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거리' 한선화 "첫 장편·첫 사투리 연기 '잘 어울린다' 듣고파" [인터뷰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1.09.10 11: 38

걸그룹 시크릿 출신 배우 한선화가 첫 장편 영화 '영화의 거리'로 30대 배우 인생 2막을 맞았다. 
한선화는 10일 국내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의 거리'(제작 제작사 눈(NOON), 배급 씨네소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의 거리'는 영화 로케이션 매니저와 감독으로 부산에서 다시 만난 헤어진 연인 선화(한선화 분)와 도영(이완 분)의 끝났는데 끝난 것 같지 않은 밀당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가 부산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된 만큼 한선화는 고향 부산 사투리를 사용해 열연을 펼쳤다. 더욱이 한선화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장편 영화로 관객들을 만나는 바. 그는 앞서 기자간담회에서도 '영화의 거리' 출연에 울컥할 정도로 작품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부산 출신인 한선화는 고향인 부산에서 먼저 영화를 선보인 것과 관련해 "너무 뿌듯하다. 이런 날이 있을까 싶었는데. 제가 꿈을 꿔온 지역이었다. 감회가 남다르다.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품 하면서 사투리 연기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아주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나리오 처음 봤을 때 많이 설렜다. 저희 이야기가 어렵지 않고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작품이라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잘 나온 것 같다"라고 했다. 
특히 그는 "학창 시절에 저도 친구들이랑 꿨던 꿈이랑 이야기 나누면서 헤어지는 일도 시간이 있던 것 같은데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공감이 많이 된 것 같다"라며 "기장에 있는 용소웰빙공원이라는 곳을 촬영하면서 처음 가봤다. 저도 부산 사람이지만 처음 가봐서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첫 장편 영화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한선화는 "매 작품 할 때마다 소중하고 감사하고 귀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 독립영화를 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설레고 기분이 좋았다. 연기하는 순간은 늘 설레고 좋았다. 개봉 소식을 들었을 때는 감독님, 영화를 위해 힘 쓴 스태프들이 떠올라서 애틋했다. 스태프가 많지도 않아서 애틋하게 촬영했다. 그 분들 얼굴이 떠오르면서 굉장히 좋아하실 거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선화는 "큰 스크린에 오랜 시간 나오는 제 모습을 보며 저는 재미있었다. '선화’의 감정선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되니까. 제가 나오는 걸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라고 웃었다. 이어 "매 작품 열심히 하는 편인데 더 잘하고 싶어서 감독님이랑 소통도 많이 하고, 대본도 여러번 더 읽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런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첫 장편 영화 주연에 대한 고민을 밝혔다. 
그는 "캐릭터가 어렵다기 보다 굉장히 멋지다 생각했다. 저도 부산에서 꿈을 꾸려 서울로 왔는데 시나리오상 캐릭터는 자리에 남아서 이뤄보겠다고 생각한 친구지 않나. 어렵다기 보다는 멋있다 생각했고 당차게 다가가면 될 거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캐릭터 이름도 '선화’인 상황. 한선화는 "캐릭터 이름의 이유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캐릭터 이름이 '선화’라서 다른 배우나 스태프 분들이 불러줄 때도 조금 더 몰입을 잘 할 수 있었다. 저도 모르게 '선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더불어 한선화는 "사투리 연기, 제 고향의 말을 편안하게 쓰면서 연기한 적이 없어서 '드디어 만났다’라는 마음으로 영화를 하게 됐다. 개봉을 앞두고 그냥 좋다. 개봉해서 좋다. 감사하다. 저도 물론 좋지만 사실 현장이 그렇게 호화스럽거나 그렇진 못했다. 저희가 아주 짧은 시간에 아주 단촐히 모여서 근사한 영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자고 애정만 갖고 만들었다. 그런데 그들이 좋아할 생각을 하니 저도 더 좋더라. 너무 좋고 뿌듯하다"라고 했다. 
