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의 문제아들’ 이동진이 직업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14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이하 '옥문아들')'에는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출연했다.
이동진의 한줄평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영화 ‘마더’에 ‘소름끼치도록 탁월한 오프닝과 엔딩의 조응’이라는 평을 남겼다. 이동진은 “봉준호 감독의 최고작은 ‘마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오프닝과 엔딩이 둘 다 춤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작할 때는 김혜자씨 혼자 춤을 추고 끝날때는 여러 사람들이 뒤섞여 춤을 춘다. 이 두가지가 완벽하게 조응을 한다. 모든 감독들이 오프닝과 엔딩을 신경쓴다. 오프닝과 엔딩을 합쳐봤을 때 한국 역사상 최고의 영화”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과의 첫만남 에피소드도 전했다. 그는 "봉준호 감독이 실패가 없었을 것 같지만 첫 영화 ‘플란다스의 개’를 실패했다. 이듬해 겨울에 선댄스 영화제가 열렸는데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린다. 거기서 봉준호 감독을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음식이 그립다기에 봉준호 감독을 포함한 여러 한국인들을 초대해 한식 파티를 열었다. 그렇게 파티가 끝나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봉준호 감독이 설거지를 하더라. 그런데 설거지를 너무 잘해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해 MC들을 놀라게 했다.

영화 ‘타짜’에 대해서는 ‘2시간 19분이 1시간 19분처럼 지나갔다’고 평을 남겼다. 이에 대해 이동진은 1시간 19분의 의미에 대해 “저 같은 사람은 영화를 보는게 일상이다. 직원한테 러닝타임을 물어봤는데 2시간 19분이라고 해서 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영화가 너무 재미있어서 길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1시간이 더 많이 갔더라. 또 1시간 19분은 119를 의미한다. 급박한 느낌”이라고 답했다. 그는 “약간 숫자 강박같은 게 있다”며 웃었다.
이동진은 러닝타임의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80년대 영화는 100분을 넘지 않았다. 요즘은 2시간 정도인데 그게 비디오 테이프 때문에 그렇다. 70년대 영화보다 80년대 영화가 더 짧다. 비디오 테이프로 출시를 해야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나리’ 한줄평으로 ‘미나리라는 단어가 흡사 간절한 기도문 처럼 들린다’라고 남겼다.
이에 대해 “미나리가 성공한 이유 중 하나가 할머니가 가져가서 심은 식물이 하필이면 미나리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엉겅퀴였으면 국제적으로 성공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외국 사람에게는 생소한 단어지만 쉬운 발음으로 인지하기는 쉽다. 약간 비나이다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그래서 그게 기도문 처럼 들렸다”고 말했다.
이동진은 영화 선택 기준에 대해 “재미를 위해 보지는 않는다. 직업적으로 접근한다. 일단 시사회 연락이 많이 온다. 코로나 전에는 매일 2~3건의 시사회가 있었다. 1년에 개봉하는 영화가 천 편 이상이다. 주요 작품은 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만은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 별점을 4개 반 주셨다. 이유가 있냐”고 물었다. 이동진은 “봉준호 감독은 정말 훌륭하게 영화를 만든다. 과거 봉준호 감독의 영화와 상대 비교해서 별점을 준거다.”라고 답했다.
김숙은 “혹시 4개 반 줬다고 항의 받지는 않았냐”고 물었다. 이에 이동진은 “네개 반 정도는 극찬이다. 예전에는 별점 받고 협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욕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입장 바꿔 생각하면 화가 날 것 같다. 다른 사람 감정까지 감내해야 하는 직업이라 평론가가 좋은 직업은 아닌 것 같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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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2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 화면 캡쳐