초반의 풋풋한 느낌, 그때만 느낄 수 있는 느낌이 있지 않나. 그걸 회상하다기 보다 대본에서 제가 느낀 대로, 표현하려고 한 것 같다"라고 했다.
'영화의 거리'는 부산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됐다. 이와 관련 이완은 "부산은 제가 20대 때 친구들과 1년에 한번씩은 놀러가던 곳이었다. 바다도 있고, 젊음의 도시 느낌이었다. 그때는 해운대 근처에만 있었다. 그런데 촬영하면서 곳곳을 다니면서 부산이 정말 멋진 곳이라는 걸 알았다. 모니터 할 때도 화면이 정말 예쁘게 나오더라. 그래서 더 스크린으로, 큰 화면으로 보고 싶어서 아낀 것도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촬영장 분위기에 대해서도 이완은 "부산에서 올 로케이션 촬영으로 숙박 생활을 하고 24시간 붙어 있다 보니 많이 친해졌다. 그러면서 자연적으로 분위기가 좋아졌다"라고 했다. 스태프들과 현지 맛집으로 손꼽히는 대창 전문점을 여러번 찾으며 즐기기도 했다고.

편안한 촬영장 덕분일까. 이완은 어느 때보다 호평을 받으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작 이완은 '배우 이완의 재발견’이라는 평에 대해 "처음 들었다"라고 멋쩍어하면서도 "아무래도 사투리로, 제가 편한 언어를 쓰다 보니 제가 표현하려던 것들이 더 잘 표현이 돼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얻고 싶은 수식어에 대해 "수식어는 생각을 안 해봤다. 반응은 영화를 봤을 때 사람들이 '영화 잘 만들었다’라는 느낌만 받았으면 좋겠다. '화면도 예쁘고, 연기도 좋고, 영화 괜찮네’라고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완은 극 중 자신의 연기에 대해 "변화하는 표정들이 다 마음에 든다. 사랑에 빠진 표정도 좋고, 포스터에서 무색무취의 표정이라든지, 사랑을 잡으려고 하는 간절한 표정을 보여준다. 극 중에서 약간 사랑에 빠진 표정들이 차별화된 들도 좋아하는 표정이다"라고 털어놨다.
벌써 데뷔 18년차인 이완. 그는 "처음에는 정신 없이 앞만 보고 해왔다. 1년에 두 작품 씩 해왔다. 그러고 군대에 가서 앞으로 연기 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때는 사실 주어진 것을 하기 급급했다.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다. 앞으로는 제가 더 주체적으로, 내가 훨씬 더 작품에 깊게 들어가서 표현할 수 있는 걸 해보고 싶었다. 영화에도 그런 메시지가 잘 녹아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런 이완에게 올해 배우로서 목표는 무엇일까. 이완은 "올해는 다 갔다. 올해는 어떤 작품보다는 내년이나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그런 시간을 갖고 '영화의 거리’에 대한 홍보로 마무리할 것 같다"라고 했다. 차기작에 대해서는 "'영화의 거리’를 찍고 다른 영화를 찍었다. 그 영화가 앞으로 진행될 것 같다. 계속 대본은 조금씩 보고 있다. 영화, 드라마 다 열어놓고 보고 있다"라고 말을 아꼈다.

나아가 이완은 "아무래도 20대 초, 중반보다는 할 수 있는 연기가 앞으로 조금 더 있을 것 같다. 자주 해보고 싶다. 장르는 공포물을 한번 더 못해봐서 공포물을 해보고 싶다. 스릴러를 해보고 싶다"라고 했다.
더불어 영화의 목표로 "목표 관객 보다는 관객 분들이 10명이 됐든, 100명이 됐든 마음 속 한 구석에서 어떤 감정을 조금이나마 느끼셨으면 좋겠다. 그게 제 바람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끝으로 그는 관객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에 대해 "요즘 같은 선선한 가을 날씨에 사람마다 타는 계절이 있지 않나. 저는 가을을 타는데 그런 분들께 적합한 영화인 것 같다. 보시는 분들도 편안하게 부담없이 날씨와 기분에 맡기시고 영화를 편안하게 보시고 잔잔한 감동을 얻어가셨으면 한다"라고 했다./ monamie@osen.co.kr
[사진] 씨네소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