로케이션 매니저라는 직업을 위해 한선화는 "일단 먼저 저희가 찍는 특별한 장소들, 공원이나 광안대교가 보이는 장소들을 조금 일찍 가서 잘 둘러봤다"라고 말했다. 그는 "'선화’는 한 장소를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보지 않을 것 같았다. 장소를 보고 이야기를 나눌 것 같았다"라고 했다. 다만 그는 "로케이션 매니저가 실제로 있지는 않았다. 감독님이 둘러보시고 소개해주셨다. 저도 부산 사람인데 처음 보는 곳들이 많았다. 어떻게 찾으셨는지 물어보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한선화는 배우로서의 고민에 대해 "오히려 크게 고민하지 않는 게 과거와 달라진 부분이 아닐까 싶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예전에는 마냥 연기하는 게 좋으니까 뭐든지 하고 싶고, 꿈도 크게 그렸다. 막상 그랬어도 저는 제 눈앞에 놓인 걸 먼저 보기 때문에 꿈은 크게 꾸지만 하나하나 차분히 해나가는 성격인데 예전보다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역할이 감사하고 제가 맡으면 누구보다 잘 하고 싶고, 매번 그런 마음으로 해나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으면서 바뀐 것도 있는 것 같다. 저도 자연스럽게 여유가 생긴 것 같고 '여유 있게 하자’는 마음을 먹은 것 같다. 연기에 대한 슬럼프는 아직 안 왔다. 더 하고 싶고, 설렌다. 매 작품 할 때마다 처음에는 역할이랑 친해져야 하니까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아주 잠깐씩 느끼고는 한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한선화는 "저는 제가 너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꿈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너무 행복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게"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TV에 나왔을 때 꿈을 이뤘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에 "열심히 살았다"라고 박수치며 웃었다. 이어 "저 열심히 했다. 열심히 했으니까 감사하게도 작품을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는 지난날의 아쉬움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제가 일상이랑 삶도 구분지어서 잘 하는 것 같은데, 어렸을 때는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성격도 빨리 빨리 해야 하고, 일밖에 몰랐다. 내가 좋아하는 일밖에 몰랐다. 일주일에 한 번은 친구들 만나서 커피 한 잔 마셔도 되는데 그거에 대한 죄책감, 압박감이 있었다. 내가 하루 쉬어버리면 내 실력이 줄어들 것 같았다. 신인 한선화를 만나면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라고 했다. 
데뷔 시절에 대해 한선화는 "서울 가서 내가 무조건 하고 싶은 걸 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 그걸 생각하면 꿈에 대한 열정보다 불안한 미래에 대한 확실함이 조금 캐릭터와 비슷한 것 같다. 서울에 상경했을 때 큰 빌딩들이 너무 많아서 그때 당시에는 신기했다. 지하철하고 이동하는 때에 출근 시간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가오는 걸 보고 '여기가 서울이구나’라고 느꼈다. 그때는 좋았다"라고 회상했다.
지금 여유를 즐기는 바에 대해 한선화는 "공백기에 그때 그때 하고 싶은 일들을 즉흥적으로 한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도 용서받는 느낌이 드는 게 그때랑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 즉흥적으로 하고 싶은 걸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에 한선화는 "좋은 작품, 좋은 역할, 크고 작은 걸 떠나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활발히 활동하고 싶다. 그게 느려도 좋으니까 조금씩 차근차근 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역할은 너무 많다. 하나만 꼽기에는 서운할 것 같다. 극과 극인 것들을 해보고 싶기는 하다. 아주 서정적인 걸 하다가도 서정적인 것과 결이 다른 작품을 한다거나"라고 했다. 
한선화는 "이야기가 재미있으면 끌리는 것 같다. 저는 사실 글을 읽을 때마다 애정도를 갖고 읽기 때문에 처음에 끌리는 마음으로 읽는다. 재미없게 읽었던 작품은 없었다"라고 했다. 현재 '술꾼 도시 여자들’이라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를 촬영 중인 그는 "어제도 강릉에서 촬영하고 5시에 왔다"라며 웃었다. 다음 작품도 작지만 따뜻한 이야기로 찾아오고 싶다고.
나아가 그는 배우로서 롤모델에 대해 "작품 볼 때마다 선배님들 연기 보면 롤모델이 바뀌는 것 같다. '저 선배님 저 점이 멋있다. 나는 언제 저렇게 될까' 생각도 한다.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싶다"라고 했다. 인간 한선화가 꿈꾸는 30대의 삶에 대해서도 그는 "저 그냥 많이 즐겨보고 싶다. 연기 사랑하고, 일 쉬지 않고 하면서. 저도 사람이니까 제 삶도 있지 않겠나. 여러 가지 있겠지만 잘 즐겨보고 싶다"라고 했다. 
이에 한선화는 '영화의 거리’로 얻고 싶은 평에 대해 "모든 관객 분들이 즐겁게 봐주셨으면 한다. 제가 생각해보니 슬픈 캐릭터를 많이 했더라. 그런데 영화에서 '선화’는 당차고 쾌활하다. 그걸 보고 '한선화 잘 어울린다. 기분 좋게 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또한 "저한테 '영화의 거리’는 정말 많은 걸 깨우치고 배우게 해준 현장인 것 같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뜻대로 되지 않아서, 속상하기도 했고, 아쉽기도 했다. 속에서도 열심히 하고 싶었다. 그런 것들과 부딪히면서 저도 많이 공부가 된 현장, 작품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감사하게 마음에 지니고 있다"라며 애착을 보였다. 
끝으로 한선화는 "'저 영화 했어요’라고 거창하게 화려하게 보다는 소소하게 입소문 나서 찾아보시는 분들이 많았으면 한다"라며 울컥해 울림을 더했다. 
'영화의 거리’는 현재 올 로케이션 촬영지인 부산에서 선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16일 전국 극장가에서 개봉한다.
/ monamie@osen.co.kr
[사진] 씨네소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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